[사진=각 사, 그래픽=고선호 기자]
[사진=각 사, 그래픽=고선호 기자]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새바람이 일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국내 배터리 업계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현자 합적법인 및 공장 설립을 바탕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계와의 시너지 강화 등에 나서면서 변화하고 있는 배터리 시장에 발맞춘 현지 공략에 나선 상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이하 IRA) 통과를 기점으로 국내 배터리 3사의 현지 투자 확대 및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공급 다각화가 추진될 전망이다.

각 사는 현지 내 생산라인 조성을 비롯해 완성차 업계와 합작법인 설립 등을 추진하며 협력을 강화, 현지 공략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여기에 IRA 통과에 따른 소재 부문 내재화도 병행 추진될 전망으로, 기존 중국산 소재·부품에서 탈피해 자체 생산·제작을 위한 프로세스 강화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기술력 앞세운 K-배터리…시장 장악력 키운다

[사진=SK이노베이션]
[사진=SK이노베이션]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미국, 일본 완성차 업계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북미 지역에서의 입지를 넓히면서, 업계 1위 중국의 CATL의 입지를 흔들고 있다.

특히 지난 몇 년간 현지 생산라인 구축을 통해 국내를 비롯해 중국·유럽·북미·인도네시아 등 독자 생산체제를 갖췄다.

이어 최근에는 혼다와 손을 잡고 미국에 총 44억 달러를 투자, 40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춘 합작공장을 조성을 추진한다. 부지 예정지는 현재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내년 상반기 착공에 돌입해 오는 2025년 말부터 파우치 배터리셀 및 모듈을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LG엔솔은 미국의 스텔란티스, 제너럴모터스(GM) 등 여러 글로벌 완성차 업계와 합작법인 설립에 나서며 시장 선점에 나선 바 있다.

이번 LG엔솔과 혼다와의 전략적 협력은 IRA 통과와 인프라 구축 강화를 통해 자국의 시장 영향력 강화를 꾀하고 있는 미국의 대대적인 지원 아래 최근 급성장 중인 북미 시장을 직접 공략하겠다는 행보로 평가된다.

여기에 최근 GM과 합작 건설한 첫 번째 배터리 공장이 생산을 시작하면서 LG엔솔의 본격적인 시장 영향력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여겨진다.

삼성SDI는 지난 5월 세계 4위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인디애나주 코코모시에 25억달러(한화 약 3조3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공장 조성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당초 삼성SDI와 스텔란티스는 올해 말 착공을 시작해, 2025년 1분기부터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었다. 초기 연간 23GWh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생산을 시작해 33GWh로 확장한다는 목표도 세웠었다.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과의 협력도 눈에 띈다. 전기 트럭을 제조하는 리비안은 삼성SDI의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받는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이 리비안의 2대 주주로 지분 18%를 확보했으며 리비안 전기차를 배송에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삼성SDI는 루시드모터스에도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한다.

삼성SDI는 BMW와의 파트너십도 강화 중이다. 각형 배터리를 공급한 데 이어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MW는 다음 달 초 차세대 전기차 전략을 발표하며 원통형 배터리 탑재 계획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SK온은 배터리 시장 확대를 대비해 미국 등 주요 시장에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먼저 미국에서 블루오벌SK가 설립할 예정인 공장 3곳을 포함해 조지아 공장 등에서 총 150GWh 규모의 생산능력 확보할 예정이다.

이어 미국 완성차기업 포드와 협력해 테네시, 켄터키1·2공장을 세운다. 포드는 40년 연속 미국 판매량 1위를 기록한 픽업트럭 ‘F시리즈’를 보유했다. 포드가 차세대 전기차 픽업트럭을 선보일 때 SK온 배터리가 탑재될 가능성도 크다.

 


◇“다음은 유럽”…글로벌 배터리 경쟁 본격화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미국 내 IRA 통과에 따라 CATL을 비롯한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북미 시장 영향력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시장 격전지가 미국을 넘어 유럽까지 확대되고 있다.

IRA 법안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내년부터 북미 현지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사용하거나, 현지에서 생산된 전기차를 대상으로 대당 7500달러의 보조금을 세액공제 방식으로 지급한다. 다만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차는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고,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나라로 지원을 한정한다. 또 북미에서 제조되는 배터리의 주요 부품 비율도 50% 이상이어야 한다.

이에 따라 CATL을 비롯한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현재 북미 생산 거점이 부재한 상황으로, 여기에 소재·원료를 둘러싼 미중 양국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중국의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CATL은 유럽 헝가리 데브레첸에 73억유로(한화 약 10조원)를 투자해 배터리 공장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생산 규모는 100GWh 규모로, 유럽 지역 내에서 가장 큰 배터리 공장이다. CATL의 이번 헝가리 공장 설립은 독일 에어푸르트에 이은 두 번째 유럽 현지 생산기지다.

중국 전기차업체 BYD도 테슬라 독일 베를린 공장에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납품을 시작했다. 베를린 공장은 모델Y를 주력으로 생산해 모델Y에 BYD의 배터리가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응하는 국내 배터리 업계는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력을 앞세워 유럽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우선 LG엔솔은 2025년까지 1조4000억원을 투자해 현재 연 생산량 70GWh인 폴란드 공장 생산량을 100GWh까지 늘린다. 여기에 유럽 내 원통형 배터리 생산을 위해 신규 거점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삼성SDI는 9400억을 투자해 1공장이 있는 헝가리 괴드에 2공장을 건설했으며, 연내 2공장을 가동해 차세대 고부가가치 제품인 ‘Gen.5(젠.5)’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특히 생산력 확보뿐만 아니라 기술 경쟁력 선점을 위해 기술연구소 ‘SDI R&D Europe’을 독일 뮌헨 지역에 설립, 운영에 나선다.

SK온의 경우 헝가리에 연 생산량 9.8GWh, 7.5GWh 규모의 공장 두 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오는 2024년부터 양산을 목표로 3공장 증설에 돌입할 계획이다.

또 포드, 코치 등 완성차 기업과의 협력 강화를 위해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 터키 앙카라 인근에 합작공장 조성을 추진한다.

이와 관련, A 배터리사 고위 관계자는 “우수한 기술력과 경쟁력을 앞세운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장악력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라며 “다만 당국의 재정적·정책적 지원을 업은 중국 기업들의 러시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유럽 지역을 타깃으로 삼은 만큼 현지에서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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