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영 명동연세이비인후과 원장.
유신영 명동연세이비인후과 원장.

이번에는 다소 생소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귀와 수면과의 관계에 대해서 소개한다. 

귀 전문의로 수면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 코골이가 난청을 일으킬 수 있다는 논문을 보고 난 뒤다.

우리나라 작업장에서 근로자가 소음성 난청으로 인해 산업재해를 신청했을 때 하루 8시간을 기준으로 85dB 이상의 환경에서 3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으면 난청이 작업장 소음과 관련성이 있을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85dB 정도 소음에 장시간 노출되면 청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코를 고는 환자 중에서 85dB이 넘는 코고는 소리를 내는 이들이 매우 많다. 수면시간이 7시간 전후인 것을 고려하면 코골이로 인해 소음성 난청이 발생할 가능성이 충분한 셈이다. 

우리나라 남자들은 모두 군대에 가서 사격훈련을 받기 때문에 사격으로 인한 소음성 난청 발생 가능성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다. 하지만 별다른 이유 없이 건강검진 청력검사에서 고주파수 영역에 난청이 있다는 진단을 받은 중년 남성들은 혹시 자신이 코를 심하게 고는 것이 아닌지를 한 번쯤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또 다른 귀와 관련 높은 수면 관련 질병은 메니에르씨 병이다. 병원에 오는 메니에르씨 병을 앓는 환자 중에서 많은 이들이 다른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다가 병세가 악화돼 우리 병원에 오는 사례가 상당하다. 이들이 어떤 이유로 병 치료가 잘 진행되지 않았는지 분석하다 보니 수면에 대한 문제가 의외로 심각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메니에르씨 병을 앓는 이들은 카페인과 술, 담배를 끊어야 하고 가급적 저염식을 해야 한다는 생활습관 조절에 대해서는 많이 알고 있다. 반면 수면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수면은 몸의 항상성, 균형을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다. 메니에르씨 병 환자들은 수면 위생이 좋지 않아 몸의 균형이 깨질 때 귀에 증상이 나타난다. 또 아무런 질환이 없더라도 수면 위생이 좋지 않으면 고혈압이나 동맥 경화 같은 각종 성인병으로 발전할 수 있어, 각자 수면 위생 상태를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수면 위생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두 가지다. 하나는 자신의 수면 시간이 얼마나 되는가 하는 총 수면 시간이다. 다른 하나는 입면 시간이라고 해서 침대에 누워 잠이 드는데 걸리는 시간이다. 

성인은 총 수면 시간이 7시간 이상이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자신이 더 자고 싶은데도 불구하고 눈이 저절로 떠지거나 업무나 다른 이유로 총 수면시간이 5시간 이하인 경우는 매우 좋지 않은 상태로 보면 된다.

잠자리에 들어 실제 잠을 자는데 걸리는 시간인 입면 시간은 15분 이내면 양호하다. 하지만 누워서 한 시간 넘게 뒤척이다가 잠을 잔다면 심각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또 침대에 누워서 TV 시청이나 핸드폰을 조작하는 행위는 입면시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눕자마자 15분 이내에 잠이 들어 7시간 정도 수면을 취하는 것이 이상적인 수면이다. 기상시간도 일정한 것이 좋다. 만약 20분 이내에 잠이 들지 못하거나 중간에 깨 잠이 오지 않을 때는 어두운 조명에서 독서를 하며 다른 일을 하다가 잠이 오면 그때 잠자리로 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좋은 수면을 하는 데 좋은 몇 가지 팁이 있다. 자기 전에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면 수면에 도움이 된다. 또 과식은 금물이지만 배가 너무 고파도 잠이 들지 않기 때문에 이때는 음식을 가볍게 먹는 것이 더 낫다. 음주는 잠이 잘 오게 하는 장점도 있지만 중간에 자주 깨게 해 수면 유지를 방해하기도 한다. 

이처럼 잠과 관련이 없어 보이는 귀도 적지 않게 수면과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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