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형마트3사의 1만원 이하의 치킨의 인기가 높아 치킨 판매 개시전 '치킨런'이 생긴다. [사진=유수현 기자]
홈플러스의 6990원 당당치킨의 인기가 높아 치킨 판매 개시전 긴 줄의 '치킨런'이 생긴다. [사진=유수현 기자]

[이뉴스투데이 유수현 기자] 대형마트 3사가 1만원 이하 가성비 치킨을 내놓자 최근 잇따른 가격인상을 단행한 치킨 프랜차이즈에 대한 소비자 반감이 커지고 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6000~9000원대 저가 치킨상품이 인기를 끌고있다.

12년전 롯데마트가 ‘통큰치킨’을 내놨을 때 대기업 골목상권 침해라고 뭇매를 맞았던 때와는 달리 소비자는 마트 치킨에 환호하고 있다. 고물가 시대에 지갑은 얇아지는데 치킨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는데 따른 반사효과 덕분이다.

현재 치킨 프랜차이즈 3사 가격은 1만6000~2만원이다. 인기 제품은 2만2000~2만6000원에 이르러  배달시 실제 지불금액이 3만원에 육박한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이 19~59세 한국 성인남녀 1000명를 조사한 결과 평균 2~3회 치킨 취식한다고 나타났다. 그 중 40%가 2만원대 가격은 주문하기 부담스럽다는 의견을 보였다. ‘국민간식’이라는 별칭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 

실제로 대형마트의 저가 치킨 매출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당당치킨’을 선보였다. 당당치킨은 한 마리 6990원, 두 마리 9900원이다. 치킨을 사러온 사람들이 문을 열기 전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을 하며 장사진을 이뤘다. 지난 6월 30일 판매를 시작한 당당치킨은 이달 10일 기준 32만마리나 팔렸다. 매장별로 하루 30~50마리를 한정 판매해 1초에 5마리씩 팔린 셈이다.

이마트도 지난달부터 ‘5분 치킨’ 1마리를 9980원에 판매중이다. 이마트의 7월 치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6% 증가했다. 롯데마트도 11일부터 일주일간 ‘New 한통가아아득 치킨’을 8800원에 판매하고 있다. 5분 치킨 출시 이후 7월 이마트 델리 치킨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26% 증가했다.

홈플러스 당당치킨을 개발한 한상인 담당은 유튜브에서 “6990원에 팔아도 남는다”고 밝혔다. 치킨 프랜차이즈 치킨의 가격에는 합리적이지 못한 비용이 포함돼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 마트업계 관계자는 “구매하는 닭의 규모로 봤을 때 프랜차이즈 구매력이 대형마트보다 더 높으면 높았지 마트와 큰 차이가 없다”며 “유통구조의 차이, 개발비용 등을 이유로 계속 되는 치킨값 인상은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의 반감을 살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의 당당치킨은 판매 개시 후 거진 1시간 안에 다 팔린다. [사진=유수현 기자]
홈플러스의 당당치킨은 판매 개시 후 거진 1시간 안에 다 팔린다. [사진=유수현 기자]

소비자가 반발하는 배경에는 높은 가격뿐 아니라 가격 인상 근거에 대한 이견이 있다. 고마진을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올리는 격이어서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본부 자료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 3사의 영업이익은 매년 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이후로 집콕생활이 늘어나면서 더욱 매출이 늘었다. 지난해 bhc는 1538억원, BBQ는 608억, 교촌은 410억의 영업이익을 냈다.

그럼에도 치킨 프랜차이즈 3사는 원부자재값 상승 등을 이유로 들며 가격을 지속적으로 인상했다. BBQ는 지난 5월 2000원, bhc는 지난해 말 1000~2000원 높인데 이어 교촌은 일부 가맹점 위주로 배달비를 4000원이나 올렸다.

소비자 가운데는 분노를 표시하며 커뮤니티에서 불매운동까지 등장했다. 그렇잖아도 걷잡을 수 없는 물가 급등 충격에 소비자는 등골이 휘는 상황인데 영업이익이 매년 상승하는 프랜차이즈가 치킨 가격을 계속해서 올린다는 지적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김상민 씨(50)는 “치킨 프랜차이즈 수익률이 30%를 상회하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는데 갖은 이유로 계속해서 가격 인상을 하고 있는 것이 불쾌해 불매 중”이라며 “‘서민간식’을 팔아 이윤을 내는 기업이 국민이 고물가에 허덕이는 것을 알고 있는 상황에 가격 인상을 한다는 것은 소비자 우롱이다”고 말했다.

이민지 나디앤요가 원장(31) 씨는 “요즘 치킨을 한번 시키면 배달팁까지 포함해 기본 2만5000원이 훌쩍 넘어 부담스럽다”며 “프랜차이즈의 다양한 양념 맛을 원하는 날이 아니라면 후라이드 치킨은 오히려 마트 치킨이 맛이 좋아 장보러 왔을 때 앞으로도 꼭 사갈 것이다”고 말했다.

[사진=유수현 기자]
프랜차이즈는 마트치킨의 인기에도 별 신경쓰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사진=유수현 기자]

반면에 치킨 프랜차이즈업계는 대형마트의 저가 공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BBQ 관계자는 “대형마트 저가 치킨은 소비자를 생필품을 사러오게 하려는 미끼상품이며 한시적 판매가 예상된다”며 “또한 현재 커뮤니티 내 치킨 프랜차이즈 불매운동은 현저히 줄은 상황이다”고 전했다.

bhc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대부분 후라이드 한 가지로 나오고 있지만 프랜차이즈는 각 사 마다 독특한 소스를 개발해 주특기가 각자 있다”며 “치킨은 소비자 선택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라 특정 제품을 좋아하는 소비자가 꾸준히 있어 마트치킨 때문에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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