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분야 경쟁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부가제품을 앞세운 ‘프리미엄 전략’으로 위기론을 타개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전한울 기자] ‘반도체 초격차’를 목표로 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장 규모 확대가 높게 점쳐지는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분야에서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경쟁구도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국제정세·경기 악화로 전반적으로 IT기기 수요가 줄고 반도체 업황에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두 회사가 고부가제품을 앞세운 ‘프리미엄’ 전략이 승부처로 작용할 전망이다.

SSD는 데이터저장용 메모리인 ‘낸드플래시’와 캐시메모리용 ‘D램’ 등으로 구성돼 있는 차세대 대용량 저장장치다.

기존 ‘HDD(하드 디스크 드라이브)’의 한계를 뛰어넘은 차세대 고용량·고신뢰성 저장장치로 평가받는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대두된 클라우드 활용성과 더불어 신속한 정보처리가 필수인 AI와 빅데이터 분야 수요가 늘어나면서 고도화된 SSD를 향한 수요가 늘고 있다. 

이러한 수요 상승곡선은 시장 전망치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고부가제품인 ‘서버용 SSD’ 시장은 지난 2020년 172억달러(약 22조원) 규모에서 올해 191억달러(약 25조원)까지 성장했다. 오는 2025년에는 336억달러(약 44조원)으로 40조원대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현재 국내 반도체 산업에서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글로벌 SSD 시장에서 절반이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1·2위를 양분하고 있는 양사는 차세대 제품 개발과 기업인수(M&A)로 맞서며 점유율 경쟁을 치열하게 이어가고 있다.

약 40% 점유율로 글로벌 1위를 유지 중인 삼성전자는 최근 SSD 내부 연산 기능을 2배 가량 강화한 ‘2세대 스마트 SSD’를 개발했다. 정보 저장 기능에 연산 기능을 더해 정보처리 성능과 전력 효율을 높였다는 평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 인텔의 낸드사업부를 인수해 시장점유율을 20%로 불리면서 단숨에 글로벌 2위로 뛰어 올랐다. 또 낸드사업부를 인수한 지 3개월 만인 지난 4월에는 양사 기술력을 결합한 ‘기업용 SSD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낸드사업 본격화에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다만 승승장구 하는 SSD 업계도 소용돌이에 빠진 국제정세엔 속수무책이다. 

최근 장기화한 우크라이나 사태와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수요와 공급 불균형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IT제품 수요가 줄고 재고가 늘면서 낸드플래시 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까지 이어졌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3분기 낸드플래시와 SSD 가격이 2분기보다 최대 13%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당초 전망한 3∼8% 수준의 하락세를 한 달여 만에 더 키워 조정한 수치다.

업황에 노란불이 뜨면서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 반도체 공장 증설을 보류했다.

향후 관건은 차세대 기술을 적용한 고부가제품을 주력으로 하는 ‘프리미엄 전략’이다. 고부가제품 수요가 상대적으로 견조했던 2분기 실적이 이를 뒷받침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기업의 2분기 실적을 보면 글로벌 경기침체 상황에서도 고부가제품인 데이터 센터 서버용 SSD가 비교적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면서 “SSD가 비싼 가격으로 HDD를 대체하기 힘들 것이란 과거 전망을 뒤집고 있다. 여러 산업에서 빠른 정보처리에 대한 수요가 절실해짐에 따라 제품군이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그는 대표적인 차세대 기술로 낸드플래시 적층기술을 꼽았다.

낸드플래시는 내부에 탑재하는 셀의 양에 따라 저장 데이터양이 달라진다. 과거 셀을 평면으로 집적하는 방식에서 현재 수직으로 쌓는 입체 적층법을 적용하고 있다. 과거 평면 집적 방식이 일정 택지에 1층짜리 주택 10개로 주택 10개를 건설한다면 적층 방식은 50층짜리 아파트 1채로 주택 500개를 짓는 셈이다. 기술적 난도가 높아 ‘꿈의 기술’로 평가된다.

최근 중국의 YMTC가 올해 232단 낸드플래시 양산에 나선다고 발표하면서 화제가 됐다. 미국 마이크론에 세계 최초 176단 양산 기록을 뺏긴 삼성전자가 200단 양산 시점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YMTC 측이 일정부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둬 발표한 것이겠지만 현재 시장 주력제품인 176단마저 건너뛴다는 것은 과욕으로 비춰진다”면서 “현재 삼성과 하이닉스가 올해 또는 내년 출시 목표로 준비하고 있는 200단 이상 낸드플래시가 게임체인저 역할할 것”이라고 말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