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쉐보레]
신형 이쿼녹스. [사진=쉐보레]

[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반도체 수급난이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자동차 브랜드들은 몇 가지 옵션을 줄여 임시 출시하는 일명 ‘마이너스 옵션’ 모델을 출고시키거나, 좀 더 빨리 나오는 모델을 일부 할인해 판매하는 전환 출고 등의 방식으로 버티고 있다. 특히 전량을 해외에서 들여오는 수입차 업계의 경우 영향은 더 크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렇게 하지 않으면 고객들이 대기를 얼마나 해야 할지 모른다”며 “기다리는 데 염증을 느끼는 소비자들을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말한다.


◇“가격은 오르고 기본 옵션은 빠지고”

그러나 소비자들의 말은 다르다. 몇 달 전부터 수입차 브랜드 A사의 신차 구매를 알아보던 B씨는 “몇 달 전보다 가격은 300만원이나 올랐는데, 당장 구매하려면 서라운드뷰 옵션 등은 빠진 채”라며 “차 가격은 계속 오르는데, 반도체 수급난 이슈가 길어져서인지 제외 옵션 개수는 계속 늘어난다”고 토로했다.

일단 출고 후 따로 장착할 수 있다는 일부 브랜드의 말 역시 어폐가 있다. 출고 후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따로 옵션을 장착하려면 출고 시 장착 가격보다 수백 만원의 추가금이 붙기도 한다. 일부 브랜드의 경우 중앙차로유지장치(LCA)의 경우 출고 시 옵션 가격은 110만원이지만, 추후 추가하려면 600만원가량 든다.

그나마도 차 값을 할인해주거나 무상으로 차후 탑재를 약속한 곳도 있으나, 시점을 기약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업계 “기약 없는 반도체 수급난 이슈…마냥 못 기다려”

빠진 옵션에 대한 고지가 없는 사례도 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테슬라는 일부 부품이 빠진 채 차량을 고객에게 인도하면서 일부엔 사전 알림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수입차업계 관계자들은 빠른 출고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입을 모은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반도체 수급난에 신차 출시를 언제까지고 미룰 수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달 쉐보레가 출시한 신형 이쿼녹스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기능이 빠져 있다. 동급의 경쟁모델 대부분이 ACC 기능을 갖고 있어 비교가 될 수 밖에 없다.

◇ 올해 말까지 지속…수입차 실적 부진 예상

쉐보레 관계자는 “반도체 수급난 문제”라며 “지난해부터 출시 시점을 지켜보다 더는 늦출 수 없어 없는 그대로 내보냈지만, 그야말로 보조기능일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소비자들의 항의에 출시 연기를 택한 브랜드도 나온다. 폭스바겐의 경우 반도체 수급난 이슈 등을 이유로 ID.4, 투아렉 등 일부 모델의 출시 일정을 짧게는 상반기서 하반기로 미뤘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수급난이 길어지면서 올해 수입차 업계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며 “하반기 선보이는 모델들 역시 마이너스 옵션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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