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과 일본 게이단렌은 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제29회 한일재계회의’를 개최하고, 양국 관계를 ‘한일 공동선언-21세기를 향한 새로운 파트너십(일명 김대중-오부치 선언)’ 2.0 시대로 함께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사진=전경련]
전경련과 일본 게이단렌은 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제29회 한일재계회의’를 개최하고, 양국 관계를 ‘한일 공동선언 -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파트너십(일명 김대중-오부치 선언)’ 2.0 시대로 함께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사진=전경련]

[이뉴스투데이 박현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2년 연속 열리지 않았던 한일재계회의가 4일 3년 만에 개최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일본 경제단체 ‘게이단렌(經團連)’과 함께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제29회 한일재계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한일 경제 동향·전망, 지속가능사회 실현을 위한 한일 협력, 새로운 세계 질서와 국제 관계 등이 논의됐다.

구체적으로 △상호 수출 규제 폐지 △인적 교류 확대를 위한 상호 무비자 입국제도 부활 △한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필요성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발전을 위한 양국간 협력 방안 등이 안건에 올랐다.

이날 전경련 인사들은 한국의 CPTPP 가입에 대한 일본의 지지를 요청했다.

또 경제 분야 한·미·일 3각 실질 협력 강화를 위해 ‘한·미·일 비즈니스 서밋’ 구성과 정기회의 개최 제안도 나왔다.

아울러 전경련 측에서는 지난 5월 출범한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게이단렌 측에서는 기시다 후미오 정권의 경제정책에 대해 각각 설명하는 순서를 가졌다.

이날 회의 후 양측은 8개 항의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우선 1998년 ‘한일 공동선언 -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파트너십’(일명 김대중-오부치 선언) 정신을 존중하고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을 위한 협력을 심화시켜 나가자는 내용이 포함됐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1998년 10월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의 한일정상회담을 계기로 채택된 11개항의 공동선언문이다. 정치, 안보, 경제, 인적·문화교류, 글로벌 이슈 등 5개 분야의 협력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일본의 한국 식민 지배에 대한 반성과 사죄가 명시돼 양국 관계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공동선언문 제3항에는 ‘협력 심화를 위해 전경련과 게이단렌을 비롯한 민간이 적극적인 역할을 할 필요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제6항에는 ‘국제정세가 불안정해지는 가운데 민주주의·시장경제라는 가치관을 공유하는 한일 양국의 양호한 관계를 유지·발전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는 양국 발전에 이익을 가져다줄 뿐만 아니라 동북아 평화와 안정에도 기여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명시됐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한일관계 개선은 김대중-오부치 선언에 답이 있다”며 “과거가 아닌 미래를 보고,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강조한 이 선언을 지금에 맞게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님도 지난해 취임 시 이 선언이 한일관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말씀하셨다”며 “이 선언의 취지에 따라 한일 정상회담이 조속히 열려 상호 수출규제 폐지,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 한국의 CPTPP 가입 등 현안이 한꺼번에 해결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도쿠라 회장은 “한일관계가 어려울수록 1998년 한일 파트너십 선언의 정신을 존중하고, 한일 양국이 미래를 지향하면서 함께 전진하는 것이 소중하다”며 “일본 경제계에서도 한일 정상과 각료 간 대화가 조기에 재개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이밖에도 ‘그린 트랜스포메이션(친환경 전환)’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분야 협력 확인, 민간 교류 정상화를 위한 비자 면제 프로그램의 시급한 부활 필요성 확인, 내년 제30회 한일재계회의 도쿄 개최 등의 합의 내용이 담겼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 측에서 허 회장을 비롯해 신동빈 롯데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이어룡 대신파이낸셜그룹 회장, 우오현 SM그룹 회장, 전중선 포스코홀딩스 사장,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 등 20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과 공영운 현대차 사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이용욱 SK 머티리얼즈 사장 등 4대 그룹 소속 대기업 사장들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일본 측에서는 도쿠라 회장을 비롯해 사토 야스히로 미즈호금융그룹 고문, 야스나가 다쓰오 미쓰이물산 회장, 히가시하라 도시아키 히타치제작소 회장, 구토바 마사카즈 게이단렌 부회장 등 5명이 참석했다.

한편 일본 게이단렌 대표단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를 찾아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은 미래지향적인 협력 관계를 만들기 위해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특히 앞으로 있을 경제안보 시대에 협력 외연이 확대되도록 양국 기업인들이 계속 소통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자리에는 전경련 허 회장과 권 상근부회장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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