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찾아온 언택트(비대면) 문화의 등장으로 배달 지옥이라는 역대급 혼란에 휩싸였다.

편리함을 앞세워 무시무시한 수수료를 챙겨간 배달플랫폼들이 기승을 부린 것도 잠시, 1~2년이 지나자 이제는 코로나19가 잠잠해졌다고들 한다.

다시금 밖으로 사람들이 나오고 가게 문도 다시 열었다. 이제는 한숨을 돌릴까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번엔 폭염을 앞두고 전기요금 인상을 한다고 한다.

하지만 불행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쌓여있는 대출 이자에 가게임대료, 인건비, 세금을 내고 나면 0(제로)에 수렴하는 통장 잔고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는데 최저임금이 다시 한 번 올라 목을 조여 온다. 풀타임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생은 200만원을 가져갔고, 사장은 50만원이 통장에 남았다. 몇일 뒤 대금 결제일이 오면 이마저도 빠져나갈 것이다. “도저히 살 길이 없다”란 말이 딱 맞다.

위의 이야기는 지난 주말 서울시내 주요 상권에서 만나본 상인들의 자조 섞인 말들이다.

계속된 위기와 고난, 좌절의 연속으로 이미 그들은 고사 직전 상태에 이르렀다. 정부는 이전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과 구제책의 실패라며 책임을 떠넘겼다.

그러면서도 전기요금과 최저임금의 인상 등 부담은 더욱 커진다. 직원도 내보내고 혼자서 가게를 꾸려보려 하지만 이미 코로나19의 후유증으로 손님들의 발길마저 뚝 끊겼다.

그 와중에 코로나19 확산 당시 받았던 융자 지원은 어느새 만기를 앞두고 있어 사실상 돈 나갈 일만 남았다.

하지만 대책은 전혀 없다. 그러면서 고위직에 있는 분들은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에게 ‘시대의 흐름’, ‘힘을 모아야 할 때’라는 등 그들의 속은 모른 채 번지르르한 말만 늘어놓고 있다.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지 않을 수 없다.

“(사회적)거리두기 이후 장사에 타격을 받자 자금줄이 막혔고, 급한 돈은 정부나 지자체의 융자로 막아봤지만 가게 임대료로 나가고 남은 게 없으니 이제 정말 막막한 미래뿐이다.”

현장에서 수많은 사장님들의 자조 섞인 푸념을 듣고 그들의 아픔과 고통을 들었지만, 기자 본인마저도 마땅한 대책이 떠오르지 않는다.

장사라는 업을 선택한 그들의 책임도 있겠으나,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감염병 사태를 그 누가 예상하고 대비할 수 있었겠는가. 그들의 말을 빌리자면 “바닥이 보이지 않는 절벽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란 말이 틀린 게 없다.

공정과 공평이라는 양 극에 놓인 정의의 방향성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는 정부의 입장도 십분 이해가 된다. 하지만 그 결과가 어느 한쪽이 죽어서야 누군가 살 수 있는 ‘제로섬’ 게임이 돼서는 안 될 일이다.

말 그대로 난제이자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렇더라도 정부가 손을 놓고 관망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 어느 때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 요구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사실을 외면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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