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신하연 기자] 2022년 하반기 첫날이다. 7월의 시작과 함께 코스피는 2300대를 턱걸이했다. 장중에는 이마저 무너지면서 2200대까지 주저앉기도 했다. 코스피지수가 2200대를 기록한 것은 2020년 10월 30일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상반기 주식시장은 그야말로 고통스러웠다. 올해 들어 국내 증시 시가총액은 500조원 넘게 증발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2.58% 폭락했다.

뉴욕증시에서도 이번 분기 다우지수(-11%)와 S&P500지수(-16%)는 2020년 1분기 이후 가장 크게 하락했고, 22%나 밀린 나스닥지수는 2008년 이후 가장 급락하면서 최악의 상반기를 보냈다.

국내장에 투자한 ‘동학개미’든 미국장에 투자한 ‘서학개미’든 매일 시퍼런 주식차트를 확인하기가 겁난다는 배경이다.

하반기 반등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이달 말로 예정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한번 더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p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두 달 내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되면 외국인은 썰물 빠져나가듯 국내 증시에서 자금을 회수한다. 위험자산 대신 안전자산을 선호하게 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하는 셈이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미 5%를 넘은 상황에서 투자 자금 유출과 원화 가치 하락 등이 물가 상승을 더 부추길 가능성도 커진다.

최근 우려를 키우고 있는 미국발 경기침체가 현실화되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특성상 직격탄을 맞을 수 있어서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국내 기업의 실적 악화로 직결되면 다시 소비 저하와 경기 침체로 이어진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급락했던 2020년과는 또 다른 분위기다. 당시에는 주식시장이 박살난 후 시장 회복을 위해 각국 정부에서 돈줄을 풀면서 유례없는 주식 호황이 도래했지만, 현재 상황은 풀었던 돈줄을 꽉 조이고 풍부했던 유동성을 회수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긴축이 이어지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국내 증시에 이렇다 할 반등 요인이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증시 하락은 그렇다치더라도 정말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방향성이다.

현재 지수는 코로나 이전의 상태로 돌아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코스피 지수 평균은 2274.67이다. 이례적으로 활황을 기록했던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면 평균은 2049.47로 떨어진다.

개미들은 이미 주식 투자의 맛을 봤다. 아무리 금리가 올라도 은행 예적금으로는 오를 대로 올라버린 집 한 채 장만하기도 힘들다는 것도 안다. 은행 이자가 ‘내집 마련’은 고사하고 물가상승률도 못 따라잡는 현실이다.

새 정부에서 금융투자 환경을 개선하는 데 더 진중한 고민을 이어가고 기울어진 운동장을 차근차근 바로 세워 나가야하는 이유다.

최근 새로 임명된 검사 출신 이복현 금감원장을 두고도 업계에서는 우려의 시선이 짙다. 현 상황만으로도 벅찬데 이른바 ‘경제범죄 수사통’으로 알려진 금감원장이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규제 프레임만 놓고 보다가 정작 필요한 제도 개선은 뒷전으로 밀리지 않을까 하는 불안이다.

물론 시장의 자정노력이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당장 관계당국이 때려잡아야 할 것은 업계가 아닌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만드는 불공정하고 비효율적인 환경이다.

코스피에서 대량 이탈하고 있는 외국인에게 한국시장이 여타 시장보다 나을 것 같다는 확신을 주기 위한 펀더멘탈을 키우는 데도 집중해야 한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사실상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정부와 관계당국의 이해와 노력에 따라 한국 금융투자 시장의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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