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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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전한울 기자] 국내 IT업계가 차세대 반도체로 꼽히는 ‘AI(인공지능) 반도체’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른 ‘AI 산업’과 최근 위기론에 휩싸인 전통의 ‘반도체 산업’을 동시에 견인할 수 있을지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27일 IT업계에 따르면 최근 AI 기술이 전 산업에 걸쳐 적용되면서 AI에 특화된 반도체 개발을 위한 업학계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AI 반도체는 말 그대로 AI 서비스 구현에 특화된 반도체다. AI가 저전력·초고속으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하고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을 돕는다. 기존 CPU(중앙처리장치)와 GPU(그래픽처리장치)가 담당했던 AI 중추역할을 대신하는 셈이다. 

IT업계 관계자는 “AI가 아무리 고도화 과정을 거쳐도 사람 뇌를 따라잡지 못하는 이유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최소한의 에너지로 빠르게 처리하는 뇌의 고효율성 때문”이라면서 “사람 뇌 구조를 모방해도 혁신기술 없이는 한계를 뛰어넘기 힘들다. AI 반도체는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을 초고속·저전력으로 처리하는 AI 구현에 필수 기술”이라고 말했다.

신산업인 AI와 전통의 반도체 산업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AI 반도체’를 향한 업계의 개발 열망은 뜨겁다. 특히 최근 반도체 업계는 불안정한 국제정세와 대만 같은 경쟁국가가 급부상하면서 위기론에 휩싸여 ‘차세대 반도체’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미국 하버드대 공동연구팀과 사람 뇌를 모방해 대량의 연산과정을 동시 진행할 수 있는 ‘뉴로모픽(Neuromorphic) 반도체’ 비전을 제시하고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사람 뇌 구조와 닮은 기존 신경망처리장치(NPU)에 주목하고, 오는 2030년까지 관련 인력을 2000명 규모로 늘려 힘을 보태겠다는 방침이다.

LG전자도 내년 또는 내후년 출시를 목표로 차세대 AI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출시한 이전 제품보다 CPU와 MPU 기능을 더 향상시킬 예정이다. 이전 제품은 올해 가전제품을 비롯해 공장, 자동차 분야에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5G·AI 기술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이동통신사의 관련 행보도 눈에 띈다.

지난 2020년 첫 국산 AI반도체인 ‘사피온 X220’을 상용화했던 SK텔레콤은 지난 4월 시내 AI 반도체 사업 부문을 떼어내 한국·미국에 ‘사피온’을 설립했다. SK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K하이닉스와 연합해 사업을 추진해 나간다. 현재 사피온은 기존 X220보다 성능을 향상시킨 차세대 AI 반도체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학계에서도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

KAIST는 최근 모바일 기기에서 저전력으로 실시간 학습이 가능한 AI 반도체를 개발했다. 변화하는 환경과 상황에 맞춰 실시간 학습으로 물체 검출 정확도를 사람 지능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AI 반도체 구현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학계에서는 AI 반도체의 유망성을 높게 평가하면서 업계에 개방·혁신적인 사업 다변화를 당부했다.

한 정부출연연구기관 관계자는 “AI 반도체가 AI 고도화에 최적화되긴 했지만 아직 CPU·GPU보다 범용성이 낮으며, 무엇보다 뚜렷하게 고효율성을 보이는 반도체가 나오지 않았다”면서 “신속·정확한 연산과정과 전력 소비 모두에 특화된 AI 반도체를 향한 수요와 기대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기술확보를 위해선 업계의 노력이 관건이다. 우리나라 IT기업은 여전히 해외 여러 경쟁사에 비해 보수적이고 수직적인 문화”라면서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개방·혁신형 모델이 자리잡아야 한다. 인재양성·유치는 물론, 팹리스·파운드리 등 관련 부문과 활발하게 연계할 수 있도록 관련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부의 디지털 대전환 기조에 따라 반도체·AI 기술에 전폭적인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최근 중소 팹리스 육성방안과 인재양성 부문 등서 나오는 여러 대안들이 과거 대안들과 차별성을 띠기 위해선 역시나 이행률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은 최근 높아지는 AI 수요에 따라 지속 팽창하고 있다.

현재 해외에서는 글로벌 GPU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인텔 △구글 △테슬라 △화웨이 등 유수의 글로벌 공룡 IT기업이 기술경쟁에 참전하면서 AI 반도체 시장의 유망성을 방증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AI 반도체 시장은 내년 343억달러(약 44조원) 규모에서 오는 2025년 711억달러(약 91조원)로 대폭 성장할 전망이다. 오는 2030년에는 전체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31.3%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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