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업계는 올해 상반기까지 저축보험으로 많은 보험료를 거뒀다. 작년 4분기 수입보험료 증가율이 21.5%를 기록했으며, 올해 상반기까지 매출이 유지됐다. [사진=연합뉴스]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3월 저축성보험의 신계약액은 7조4248억원이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구현주 기자] 저축보험이 소비자는 물론 생명보험사들로부터도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과 신회계기준(IFRS17) 도입 등 금융정책 변화가 저축보험 시장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저축보험을 찾는 소비자들이 줄면서 생보사들이 저축보험 상품 판매에 집중할 이유가 사라졌다.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3월 저축성보험의 신규 계약액은 7조4248억원으로 전년동기비 33%나 하락했다.

과거 예·적금의 보완상품으로 팔렸던 저축성보험은 은행이 금리를 올리면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추세다.

저축성보험은 목돈이나 노후생활자금을 대비해주는 상품으로 연금보험이 대표적이다.

목돈마련을 위해 보험에 적극 가입했던 과거와 달리 저축수단으로서 보험 수요가 급감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적립·예치식 저축에서 보험자산 비중은 31.7%로, 2017년 이후 8%포인트(p) 감소했다.

동기간 수시·적립·예치식 저축 비중은 5.6%p 증가했다.

저축보험의 이점은 7~10년 장기계약에 있는데, 많은 소비자가 단기 금융상품으로 자금을 굴리면서 장기 상품 수요 자체도 줄었다.

10년 이상 저축보험을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어, 장기 자금운용을 원하는 고객을 위한 은행 예·적금의 보완상품으로 많이 팔렸었다.

한국은행 ‘6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8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 금융권 정기예금에 유입된 신규자금 중 만기 6개월 미만 정기예금 비중이 66.5%였다.

생보사 입장에서도 저축보험은 팔아도 이윤이 남지 않는다.

내년 IFRS17이 도입되면 저축보험료는 보험영업수익에서 제외된다.

IFRS17는 현재가치 측정이 핵심으로 발생주의를 채택하는데, 보험영업수익도 일정기간 제공된 보험서비스를 기준으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그간 생보사들은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해 전략적으로 저축보험 판매를 확대했는데, 과거 팔았던 저축보험이 부채로 남아 있다.

이미 생보사들은 저축보험 사업으로 받은 보험료보다 높아진 보험금 지급을 검토해야 할 판이다.

생보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3월 생보업계는 저축성 보험료수입 6조9661억원을 기록했는데, 11조7688억원 보험금을 지급했다.

저축보험은 납입보험료보다 만기 때 지급되는 보험금이 더 많도록 설계되는데, 생보사들이 신규계약 유치를 안 하더라도 과거 팔았던 상품의 부채는 고스란히 남는 셈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IFRS17 도입에 앞서 생보사들이 주력상품을 보장성보험으로 바꾸고 있지만 은행 창구에서 저축보험을 팔기에 어느 정도 시장 명맥은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