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오래된 차를 운전하는 한 지인으로부터 “접촉사고가 났다”며 연락이 왔다. 보험으로 처리하면 되는 건 알겠는데, 본인 과실 100%라 상대방은 보험처리를 해주면 되지만, 자신의 자동차를 어떻게 수리해야 할지 고민이라는 것이었다.  

다행히 지인은 자동차보험 담보에 자차를 가입해둬 보험처리가 가능했다. 다만 자동차 시세 산정 가격보다 수리비 견적이 더 나와, 자기부담금 외에도 추가 수리비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정비업체로부터 전해 들었던 그의 설명에 따르면, 중고 부품을 사용하면 추가 수리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다. 

그럼 중고 부품으로 수리를 해서 자기부담금을 내지 않을 정도로 처리하는 것이 나을까. 그렇다면 이미 자차 보험 수리비 한도는 거의 다 사용하게 될 것이다. 혹시라도 추후 자차 수리가 필요할 경우 추가 수리비 지출이 불가피하다. 

혹은 차를 판매하거나 폐차 후 차를 바꿀지를 고려할 수 있다. 오래된 차라도 애정을 갖고 소모품 교환과 정비도 잘 받고 운행하고 있던 차라면 굳이 차를 바꿀 필요가 있을까 싶다.

이번 칼럼은 필자가 이와 같은 상황에서 조언하고 처리해준 방법을 소개한다. 독자 여러분도 이와 같은 상황에서 참고하시기 바란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보험처리를 통한 수리를 하더라도 비교 견적이 필요하다. 보험처리를 통한 수리는 당장 내 돈이 들어가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에 수리비에 대해 너그러울 수 있는데, 수리 방법과 비용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특히 외장 손상이 많이 된 경우 그 상태에 따라서 판금 혹은 교환의 방법을 결정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공식 센터나 큰 공업사의 경우 교환을 추천한다. 작업이 간편하고 결과물에 대한 ‘뒤탈’이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존 외장 부품을 그대로 활용하는 판금 방법보다 부품을 교환하기에 비용이 높게 책정된다. 현대차·기아를 제외한 수입차들의 부품은 더욱 높다. 이에 폐차장에서 나온 중고 부품을 찾아 사용하기도 한다.

필자의 지인은 처음 보험사에서 견인한 정비업체에서 450만원의 견적을 받았고, 자차 가격  한도 산정액이 350만원으로, 100만원에 자기부담금을 포함해 120만원의 지출이 예상됐다. 다른 정비업체에선 중고 부품을 사용해서 350만원 자차 한도액에 맞춰주겠다는 제안했다. 

필자는 도매로 중고차딜러 차량의 상품화 정비업체에 문의했다. 교환 방법의 경우 250만원, 판금 방법의 경우 180만원에 수리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20만원의 자기부담금만 내고 수리를 완료했다. 자차 가격 한도 산정액도 170만원의 여유를 남길 수 있었다.

이렇듯 차종과 모델, 수리 방법 등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합리적 금액으로 수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 것을 추천한다. 어느 분야나 그렇지만 도소매 가격 차이가 있고, 흔히 말하는 ‘업자가격’이 형성돼 있기 마련이다. 

자동차 분야는 특히 그렇다. 주변의 자동차, 중고차 관련 업계 지인을 통한다든지, 정비업체에 직접 견적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수리가 필요한 부위의 사진을 찍어 휴대폰 메시지 등을 통해 상담하거나, 비교 견적 어플을 이용해 보는 것도 좋다.  

물론 운전자 성향에 따라 또한 가해자와 피해자의 차이에 따라서도 수리 방법은 차이가 있을 것이다. 본인이 피해자라고 해도 손상 상태가 심각하지 않은 경우는, 교환 방법의 수리를 하는 것은 추후 중고차로 되팔 때 큰 사고로 오해를 받을 수 있기에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 사고 당시 사진을 찍어둔다든지 경미한 사고의 근거를 남겨두는 것도 방법이다. 

또 다른 지인은 주차 중 실수로 앞 범퍼가 긁히고 주간등(데이 라이트) 한쪽이 깨지는 손상을 입었다. 자동차 보험의 자차를 가입하지 않은 터라 오롯이 본인의 부담이 예상되는 경우였는데, 제조사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부품 55만원을 포함해 약 100만원의 견적을 받았다고 한다.

필자가 소개한 수입차딜러들이 주 고객인 도매 정비업체를 방문해 순정형 호환 부품 20만원과 범퍼 긁힘 부분 도색 수리비 10만원, 총 30만원으로 해결했다.

흔히 OEM으로 납품되는 부품과 OEM을 생산하는 부품이 같음에도 포장이나 순정스티커 때문에 가격 차이가 크다는 이야기는 많이 알려져 있다. 수입차의 경우 특히 그런 경우가 많다. 자동차 기술력이나 성능에 밀접한 영향을 주거나 순정에 비해 질이 떨어지는 부품은 지양해야겠지만, 와이퍼, 에어컨 필터 등과 같은 단독 호환 부품을 더 합리적인 가격에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권장할 만하다.

이 역시 운전자 성향에 따라 선택할 부분이다. 호환이 되는 합리적 금액의 부품을 사용할 것인지, 그래도 ‘정품’을 사용할 것인지 말이다. 

여담으로 와이퍼와 같이 외부에서 보이는 부품은 정품을 사용하면, 제조사 마크가 찍혀있어 감성 마력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 추후 중고차로 되팔 때 차를 공식 센터에서 소모품을 교환하고 관리받은 차라는 티를 낼 수도 있다.

공식 서비스센터 부품이 무조건 비쌀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여러 프로모션을 통해 할인 판매를 하는 경우도 많고, 규격이 대중적이지 않아 호환이 어려운 부품의 경우 정품이 더 저렴하다. 먼저 본인이 운전하는 자동차 메이커의 부품 가격을 인지하는 것도 중요한데, 이는 공식 서비스센터에 문의하면 답변 받을 수 있다.

오정민 오토비즈컴 대표

<저자 약력>
- 현 오토비즈컴 대표
- 현 고려대 온라인마케팅 겸임교수
- 전 현대캐피탈 오토인사이드 대표
- 전 SK엔카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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