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1500억원 규모 ‘ESG 상생펀드’ 조성

[이뉴스투데이 박현 기자]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철강협회는 9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제23회 철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국내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철강업계의 역할과 중장기 경쟁력 강화방안을 논의한 후 철강 분야 유공자에 대한 포상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철의 날’ 행사는 국내 최초의 고로인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지난 1973년 6월 9일 첫 쇳물이 생산된 것을 기념해 2000년부터 개최됐으며, 올해로 23회째를 맞이했다.

이날 행사 전 비공개로 진행된 사전간담회에서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최정우 철강협회장 등 철강업계 주요 인사들과 만나 철강 분야 탄소중립 실현방안, 통상 쟁점 등 철강업계 주요 현안과 관련한 업계 의견과 건의사항 등을 청취했다.

이어진 공식 행사에서 장 차관은 축사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 재편, 원자재가격 상승 등 녹록지 않은 대내외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경제구조가 필요하다”며 “밸류체인의 앞 부분에서 전 산업에 기초소재를 공급하는 철강산업의 중요성이 큰 만큼, 정부가 철강업계의 동반자가 돼 업계 애로 해소 등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철강업계에 대해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원자재 확보 노력 △자동차, 조선 등 국내 수요산업과의 상생 강화 △슈퍼사이클 이후 선제적 대비 등을 당부했다.

특히 장 차관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양적 확대가 아닌 질적 성장을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탄소국경조정,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등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 대응, 수요산업 변화에 따른 신소재 개발 등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탄소중립 이행 과정에서 수요가 증가해 업계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철스크랩 수급과 관련, 철 자원을 확보하고 관리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할 예정임을 밝혔다.

이어 한국철강협회와 포스코, 현대제철, IBK기업은행은 최근 원자재가 상승 등으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철강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하고 ESG경영을 유도하기 위해 1500억원 규모의 ‘철강 ESG 상생펀드’ 조성 협약식을 가졌다.

이번 편드는 철강 중소기업의 ESG경영을 위한 운전자금으로 활용될 예정이며, 출연기업 또는 철강협회의 추천을 받고 ESG경영 계획을 제출한 기업은 시중금리 대비 1.43%p 감면된 우대금리로 자금 대출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특히 펀드 총액 중 일부는 출연 대기업과 협력관계가 없는 기업도 철강협회 추천을 통한 지원이 가능해 한층 다양한 철강기업들이 펀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더욱이 이번 펀드는 2020년부터 운용해 온 ‘철강상생협력펀드’(1000억원 규모)보다 금리 감면과 대출 한도를 확대해 중소 철강기업에게 한층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이전 펀드의 운용실적에 비춰 볼 때, 200개 이상 철강 관련 기업이 해당 펀드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장 차관은 철강산업 발전 유공자 32명에게 훈포장과 표창을 수여했다.

먼저 윤양수 포스코스틸리온 대표이사는 컬러강판 통합브랜드 ‘인피넬리’ 론칭을 통해 친환경 컬러강판을 생산하고 환경개선에 기여한 공로로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이어 심규승 일진제강 대표이사는 국내 최초로 무계목 강관의 국산화에 성공했으며, 금속 성형 분야의 부품·소재 개발에 기여한 공로로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또 이동철 동국제강 상무는 국내 철강시장의 보호와 안정화에 기여한 공로로 산업포장을 받았다.

이밖에 대통령 표창은 김병진 현대제철 상무와 고재윤 포스코 상무보, 국무총리 표창은 이익재 창원벤딩 대표이사와 허영근 한국철강 부장,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은 이수원 고려제강 부장 등 25명이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