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부산국제모터쇼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6년 부산국제모터쇼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다음 달 14일 개막하는 2022 국제부산모터쇼에 결국 현대차그룹, BMW그룹코리아 내 6개 브랜드만 참가 결정을 하면서 ‘국제 모터쇼’라는 타이틀에도 타격을 입게 됐다. 부산모터쇼 측은 올해부터는 자동차 브랜드 외 UAM 등 모빌리티 산업 전반에 대해 다루겠다는 입장이다.


◇ 2개 그룹 외 타 브랜드 수 곳 불참 “홍보 효과 부족”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부산국제모터쇼에 참가 확정을 알린 곳은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BMW코리아, 미니코리아, 롤스로이스 등 6개 업체다.

BMW 관계자는 “경남, 부산지역 BMW 고객을 포함해 BMW를 좋아하는 많은 이들이 직접 우리 모델을 살펴볼 수 있도록 참가를 결정했다”며 “아직은 비공개이나 이번 부산모터쇼에서 신차모델도 최초 공개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6개 브랜드를 그룹으로 묶으면 현대자동차그룹, BMW그룹코리아 등 단 두 군데다. 나머지 수십 곳은 불참 의사를 밝혔거나 불과 행사 한 달 전임에도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부산국제모터쇼 참가비용과 차량 등 부산으로 보내는 물류비용 대비 홍보 효과를 크게 못 느낀다”며 “해당 예산으로 회사 자체별 홍보행사에 치중할 계획이어서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특히 부산에 본사를 둔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지역민 질타의 주요 대상이 됐다. 실제로 최근 부산시민단체협의회 등 시민단체 회원들은 부산시청 앞에서 부산국제모터쇼 참여를 거부하는 수입차 업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들은 “‘지방 행사는 참가비용에 비해 홍보 효과가 적다’는 등의 수입차 업체들의 불참 이유는 이해할 수 없다”며 적극적으로 재검토해 줄 것을 요구했다.

◇“산업 트렌드 변화 따른 행사 정체성 확 바꿔야”

일각에선 지난해 연말 열린 서울모빌리티쇼와 개최 간격이 너무 짧아 상황을 더 안좋겠게 만들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자동차 브랜드 홍보담당자는 “한번 참가하는 데 드는 비용이 적지 않은데, 예산은 정해져 있다. 비슷한 성격의 행사에 연속으로 나가는 것은 어렵다”며 “한국처럼 좁은 땅에서 1년에 두 번씩 같은 행사를 치른다는 점은 깊이 고민해볼 문제”라고 꼬집었다.

2022 부산국제모터쇼 포스터.
2022 부산국제모터쇼 포스터.

더 큰 문제는 급변하는 모빌리티 산업 트렌드와 행사 정체성이다. 기존과 같은 신차 출시, 쇼업(show up) 자리로는 관객몰이 콘텐츠로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직접 행사장에 찾아가지 않아도 각종 미디어 등 다양한 창구를 통해 신제품은 얼마든지 더 자세하게 알아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실제로 모터쇼 형식을 변형 시켜 성공한 사례도 있다. 지난 5월 제주도에서 개최한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는 ‘국제전기차엑스포’임에도 다보스 포럼을 모토로 100여개의 주제로 콘퍼런스를 마련해 화제가 됐다. 김대환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공동위원장은 당시 “전기차 엑스포는 완성차 브랜드가 선보이는 전기차 쇼업 자리가 돼서는 안 된다”며 “새로운 기술과 방향성을 제공하는 장이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변화는 글로벌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띈다. 일본 최대 자동차 전시회인 ‘도쿄모터쇼’는 최근 산업 트렌드를 반영해 모터쇼란 명칭을 없앴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주최 측은 “이름을 바꾸고 대대적인 변화를 주겠다”며 “2023년엔 자동차가 아닌 일본 산업 전반을 테마로 개최할 것”이라고 천명한 상태다.

이 외에도 70년 전통의 ‘프랑크프루트모터쇼’도 ‘IAA모빌리티’로 이름을 바꿨고, 미국 ‘디트로이트모터쇼’도 ‘모터벨라’라는 명칭으로 행사를 열었다.

◇부산국제모터쇼 측 “자동차 브랜드 외 UAM 전시 등 전시 폭 넓혀”

이에 대해 김필수 대덕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현재 반도체 수급난 이슈로 홍보를 따로 하지 않아도 차를 없어서 못파는 상황에서, 굳이 큰 참가비용을 들여 홍보를 할 필요성을 못 느낄 것”이라며 “하지만 참가 업체에 비해 부산 지역의 국제 대형 박람회로 찾아오는 이들은 많은 편”이라며 “부산국제모터쇼의 행사 방향와 내용적인 면에서 고민과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한편 부산국제모터쇼는 지난해 서울모빌리티쇼로 명칭을 바꾼 서울국제모터쇼와 함께 국내 대표 모터쇼로 꼽힌다. 코로나 이전까지 매년 열린 부산모터쇼는 평균 20여 개의 국내외 완성차 업체가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최근 행사인 2018년엔 관람객 60여만명이 들었다.

부산국제모터쇼 관계자는 “올해 행사에서는 산업 변화를 살펴 SK텔레콤의 UAM 장비 전시가 확정됐고, LG유플러스도 긍정적으로 협의중으로, 모빌리티 대형업체 참가를 추진하고 있다”며 “벡스코 1, 2전시장을 모두 활용해 다양한 차량· 부품 전시장·B2B 비즈니스 장과 오프로드·초소형 전기차 등 체험의 장으로 꾸릴 것”이라고 밝혔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