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삼성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을 끝으로 비상장사를 제외한 주요 7개 생명보험사들의 1분기 실적공시가 마무리됐다. [사진=연합뉴스]
주요 상장사에 뒤이어 비상장사인 보험사들의 RBC비율도 예외없이 떨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구현주 기자] 보험업계가 여전히 재무건전성 악화 문제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보험사의 대표 재무건전성 지표는 가용자본과 요구자본의 비율을 뜻하는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이다.

보험업법상 RBC비율 기준은 100%이며, 금융감독원 권고치는 150%이다.

주요 상장사에 뒤이어 비상장사인 보험사들의 RBC비율도 예외없이 떨어지고 있는데, 올 하반기에도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농후하다.

생명·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하나생명·손해보험, IBK연금보험, ABL생명, 처브라이프의 RBC비율이 3개월만에 크게 하락했다.

보험사별 RBC비율은 올해 1분기말 기준 하나생명 171%, 하나손보 188%, IBK연금 165%, ABL생명 191%, 처브라이프 187%다.

직전분기 대비 하락폭은 처브라이프 93%p, IBK연금 57%p, ABL생명 40%p, 하나생명 29%p, 하나손보 14%p 순이다.

통상 장기 국고채금리가 0.1%포인트(p) 오르면 RBC 비율 1~5%p 하락이 예상되는데, 금리가 상승하면 매도가능채권평가익이 줄기 때문이다.

자산에서 매도가능채권 비중이 높은 보험사일수록 금리상승으로 인한 RBC비율 하락폭이 클 수밖에 없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상승으로 자본이 감소하는 폭은 매도가능채권 비중에 영향을 받는다”면서 “최근 RBC비율 관리 이슈가 불거진 보험사 대부분은 2020년에 만기보유채권을 매도가능채권으로 재분류했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국고채금리가 오르면 몇몇 보험사의 RBC비율이 금감원 권고치인 150%에 미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RBC비율이 150% 미만으로 떨어진 보험사로는 농협생명(131%), DB생명(139%), 한화손해보험(122%), 흥국화재(146%)가 있다.

RBC비율이 100% 이하로 떨어지면 금융당국의 경영개선권고 등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되는데, DGB생명(84.5%)과 MG손해보험(69%)이 여기 해당한다.

DGB생명은 지난 4월 유상증자 300억원을 실시해 RBC비율을 108.5%까지 상승시켰다.

보험업계에서는 오히려 내년 도입될 신회계기준(IFRS17)와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희망을 걸고 있다.

내년 도입될 두 제도의 핵심은 ‘현재가치평가’다.

현 금리기조에선 보험부채를 현재가치로 평가하면 오히려 부채가 감소해 보험사에 더 유리할 수 있다.

회계상 자본은 자산 총액에서 부채 총액을 차감한 순재산이기에, 보험부채가 줄면 자연스레 자본이 증가한다.

현 회계제도에서는 보험부채를 원가로, 자산을 공정가치로 평가하는데 자산이 줄더라도 보험부채는 그대로이기에 자본만 감소했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금리 상승은 보험사의 부채구조를 개선시키는 요인임에도 현재 회계·감독기준에서는 부채만을 원가평가하기 때문에 금리 상승이 단기적으로 자본안정성을 저해하는 모순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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