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는 24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신기업가정신 선포식’을 열었다. [사진=대한상의]
대한상공회의소는 24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신기업가정신 선포식’을 열었다. [사진=대한상의]

[이뉴스투데이 박현 기자]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롯데지주, 포스코 등 대기업부터 우아한형제들, 마켓컬리 등 유망 스타트업까지 국내 경제계를 대표하는 76개 기업이 모여 ‘신기업가정신’을 선포하고 관련 협의체인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를 공식 출범시켰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4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신기업가정신 선포식’을 열었다.

이날 선포식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경제단체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 하범종 LG 사장, 이종태 퍼시스 회장, 김슬아 컬리 대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정기옥 LSC푸드 회장,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등 기업인 40여명이 참석했다.

먼저 이날 행사는 ‘왜 신기업가정신인가’를 설명하는 오프닝 영상으로 시작했다. ‘기업을 향한 달라진 국민들의 시선’을 담은 해당 영상에서 시민들은“지금 기업은 꼰대문화, 환경문제, 기업갑질, 보여주기 등의 느낌”이라며“시대변화에 따라 친환경 기업, 실천하는 기업, 청년을 위한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기문 前 UN 사무총장은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필요하다. 그것이 지금의 스탠다드”라며 “개별기업이 혼자 하긴 어렵지만 여럿이 힘을 모아 실천에 옮긴다면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염재호 前고려대 총장도 “오늘 선포식을 통해 세계에서 모범이 되는 신기업가정신이 뿌리내리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이어진 순서에서 손경식 경총 회장은 축사를 통해 “기업가정신은 시대에 따라 그 폭을 더욱 넓혀가고 있으며, 기업에 대한 사회적 바람 역시 매우 커졌다“며 ”기업은 경제개발의 선구자로서,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핵심축으로써 기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불굴의 도전을 지속하는 새로운 기업가정신이 다시 발휘되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정의선 회장은 축사를 통해 “최근 환경오염과 기후변화 문제가 기업과 사회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을 소중히 여기며 기업 역할을 사회가치 증진으로까지 확장하는 신기업가정신이야말로 이러한 문제에 대한 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차그룹은 환경, 사람, 사회를 위한 다양하고 구체적인 행동을 해나갈 것이라 밝혔다. 정 회장은 “전동화 차량 출시, 수소 모빌리티 확대, 계열사 RE100 참여에 더해 향후 자동차 제조·사용·폐기 등 전 과정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며 “미래 모빌리티 산업으로 전환기를 맞은 자동차산업 생태계를 강화하고 청년과 사회적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슬아 컬리 대표도 축사를 통해 “스타트업은 사람들이 피부로 느끼는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지속가능한 유통생태계 구축을 통해 소비자뿐 아니라 임직원, 투자자, 농민, 어민, 중소상공인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ERT 언팩(Unpack)’이라는 주제로 신기업가정신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ERT 언팩(Unpack)’이라는 주제로 신기업가정신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이날 ‘ERT 언팩(Unpack)’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 최태원 회장은 디지털 전환, 기후변화, 인구절벽 등의 새로운 위기와 과제 해결을 위해 기업도 새로운 역할을 다해야 한다며 경제계의 동참을 주문했다.

이날 경제계는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를 별도의 실천기구로 출범시켰다. ERT는 전 경제계가 함께하는 ‘공동 챌린지’, 개별기업의 역량에 맞춘 ‘개별 챌린지’ 2가지 방식으로 실천과제를 수행할 예정이다.

우선 ‘공동 챌린지’ 예시에는 임직원이 모두 눈치 보지 않고 정시 퇴근하는 ‘눈치가 없네’, 하루동안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하는 ‘Zero 플라스틱 데이’, 북유럽식 플로깅(Plogging: 조깅+친환경 활동)을 벤치마킹한 ‘줍줍’, 다회용 용기로 포장 시 할인해 주는 ‘용기내 챌린지’ 등의 과제를 경제계 전반으로 확산시켜 공동 실천한다는 계획이다.

개별기업의 챌린지도 소개됐다. 먼저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현대차는 ‘H-온드림’ 프로젝트로 청년 스타트업에 자금과 네트워킹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윤리적 가치 제고’와 관련해 배달의민족은 외식업종 자영업자에게 경영컨설팅을 제공하는 배민의 ‘꽃보다 매출’을 소개했다. 현대중공업은 ‘1% 나눔 사업’을 벌이고 있다.

‘기업문화 향상’과 관련해 토스는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사내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직급과 무관하게 능력 있는 구성원이 권위를 획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켓컬리는 ‘친환경 경영’ 차원에서 종이박스 회수 서비스를 통해 마련된 수익금을 토대로 나무를 심는 ‘샛별 숲 조성’ 사업으로 연 1만5200kg 산소를 도시로 환원하고 있다. ‘지역사회와의 상생’과 관련해 한화는 유치원과 학교에 공기정화기를 제공하는 ‘해피선샤인’ 사업을 소개했다.

아울러 일회성 실천이 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최 회장이 제시한 방법은 ‘측정’이다. 대한상의 측은 “기업의 실천성과를 측정할 계획”이라며 “측정의 목표는 기업 간 비교가 아니라, 기업들이 얼마나 변했는지를 지표로 만들어 反기업정서를 줄이는 매개체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측정을 통해 기업 역할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겸허히 받아들이고, ‘보여주기’라는 오해가 있다면 제대로 알려 나가겠다는 것이다.

ERT는 기업선언문 서명을 통해 전체 경제계의 신기업가정신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기업선언문은 기업인, 전문가 등이 만든 실천과제의 공통분모로 △경제적 가치 제고 △윤리적 가치 제고 △기업문화 향상 △친환경 경영 △지역사회와 상생 등 5대 실천과제를 담았다.

이날 선포식에 앞서 삼성전자·현대차 등 대기업과 배민·토스 등 벤처기업, 미래에셋증권·기업은행 등 금융권, 경총·무역협회·중견련 등 경제단체까지 총 76명의 기업인이 해당 기업선언문에 서명한 바 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신기업가정신 선포가 일회성 선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기술과 문화로 각종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도록 구체적 실천과제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며 “국민들께서도 응원해 주시고 어떤 성과를 거두어낼지 관심 있게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기업선언문. [사진=대한상의]
기업선언문. [사진=대한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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