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롯데]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롯데]

[이뉴스투데이 박현 기자] 롯데그룹 3세 신유열(36) 씨가 승계를 향한 발걸음을 서서히 내딛고 있다. 최근 그룹 계열사 일본 지사의 임원으로 선임된 가운데 향후 어느 시기에 한국 롯데그룹에 입성해 경영 보폭을 확대할 것인지 주목된다.

◇ 3세 승계 기반 조성

20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씨는 지난 2020년 일본 롯데와 일본 롯데홀딩스에 부장으로 입사해 근무해 오다가 최근 롯데케미칼 일본 지사의 미등기 임원(상무)에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상무의 부친인 신 회장도 1990년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하며 한국 롯데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한 만큼, 이번 롯데케미칼 입사를 둘러싸고 그룹 3세 경영을 위한 기반 조성의 일환이라는 시각이 제기된다.

앞서 신 상무는 일본 게이오대를 졸업한 데 이어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하한 후, 일본 노무라증권 싱가포르지점에서 근무한 바 있다. 이어 일본 롯데를 거쳐 롯데케미칼에 합류했다는 점에서 볼 때, 부친과 유사한 경로를 밟고 있다.

다만 롯데케미칼의 전체 사업 규모에서 일본이 점유하는 비중은 적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8조1205억원을 기록해 그룹 내에서 롯데쇼핑을 제치고 매출 1위에 올랐지만, 일본 현지 판매법인인 롯데케미칼재팬은 337억원에 불과하다. 아울러 현지 시장 조사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일본 지사 역시 매출 규모가 작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처럼 롯데케미칼 일본 지사의 사업 규모로 짐작해 볼 때, 신 상무가 일본에서 실질적인 업무 비중을 높이기보다는 한국 롯데그룹에 들어오기에 앞서 중간단계 역할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국적·병역 문제 해결 여부 주목

신 상무가 롯데케미칼 일본 지사에 입사하면서 앞으로 승계 본격화를 위해 한국에서 첫 발을 들일 계열사로 롯데케미칼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더불어 롯데케미칼은 이미 그룹 내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핵심 계열사로서 입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지난 19일 ‘2030 비전&성장전략’을 발표하고 범용 석화사업과 바이오 소부장·친환경소재 등 신규 사업군 을 포함한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 수소에너지·전지소재·리사이클·바이오플라스틱 등 친환경 사업에 주력해 오는 2030년 매출 5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하지만 신 상무가 한국 롯데케미칼에 바로 입사했던 부친과는 달리 일본 지사를 거치는 방식을 택한 이유는 국적, 병역 등 넘어서야 할 문제가 존재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롯데그룹이 종종 국적 논란을 겪었던 사실로 비춰볼 때, 일본 국적을 보유한 신 상무의 귀화 가능성이 대두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현행법상 만 38세부터 병역이 면제돼 신 상무의 귀화 시기는 2025년 이후가 될 전망이다. 그때까지는 일본 지사에서 사업 전반을 살펴보는 가운데 서툰 한국어를 중점적으로 익힐 것으로 짐작된다.

아울러 신 상무가 국내 기반이 취약한 데다 한·일 롯데 계열사 모두에 지분이 없다는 사실도 경영 승계에 이르기까지 풀어야 할 과제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신 상무 외에 신 회장의 장녀 신규미 씨와 차녀 신승은 씨는 일본 기업에 근무 중이며, 롯데그룹과는 연관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신 상무가 롯데케미칼 일본 지사에 입사해 기초소재 영업과 신사업 발굴·육성에 주력할 것”이라며 ”그룹 3세 경영을 향한 초기 단계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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