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제9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6일 나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제주국제컨벤션센터와 중문관광단지 일원에서 열린 이번 엑스포는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지속되던 거리두기를 해제한 후 치러진 첫 대규모 국제행사로 국내외의 큰 주목을 받았다.

주제는 물론 전기차와 친환경차 산업 동향이었다.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와 배터리, 충전기, 신재생 에너지 관련 기업이 대거 참가했다고 조직위원회는 밝혔다.

그러나 정작 있을 게 없던 자리였다는 뼈아픈 현실을 마주하기도 했다. ‘전기차엑스포’란 이름이 무색하리만큼 완성차 브랜드들의 참여가 적었던 탓이다. 수많은 국내외 완성차 기업 중 테슬라와 폴스타, 단 2개 수입차 브랜드만이 자리했으니 ‘전멸’이라는 단어도 과하지 않다.

행사를 총괄한 김대환 조직위원장은 기자들 앞에서 “국산 브랜드가 국내 행사와 해외 행사를 대하는 ‘온도차’가 너무 심하다”며 “미국 CES,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엔 잘만 참가하면서, 가족 행사는 안 온다. 소중하게 생각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그는 “더 이상 엑스포를 신차 쇼업 자리로 만들지 않겠다”며 “새로운 기술과 방향성을 제공하는 장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로 한-EU‧한-아세안‧한-중 포럼 등 100여 개 세션을 마련해 ‘글로벌콘퍼런스’로 한 발 나아갔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전기차엑스포는 ‘포럼’은 아니기에 완성차 브랜드의 참여율 당분간은 국제전기차엑스포의 과제로 남는다.

완성차 업계도 할 말은 있다. “처음부터 참여를 안 했던 건 아니”라는 거다. 초반엔 현대차, 기아, 르노코리아자동차, BMW코리아 등 참여했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며 더 큰 전기차 국제 행사들이 육지에서 열리게 됐다. 굳이 막대한 물류비용을 들여 제주까지 찾을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장기화에 차량용 배터리 수급난 이슈로 신차 판매에서 애를 먹고 있는 이들의 입에서 ‘비용’ 얘기가 나오니 이해는 간다. 그래도 국내 자동차 관련 행사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각종 국제 오토쇼에는 꿋꿋하게 참가하는 모습에서는 서운함을 숨길 길이 없다.

행사 참가엔 명분도 중요하지만, 일종의 상징성을 지니는 측면도 있다. 국내서 여는 몇 안되는 전기차엑스포에서 다양한 브랜드를 골라 보는 상상은 재미도 있지만 왜인지 뿌듯한 감정도 든다.

참가 자체가 명분이 될 수 없을까. 자동차 브랜드가 행사 참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이유는 행사의 내실이지만, 이 내실을 구성하는 요소는 아이러니하게도 자동차 브랜드다.

내년엔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겐 특별한 해다. 행사를 시작한 지 꼬박 10주년을 맞는다. 행사를 마무리한 지금부터 이미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내년 이맘때에는 더 많은 전기차가 행사장을 가득 메우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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