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구입한 운전자라면 자동차 등록 전 필수 관문이 자동차 보험 가입이다. 과거에는 자동차 영업사원이나 보험설계사의 도움을 얻어 가입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운전자가 직접 가입하는 다이렉트 보험이 전체 가입율의 절반을 차지하는 시대다.

단순히 보험 설계사 없이 가입하는 방식을 넘어서 온라인 채널을 통한 가입율이 50%에 육박한다. 전 국민의 스마트폰 활용 등으로 온라인 접근성이 용이해지고, 코로나19로 시대를 거치며 비대면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가입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이렉트 보험 가입률이 높아지면서 삼성화재, 현대해상, KB(구 LIG)손보, DB손보 등 4대 손해보험사는 4년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보험료 인상 요인과 코로나19 시국의 야외활동이 줄어든 영향도 있을 수 있지만, 이를 차치하고라도 다이렉트 가입 고객의 편의성 제고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

물론 과거에 비해 많은 기술적 발전이 이뤄진 것은 사실이다. 번거로운 가입 절차를 생략하고 휴대폰 인증만으로 어느 보험사를 가입했던지 보험개발원 정보를 활용해 기존 가입 자료를 불러 온다던지, 가입 통계를 분석한 운전자 추천 담보 선택이 편리하다.

이제는 많은 보험사들이 자사 데이터베이스를 통한 인공지능 추천을 해주고 있지만, 추천 조건 외에 다른 조건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대물, 자신(자기신체)의 경우 몇천원만 더 지불하면 사고 시 보상받는 금액이 몇배로 올라간다.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이지만 사망 및 부상 사고 시 1억에 3000만원까지 보상받는 조건에서 약 3000원만 더 지불하면 3억에 5000만원까지 보상받는 조건으로 바뀐다. 

많은 보험사들이 다이렉트 가입 메뉴 화면에서 화살표 등으로 안내하고 편리하게 비교 가입할 수 있도록 해뒀지만, 아직 해당 기능이 미흡한 보험사들도 존재한다.

또한 보험사마다 가입 조건인 연령 및 성별, 가입 자동차 차종 모델에 따른 보험료 책정이 다른 점도 감안해야 하다. 해당 조건의 사고율에 따라 보험료가 책정되는데, 예를들어 30대 남성의 가입 모델이 A 보험사에서는 사고율이 낮고 B 보험사에서는 사고율이 높을 수 있다. 특히 쏘나타 그랜저와 같은 대중적 모델이 아닌 모델이나 수입차의 경우 그 격차가 크다.

운전자들은 다소 번거롭더라도 최소 앞에서 언급한 4대 보험사의 비교견적은 직접 받는 것이 좋다. 바쁜 시대에 몇천원에서 몇만원이 아닌 그 이상의 차이도 있다. 

필자의 경우 이번 자동차 보험 갱신을 위해 기존 가입 보험사의 갱신 조건, 나머지 보험사의 견적을 확인했다. 같은 가입 조건으로 설정했음에도, 보험사마다 최고 금액과 최저 금액이 20여만원 까지 차이가 났다.

일반적으로 기존 보험사 갱신이 유리할 것으로 하지만, 반드시 그런것만은 아니어서 다른 보험사들과 비교하는 것이 좋다. 금액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 경우에 보험사마다 진행하는 주유상품권 프로모션 등까지 꼼꼼히 따져보면 기름값을 벌 수 있다.

필자의 경우 이번 갱신과정에서 다소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모든 가입 절차를 온라인에서 진행했으나, 카드 결제 변경 과정에서 유선 전화를 수 차례 돌려가며 담당부서를 찾아 진행해야 했다. 이 경우에도 카드결제 변경이 아닌, 일단 취소 후 처음부터 다시 프로세스를 밟아야 했는데 기왕이면 같은 보험사에서 갱신하려던 마음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일반 제품이 아닌 보험상품이라는 특수성이 있어서 다소 복잡한 정책과 과정이 있을 수 있으나, 대형 쇼핑몰 e커머스 시스템을 고려하면 개선이 필요할 것이다. 

이와 같은 과정을 복잡하게 느끼는 운전자라면 최근 비교 견적을 다이렉트 보험가격 기준으로 확인해주는 곳이나 자동차 매매 영업사원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본인이 확인한 조건과 같지만, 주유상품권과 같은 추가 혜택은 없다. 번거로운 일의 대가를 흔쾌히 지불하는 운전자는 활용 해봄직 하다.

최근 네이버파이낸셜와 카카오페이가 기존 보험사와의 콜라보로 기지개를 피며, 직접 디지털 기술을 통한 플랫폼 연계 보험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는 업계의 전언이다.

이제 운전자의 눈높이와 수준은 매우 높아졌다. 합리적 소비를 MZ세대가 운전자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다이렉트 보험 가입율도 50%에 육박한다.

기존 보험사는 인지도와 전통만 내세우는 것이 아닌, 고객 편의와 합리적인 상품 서비스로 경쟁력을 높여야 할 것이다. 유수의 은행 계좌 송금보다 토스, 카카오페이가 더 익숙한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자동차 산업 전반에 모두 통용될 수 있는 기업의 마인드가 됐으면 한다.

오정민 오토비즈컴 대표

<저자 약력>
- 현 오토비즈컴 대표
- 현 고려대 온라인마케팅 겸임교수
- 전 현대캐피탈 오토인사이드 대표
- 전 SK엔카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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