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남석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이 결국 광주 붕괴사고가 발생한 아파트를 철거하고 재시공하기로 했다.

현산은 철거와 재시공, 주민 보상금을 합쳐 약 3700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큰 액수지만, 지난해 6월과 올해 1월 두 번의 사고를 감안하면 당연한 선택으로 보인다. 오히려 결정이 너무 늦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중대재해처벌법, 건설안전특별법 제정 문제로 안전에 가장 민감하던 시기에 최악의 사고를 냈기 때문이다.

현재 현산은 지난해 6월 발생한 광주 아파트 철거현장 사망사고로 서울시로부터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상태다. 여기에 이번 사고로 최고 ‘면허 취소’ 처분까지 받을 수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재 현산의 상황을 고려하면 3700억원이 문제가 아니다”라며 “어떠한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신뢰를 회복하고 면허를 유지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를 포함해 모든 사고는 일어나서는 안된다. 특히 무단으로 구조를 변경하고, 콘크리트 강도를 충분히 확보하지 않은 채 공사를 진행하는 등 명백한 인재 사고는 더더욱이 그렇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번 사고가 건설업계에 경각심을 심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이미지‧신뢰 실추, 현실적인 손실비용 등 안전사고 한 번이 기업에 어느정도의 타격을 줄 수 있는지 확실히 보여줬기 때문이다.

중대재해처벌법으로 기업 오너가 실형을 살고 수십억의 벌금을 내는 것보다 영업이익 반토막, 수주량 급감, 주식 급락 등 눈에 보이는 리스크가 더 와닿지 않았을까.

재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였던 현산은 이번 사고 이후에도 여러 건의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했다.

일각에서는 현산이 수주를 위해 과도한 조건을 내걸었다는 지적도 하고 있지만, 다시는 이런 사고를 내지 않겠다고 진정성을 내보인 것이 통했다는 의견도 있다.

이러한 현산의 다짐이 건설업계 전반으로 퍼져나가길 기대한다. 또 이번 현산의 결정이 다신 없을 선례로 남길 바란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