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본사 전경. [사진=CJ제일제당]
CJ그룹 본사 전경. [사진=CJ제일제당]

[이뉴스투데이 박현 기자] CJ그룹이 4세 경영 승계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재현 회장의 자녀인 이경후(37) CJ ENM 경영리더와 이선호(32) CJ제일제당 경영리더가 각각 임원으로 사내 기반을 다지는 가운데 최근 지주사 지분과 계열사 배당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인사서 ‘경영리더’로 입지 강화

지난해 CJ그룹의 새로운 직급 체계 개편에 따라 이경후 CJ ENM 부사장대우는 경영리더로 직급 명칭이 변경됐다. 이어 이선호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담당 부장도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경영리더로 승진하며 임원 직급에 올랐다. 이로써 이들 모두 그룹 내 존재감을 한층 각인시키며 경영 승계에 한발 다가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경후 경영리더는 지난 2017년 3월 CJ 미국지역본부 마케팅팀장 상무대우로 승진하며 처음 임원이 된 후 같은해 11월 CJENM 마케팅 및 브랜드 담당 상무로 발령받아 귀국하는 등 초고속 승진을 이어갔다. 이후 2020년 CJENM 부사장대우에 올랐으며, 브랜드전략실을 총괄하고 있다.

이선호 경영리더는 임원 승진과 함께 CJ제일제당 내 신설된 식품성장추진실 산하 식품전략기획1담당을 맡았다. CJ제일제당은 식품성장추진실을 거점으로 만두·김치·치킨·김·소스·가공밥 등 6대 글로벌 전략제품을 대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가운데 이선호 경영리더는 미주를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식물성 식품 개발, 스타트업 투자 등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 업무도 담당하고 있다.

앞서 CJ그룹은 해당 인사 단행 전 사장·총괄부사장·부사장·부사장대우·상무·상무대우로 나눠져 있는 6개 임원 직급을 ‘경영리더’라는 명칭의 단일 직급으로 통합·운용하는 임원직제개편안을 승인했다. 기존 대기업 가운데 임원 직급을 2~3단계로 축소한 사례는 일부 있었지만, 사장급 이하 임원들을 하나로 통합한 것은 CJ그룹이 국내에서 최초다.

이는 연공서열·직급 위주로 운영돼 온 기존 인사제도에서 탈피, 수평적 조직 구조 확립을 통해 우수 인재들의 역량을 끌어내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복안으로 분석된다. 동시에 4세 승계를 목표로 안정적인 기반 조성을 위한 이 회장의 선제적 구상으로도 읽힌다.

◇지주사 지분 지속 확대

이경후, 이선호 남매 모두 지주사 CJ㈜ 지분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 행보도 승계 작업과 관련이 깊다. 두 사람은 최근 지주사 보통주와 신형 우선주를 사들이면서 지분율을 높였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경후 경영리더는 지난 1월 지주사 보통주 2만3316주, 신형 우선주 8584주를 약 24억원에 장내 매수했다. 이선호 경영리더도 보통주 3만3962주, 신형 우선주 1만5738주를 37억원에 장내 매수했다.

이로써 지주사 지분율은 이경후 경영리더가 1.19%에서 1.27%로, 이선호 경영리더가 2.75%에서 2.87%로 늘어났다. 오는 2029년 신형 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되면, 두 사람의 지주사 지분율은 이경후 4.3%, 이선호 5.87%로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더불어 CJ㈜와 주요 계열사들이 올해 배당 확대 기조를 나타내는 것은 이들 남매의 승계 자금 확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CJ㈜와 함께 CJ제일제당, CJ프레시웨이, CJ ENM 등 계열사들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나타내며 배당금 규모를 늘렸다.

이 가운데 CJ㈜는 올해 보통주와 신형 우선주에 각각 2300원, 2350원을 배당하며 전년 대비 배당액을 주당 300원, 350원 늘렸다. 이에 따라 이경후 경영리더는 CJ㈜에서 약 32억원, CJ제일제당에서 약 1억원, CJ ENM에서 약 1억원 등 총 34억원 이상을 수령하게 됏다. 또 이선호 경영리더는 CJ㈜에서 약 44억원, CJ ENM에서 약 2억원 등 총 46억원을 받게 됐다.

아울러 계열사 CJ올리브영의 올해 상장 여부도 승계 재원 마련괴 직결될 전망이다. 이경후 경영리더가 4.26%, 이선호 경영리더가 11.09%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상장 후 즉각 CJ㈜ 지분 매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해 프리 IPO에서 전체 기업가치가 1조8400억원으로 평가된 CJ올리브영의 보통주가 주당 16만9560원에 책정, 이를 감안할 때 남매가 지닌 지분 가치는 각각 780억원, 2000억원에 달한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제부터 이들 남매의 사업 성과가 향후 승계 구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본격적인 경영능력을 보여줘야 할 시기라는 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앞으로 이경후·이선호 남매가 각자 영역에서 성과를 달성하기 위한 행보에 비중을 크게 둘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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