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HJ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박현 기자] 올해도 지난해 선박 수주 호황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형조선사들의 성장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 조선 3사 등 대형업체와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틈새시장 공략에 주력한 결과로 보인다.

11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중형조선산업 2021년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중형선박 수주량은 총 146척, 301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전년 대비 110.0% 증가했다.

이를 선종별로 살펴보면, 1000~6000TEU급 중형컨테이너선 수주량은 55척, 88만CGT로 기장 큰 비중을 나타냈으며, 중형탱커가 62척, 150만CGT로 뒤를 이었다. 이어 중형가스선이 23척, 45만CGT를, 기타 중형화물선이 6척, 17만CGT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중형조선사들은 57척, 123만CGT를 수주해 전년 대비 무려 285.2% 증가를 기록했다, 지난 2020년만 해도 극심한 ‘수주 가뭄’에 허덕이며 일부 업체는 존립마저 어려운 상황에 처했었지만, 단기간 내 위기를 극복하며 점차 시장을 넓혀가는 모습이다.

이처럼 중형조선사들이 반전을 이뤄낸 것은 선박 건조 대신 기자재 사업에 집중하거나 ‘체급’에 맞는 중형컨테이너선, 아프라막스급 탱커, 특수선 수주 등 틈새시장을 통한 차별화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선 3사와 비교해 자본·인력 규모가 작고, 기술 격차도 상존해 LNG운반선·초대형 원유운반선(VLCC)·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는 사실상 어렵지만, 나름대로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한 것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각 중형조선사의 수주 내역을 살펴보면, 이와 같은 특징이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 2018년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뒤 우여곡절 끝에 2020년 HSG중공업-큐리어스파트너스 컨소시엄에 매각된 HSG성동조선은 기존의 선박 건조에서 대형선박용 블록 제작으로 사업을 전환했다. 이후 지난해 매출 681억원을 달성해 전년 대비 146% 증가를 기록하며 사업 정상화에 도달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말 한진중공업에서 사명을 변경한 HJ중공업은 지난해 해군 경항공모함 설계·건조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국가어업지도선 3척에 이어 5500TEU급 중형 컨테이너선 6척을 수주해 사업이 본궤도를 향해 질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역시 지난해 7월 8년 만에 채권단 관리체제에서 벗어나면서 STX조선해양에서 사명을 바꾼 케이조선도 지난해 중형 탱커 위주로 약 9억3000만달러 규모 총 25척을 수주했다.

이밖에 대선조선은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총 3억달러 규모 1000TEU급 소형컨테이너선 14척을 수주했으며, 대한조선도 지난해 46만4000CGT를 수주하며 전년 대비 144% 증가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4월 7200TEU급 중형컨테이너선 4척 건조 계약을 맺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중형조선사들이 수주 실적 못지않게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에도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급적 저가 옵션계약을 지양하고 철강재 등 원자재가 상승에도 사전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중형조선사 간 R&D, 설계, 영업 등 상호 협력을 통해 원가 절감, 협상력 강화 등 한 단계 높은 경쟁력 제고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제는 중형조선사들이 자체적으로 수주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향후 친환경 저탄소 선박 시장을 겨냥해 대형사와의 상생협력을 추진하는 작업도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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