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그룹 본사 전경. [사진=이수그룹]
이수그룹 본사 전경. [사진=이수그룹]

[이뉴스투데이 박현 기자] 이수그룹이 3세 경영 본격화를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상범 회장의 장남인 김세민 전무가 그룹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며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하는 가운데 승계 기반을 착착 쌓아가는 모습이다.

◇디지털 혁신·스타트업 육성 역점

이수그룹은 고(故) 김준성 명예회장이 지난 1969년 설립한 이수화학을 모태로 하며, 1972년 이수페타시스, 1976년 이수건설, 1988년 이수유화 등 계열사를 연이어 출범시키면서 규모를 확장했다.

이어 1996년 6개 계열사를 묶어 그룹 체제로 전환했으며, 2000년 2세 김상범 회장이 취임한 후 2003년 지주회사 ㈜이수를 설립했다. 2020년 총자산 2조원, 매출 3조원대를 기록한 이수그룹은 현재 화학, IT, 건설·엔지니어링, 제약·바이오, 문화·투자 등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수그룹은 2020년 말 김 회장의 장남 김세민(34) ㈜이수 전무 승진을 계기로 3세 경영을 향한 움직임을 가시화했다. 영국 런던퀸메리대 경영학 학사 졸업 후 입사한 김 전무는 이를 기점으로 그룹 비즈이노베이션(Biz Innovation) 업무를 총괄하며 디지털 혁신과 스타트업 육성에 역점을 두고 있다.

우선 김 전무는 그룹 사업영역에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주요 디지털 기술을 유기적으로 결합, 새로운 변화와 가치 창출을 위한 ‘디지털 전환(DX)’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김 전무는 사내벤처 활성화를 통한 ‘스타트업 발굴·육성’에도 팔을 걷어 부쳤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사내벤처 제도를 통해 회사 내부 구성원들의 다양하고 참신한 사업아이디어를 이끌어내고, 이를 사업화하고 있다.

특히 사내벤처에 참여하는 인력에 대해서는 약 1년간 도전정신 아래 아이템 사업화에 매진할 수 있도록 현업 배제는 물론 전문가의 실질적인 지원까지 제공하고 있다.

김 전무의 이와 같은 모습은 전통적인 제조업 위주의 사업구조를 디지털화함으로써 그룹의 면모를 일신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나아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모색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김 전무가 혁신을 앞세워 그룹 내 경영보폭을 더욱 확대하면서 미리부터 3세 경영 내실을 다지겠다는 행보로 보고 있다.

◇부친 김 회장 지배체제 확고…승계 버팀목

김 전무가 그룹의 유력한 3세 경영승계 후보이긴 하지만, 현재 지니고 있는 지분이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주사 지분은 아예 없는 데다 그나마 보유한 계열사 지분도 이수화학 0.05%, 이수페타시스 0.1%, 이수앱지스 0.02% 등에 불과하다.

현재 학업 중인 것으로 알려진 김 회장의 차남 김세현(25) 씨도 이수화학 지분 0.1%를 갖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부친인 김 회장이 ㈜이수와 비상장 개인회사 이수엑사켐을 정점으로 그룹의 확고한 지배체제를 구축하고 있어,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3세 승계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회장은 ㈜이수와 이수엑사켐 지분을 각각 26.6%, 73.4% 보유한 최대주주다.

물론 지금은 아직 두드러지지 않고 있지만, 김 전무가 향후 가시적인 사업 성과를 이뤄내며 사내 존재감을 한층 높일 경우 지분승계 작업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수그룹의 경우 현재 김 전무가 그룹 미래 사업을 주관하며 이미 경영에 참여한 상황”이라며 “사내에 뚜렷한 경쟁자도 없어 승계 과정에 큰 제약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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