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그룹 본사 전경. [사진=삼양그룹]
삼양그룹 본사 전경. [사진=삼양그룹]

[이뉴스투데이 박현 기자] 삼양그룹이 4세 경영 체제 확립에 한발 다가섰다. 이는 그룹 관계사인 휴비스의 김건호 미래전략담당 사장이 최근 사내이사에 이어 이사회 의장에까지 선임되며 사내 입지를 강화, 후계 구도를 한층 굳히고 있다.

◇휴비스 경영 전면 등장

2일 재계에 따르면 휴비스는 지난달 24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김 사장을 사내이사와 이사회 의장으로 신규 선임했다. 이로써 지난해 12월 신사업·사업개발을 관장하는 미래전략담당 사령탑으로 선임됐던 김 사장은 약 3개월 만에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향후 김 사장은 신규 사업 발굴·확장, 인수·합병(M&A), 합작법인 설립, 해외 진출 등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휴비스는 지난 2000년 삼양사(현 삼양홀딩스)와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이 지분 5대 5로 합작해 설립된 화학·섬유소재 전문기업이다. 자동차 내장재 접착용 소재로 쓰이는 저융점 접착용 섬유(LMF) 시장에서 세계 1위, 폴리에스터(PET) 품목은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와 함께 고성능 슈퍼섬유, 장섬유, 산업자재용 소재 등 연간 70만톤 이상의 생산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폴리에스터를 활용한 다양한 친환경 소재를 개발해 국내외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삼양그룹 관계사인 휴비스의 경영 최일선에 등장하게 된 김 사장은 1983년생 삼양가(家) 4세로 그룹 창업주인 고(故) 김연수 명예회장의 증손자이자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의 장남이다.

미국 리하이대에서 재무학을 전공한 김 사장은 2007년 졸업 후 JP모건 애널리스트로 근무하다가 2014년 삼양홀딩스에 입사해 재무·회계 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삼양사로 이동해 화학부문BU 해외팀장과 글로벌성장팀장을 차례로 거치며 해외 부문 시장 확대를 주도했다. 2018년에는 삼양홀딩스로 복귀해 글로벌성장PU 임원으로 선임돼 삼양그룹의 글로벌 성장 전략 수립을 이끌었다.

김건호 휴비스 사장. [사진=삼양홀딩스]
김건호 휴비스 사장. [사진=삼양홀딩스]

◇삼양가 4세 중 사실상 선두주자

현재 삼양그룹은 고(故) 김상홍 삼양그룹 명예회장의 장남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과 차남 김량 삼양사 부회장, 고(故) 김상하 명예회장의 장남 김원 삼양홀딩스 부회장, 차남 김정 삼양패키징 부회장 등 3세 사촌 4인방이 경영 전반을 이끌고 있다. 각각 핵심 계열사를 나눠 맡고 있는 가운데 주요 의사결정에 함께 참여하는 방식이다.

이제는 70을 바라보는 김윤 회장을 포함해 이들 사촌이 모두 60대에 접어든 만큼 그룹 차원에서 4세 경영을 준비해야 할 시기에 봉착한 것으로 짐작된다.

그런 측면에서 김 사장이 사실상 경영승계 선두주자로 주목받는 모양새다. 이미 다른 삼양가 4세들에 비해 삼양그룹과 휴비스에서 요직을 거치며 충분한 경력을 쌓아 온 데다 그룹 지주사인 삼양홀딩스 지분(2.23%)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김 사장의 친동생 김남호 씨는 1986년생으로 학업 중이며, 김량 부회장의 외아들 김태호 씨는 1988년생으로 모두 그룹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또 김원 부회장에게는 아들이 없고, 김정 부회장의 장남 김주형 씨는 1997년생, 차남 김주성 씨는 2000년생으로 모두 나이가 어린 편이다.

재계 안팎으로는 김 사장이 휴비스에서 경영 보폭을 확대하는 행보를 삼양그룹의 경영승계를 향한 포석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삼양그룹은 지난해 말 미래성장동력으로 화학·소재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 아래 산업용·친환경 소재 육성을 핵심으로 하는 중장기 성장전략 ‘비전 2025’를 수립했다. 휴비스가 화학·섬유소재 전문기업인 만큼 김 사장에게 충분한 사업 성과를 기대하며, 미래 경영 구도를 그리겠다는 그룹 차원의 구상으로 풀이된다는 것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삼양그룹은 지금까지 경영권 분쟁 없이 내실 경영을 지속해 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 4세 경영이 무난하게 마무리될지도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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