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의 전유물이었던 과학기술이 △사회 △경제 △안보 등 실생활과 긴밀하게 연계되는 대융합·대전환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우리 생활과 밀접하면서도 생소하게 느껴졌던 제약·바이오기술을 친근하게 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생활속 제약·바이오]를 통해 우리의 건강과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유용한 제약·바이오 정보를 전달하겠습니다. <편집자주>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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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전한울 기자] 누구나 한 번 쯤은 들어봤을 법한 ‘루게릭 병’. 

질환명의 높은 인지도에서 알 수 있듯, 알츠하이머·파킨슨병과 더불어 대표적인 희귀질환 중 하나로 꼽힌다.

세 질환은 모두 같은 퇴행성 뇌질환이지만 퇴화 부분에 따라 병명이 구분된다.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은 기억력 등을 담당하는 뇌신경에서만 발생하지만 루게릭병은 몸을 움직이는 운동신경을 퇴화시켜 일상생활을 불가능에 가깝게 만든다.

루게릭병의 정확한 명칭은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ALS)’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야구선수인 루 게릭(Lou Gehrig)이 해당 질환을 앓게 되면서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지난 2018년 타계한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도 루게릭병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루게릭병은 △사지근력 약화 △근 위축 △언어장애 △호흡기능 저하로 환자의 50%가 3~4년 이내에 사망하는 만성 퇴행성 질환이다.

신체 근육들은 운동신경의 자극을 받지 못하면서 쇠약해지고 전반적인 ‘움직임 조절 능력’은 상실된다. 가슴과 횡격막의 근육조절 능력도 상실돼 호흡부전이 발생하면서 결국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호흡하게 된다.

루게릭병은 평균적으로 10만명당 약 2~6명 꼴로 발생하는 희귀병으로, 발병원인은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현재 알려진 원인은 모두 가설일 뿐이다.

발병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만큼 정해진 치료방법도 없다. 주로 △근력약화 방지 △통증 관리 △호흡·언어 재활 같은 대증요법(symptomatic therapy)이 진행된다.

100년 넘게 인류가 정복하지 못한 루게릭병 치료를 위해 전세계적으로 ‘아이스버킷 챌린지’ 캠페인과 같은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국내 연구팀이 발병원인 규명과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앞당기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화제다.

이성수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박사 연구팀은 최근 김기영 순천향대학교 의료과학과 교수 연구팀, 김형준 한국뇌연구원 치매연구그룹 박사 연구팀과 진행한 공동연구를 통해 루게릭병을 유발하는 퍼스(FUS) 단백질이 뇌에 손상을 일으키는 과정을 규명해 냈다.

루게릭병 환자 신경세포에서 퍼스 단백질을 포함한 비정상적 단백질 응집체가 세포질에 과다하게 축적되면 신경세포가 손상돼 퇴행을 일으킨다.

공동연구팀은 퍼스 단백질 응집체를 조절하는 ‘글루타치온 전이효소(GSTO)’를 발굴하고 이를 초파리 모델동물에 적용한 결과, 신경·근육 접합부 손상과 행동 퇴행 등 루게릭병 증상들이 억제되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가 향후 루게릭병 환자 신경세포에 축적된 비정상 단백질 형성을 조절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과 이를 검출하는 진단기기 개발에 새로운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성수 KBSI 박사는 “이번 연구성과는 루게릭병 발병기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신규 치료제 개발을 위한 새로운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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