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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건설 성수기를 앞두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호주 기상이변 등으로 유연탄 수급난이 장기화되면서 건설현장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박예진 기자] 유연탄 수급난이 장기화되면서 시멘트 대란이 현실로 다가왔다. 레미콘 업계까지 연쇄적인 생산 차질을 겪으며 건설현장 ‘셧다운’ 우려도 나온다.

30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일부 업체가 감산에 들어가는 등 시멘트 대란 전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동절기 시멘트 재고량이 충분치 않은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호주 기상이변 등으로 유연탄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다. 

시멘트 재고는 이달 27일을 기준으로 72만t에 달하지만 건설수요 증가에 따른 재고 부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건설현장에서의 1분기 시멘트 수요(1036만t)가 당초 생산규모 998만t을 넘어섰다. 

이달 해안사(삼표, 쌍용, 한라)는 국내 물량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수출량을 52% 감소시킨 바 있다. 

최근 유연탄 가격이 급등한 것도 수급난의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국가별 평균 유연탄 가격(CIF·6000㎉/㎏ 기준)은 지난해 연말(120달러) 대비 135%가량 오른 283달러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산 유연탄(FOB·5900㎉/㎏ GAR)은 210달러, 호주 뉴캐슬산 유연탄(FOB·5500㎉/㎏ NAR)은 217달러를 기록 중이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유연탄 가격이 수급불안으로 인해 200달러~400달러를 오가면서 구매를 망설이는 업체도 늘고 있다는 점도 재고 부족의 원인”이라며 “심리적인 이유는 물론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호주 홍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유연탄 수급난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3월이 시멘트업계가 동절기 대보수를 진행하는 비수기라는 점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동절기 대보수를 진행하면서 남아있는 시멘트 재고가 많지 않은 탓이다.

중견 시멘트업체 관계자는 “3월부터 일부 시멘트업체가 제한 출고를 해왔다”며 “유연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로 4월 본격적인 성수기가 도래하면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형 시멘트업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 대형시멘트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겨울에는 업체별로 친환경 설비를 투자하는 곳도 많아 재고가 충분치 못한 상태였는데 유연탄 수급난이 발생했다”며 “현재는 시멘트를 당일 생산해서 당일 출고하는 실정”이라고 푸념했다.

시멘트 재고 부족으로 레미콘업체, 건설사까지 피해가 연쇄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한국시멘트협회]
시멘트 재고 부족으로 레미콘업체, 건설사까지 피해가 연쇄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한국시멘트협회]

시멘트 재고 부족으로 대형 레미콘업체에서도 일부 지역에서 제한출하를 진행하는 등 연쇄적인 피해가 발생했다. 기존 40% 내외로 유지되던 레미콘 공장가동률이 최근 40% 아래로 떨어졌다. 

한국레미콘공업협회 관계자는 “시멘트 공장이 정상 가동이 어렵다면 레미콘에도 연쇄적인 피해가 발생해 건설현장 콘크리트 타설 등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건자재 부족으로 건설사 역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자재가 급등해 부담이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일단은 미리 확보한 자재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공사 차질을 최소화하려고 노력중이다”고 말했다.

지난 28일에는 대한건설협회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촉발한 국제적인 자재·연료가격 급등과 수급차질로 건설업계 내 수급불안 여파가 확산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건의했다.

현재 건설공사가 본격 시행되지 않는 상황임에도 대부분의 건설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4월 본격적인 건설 성수기에 접어들게 되면 건설업체가 신규수주를 포기하거나 기존 공사현장 중단 등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4월 물량이 쏟아지면서 지방 중소업체를 자재수급 부족 이야기가 들어오고 있다”며 “자금력이 있는 대형건설사는 웃돈을 얹어주고서라도 물량을 확보할테지만 협상력이 부족한 중소업체 중심으로 부담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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