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신하연 기자] 코로나 팬데믹이 일상을 바꿔놓았다. 직접 마주하지 않고도 대부분의 실생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비대면(언택트) 문화’가 핵심이다.

특히 우리나라 IT기술 발전과 함께 ‘MZ세대’의 경제 인식 변화, 올해 본격화된 마이데이터 서비스까지 맞물리면서 금융투자업계도 디지털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은행권과 증권가가 오프라인 영업점을 대폭 줄이는 대신 디지털 역량 확보를 위한 투자와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배경이기도 하다.

새 바람에 편승한 핀테크(금융+테크) 플랫폼도 몸집을 키우고 있다. 이미 익숙한 토스와 카카오페이, 뱅크샐러드뿐 아니라 최근 눈길을 끌고 있는 파운트, 핀트, 핀크 등이 그 주인공이다.

기존 업계는 분명 고객층부터 노하우, 인사이트 등 기반이 든든하다. 몇십 년에 걸친 연륜은 쉽게 무너지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디지털 전환에 투자를 한다고 해서 핀테크의 혁신적인 기술과 민첩한 의사결정을 따라잡기에는 무리가 있다.

반면 핀테크 기업도 아무리 트렌디한 조직문화와 혁신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어도 당장 충분한 고객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시장을 읽는 노련함이 없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각자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살리되 때로는 협업을 통한 시너지를 꾀해야 하는 이유다.

인공지능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로보어드바이저란 로봇(robot)과 투자전문가(advisor)의 합성어로,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투자 자문과 자산을 운용하는 서비스다.

AI 투자 자문이나 일임을 주력으로 하는 핀테크 기업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증권사도 관련 서비스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실상을 살펴보면 증권업계는 결국 해당 기술력을 가진 핀테크 기업과 업무협약 또는 위임을 통해 해당 서비스를 운영하고, 반대로 핀테크는 B2C만으로는 부족한 수익을 B2B를 통해 채우면서 신규 고객도 유입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가 규제 샌드박스인 혁신금융서비스로 국내·외 소수점 매매를 허용하면서 가능해진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도 그렇다. 

대부분 기존 증권사의 소수점 거래 서비스는 일정 주기로 고객의 소수점 주문을 취합, 소수점으로 떨어지는 나머지 부분을 증권사에서 채운 후 1일 1회 주문을 넣는다. 오전에 주문을 넣더라도 체결되기까지의 시장 변동성으로 당초 금액과는 달라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난 28일부터 카카오페이증권이 제공하고 있는 소수점거래 서비스는 자체 구축한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에 가깝게 주문을 처리한다. 

더 나아가 토스증권은 오는 4월부터 소수점 주문을 온주로 취합하는 과정을 생략, 계약을 맺은 현지 브로커가 이를 처리하면서 바로 주문이 체결되도록 하는 실시간 거래를 제공한다.

기존 증권사들이 핀테크 기업을 별개의 영역으로 치부해 버리고 말 것이 아니라 새로운 변화로 주목해 볼 만한 이유다. 가볍고 민첩한 의사 결정 구조상 혁신 면에서는 때로는 핀테크가 앞서 나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선의의 경쟁이 금융소비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으로 돌아오는 선순환 구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서로를 경쟁자로 인식하고 밥그릇 경쟁을 하기보다는 상대가 잘하는 점을 참고하되 때로는 손을 맞잡으면서 함께 성숙해가는 관계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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