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소생하는 완연한 봄이다.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을 지나 춘분을 앞두고 있다. 따뜻한 날씨와 가벼워진 옷차림만큼 긴장 풀린 운전자의 마음을 파고들어 졸음운전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다.

음주운전보다 더 위험한 것이 졸음운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절대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운전자들 상당수는 졸음운전에 대해 경각심이 크지 않은 듯하다. 졸릴 땐 운전을 안하면 그만이라는 발상일 것이다. 특히 젊은 운전자들은 본인의 체력을, 운전 경력이 긴 경우에는 운전 실력을 믿고 방심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졸음운전을 피하는 방법은 졸리면 운전을 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졸음이 오는 상황에도 피치 못하게 운전을 해야 할 때가 있다. 이때 졸음에 대처하는 방법을 약 30년 운전 경력의 필자가 소개한다.

◇운전자의 마음가짐과 동승자의 배려 필요

운전, 특히 장거리 운전이나 고속도로 운전을 앞두고 있을 때는 최대한 휴식을 취하고 피곤하지 않은 몸 상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운전자는 함께 가는 가족 친구들에게 선언하자. 마치 술자리에서 “운전해야 해서 술 못 마신다”고 하듯이 “운전해야 해서 피곤하면 안 돼, 먼저 잘께, 쉴게” 식으로 언급하자.

운전자가 선호하는 껌이나 사탕, 견과류 등을 씹는 것도 졸음 예방에 도움이 된다. 휴게소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므로 준비해 두면 좋다. 입에 씹을 거리가 들어가면 뇌를 자극하고 산소가 공급돼 졸음을 예방한다는 과학적 근거도 있다.

혹시 차에 음식물이 떨어지는 것이 싫어 먹는 것을 거부한다면, 입에 쏙 들어가는 것들로 준비하거나 동승자가 도와주면 된다. 그 어떤 것보다 졸음운전 사고를 대신할 수 없다.

특히 동승자가 잠을 자는 행동은 옳지 않다. 운전자를 생각해서 중간중간 대화를 시도하거나 음악을 틀고 노래를 같이 따라 부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사실 운전자에게 “많이 졸리면 잠시 눈 붙이고 가자던지, 운전을 교대하자”고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휴게소나 졸음 쉼터 등에서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

◇차 안의 환경으로 운전자 오감 자극

차 안 환경도 중요하다. 겨울 동안 틀었던 히터를 무심코 계속 튼다면 기온이 올라갔을 때 특히 자동차 안의 내부 온도는 많이 올라가 졸음을 유발할 수 있다.
 
밀폐된 자동차 실내는 운전자와 동승자가 숨을 쉬며 뿜어내는 이산화탄소로 산소가 부족해 졸음을 유발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30분에서 한 시간에 한 번 정도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선루프가 있는 차라면 살짝 열어두는 틸팅을 해두는 것도 좋다.

요즘 황사 미세먼지가 많긴 하지만 자동차 내부의 공기청정을 담당하는 필터의 기능도 좋아졌다. 터널, 매연이 많은 구간이 아니라면, 외부순환 버튼을 막지 말고 열어두는 것이 좋다.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것도 좋은데, 신나는 음악 중심의 선곡이 중요하다. 조용한 클래식이나 발라드 음악을 좋아한다고 해서 듣다 보면 졸음이 오거나 상념에 빠지게 되면서 운전에 집중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음악을 너무 크게 듣게 되면 귀가 멍해지면서 역효과가 날 수 있으니 주의하자.

◇춘곤증 예방, 식사 직후 운전 피해야

식사 후 노곤해지는 식곤증이 오기 마련인데, 특히 봄철엔 춘곤증이라 할 만큼 졸음이 쏟아지기 마련이다. 식사 후 곧바로 운전하지 말고,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고, 식사 후 간격을 두고 운전하는 것이 좋다. 

시간이 없다면 앞에서 언급한 방법으로 대비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전방 추돌 경고, 차선이탈 방지, 핸들 진동장치, 전방 주시 센서 등 첨단 편의사양도 적용되고, 운전자의 뇌파를 측정하는 자율주행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보조 수단일 뿐이다. 실제 운전을 하는 운전자가 조심 또 조심하는 것이 중요하다.

화물용 사업자 자동차의 경우, 졸음 과로운전 예방을 위해 4시간 운행 시 30분 이상의 휴식을 하도록 법규화되어 있기도 하다.

하루에도 수백 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특히 고속도로 사망사고의 67%가 졸음운전이라는 통계 결과도 있다. 병원 응급실의 교통사고 환자가 되는 안타까운 모습은 막상 겪기 전엔 알기 어려운 법이다.

아무쪼록 독자 여러분은 방심하지 말고, 졸음운전에 대비하고 안전운전을 바라는 마음이다.

오정민 오토비즈컴 대표 auto@korea.ac.kr

<저자 약력>
- 현 오토비즈컴 대표
- 현 고려대 온라인마케팅 겸임교수
- 전 현대캐피탈 오토인사이드 대표
- 전 SK엔카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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