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서울상황센터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대본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전해철 중대본 제2차장(행정안전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서울상황센터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대본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전해철 중대본 제2차장(행정안전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전한울 기자] 정부가 사적모임 6인 제한은 유지하되,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은 1시간 연장하기로 했다. 거리두기 완화 여부를 두고 의료계와 경제 관련 부처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당분간 진통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4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누적되는 민생경제 어려움과 오미크론 특성에 따른 방역전략 및 상황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결정 배경을 설명하면서 “아직 오미크론 유행 정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최소 한도로 조정했으며, 다음 거리두기 조정부터는 본격적으로 완화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5일부터 2주간 적용…의료역량 강화 병행

이번 결정에 따라 5일부터 △식당·카페 △영화관 △PC방·오락실·멀티방 △유흥시설 △마사지·안마소 △실내체육시설 등 12종의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이 밤 11시로 연장된다. 사적모임 6명 제한 등 기존 거리두기는 유지된다.

이번 새 조치는 5일부터 오는 20일까지 약 2주간 적용된다.

정부는 확진자 급증에 대비해 의료대응 역량을 지속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먼저 감염병 전담병원과 전담요양병원에서 병상 2254개를 추가 확보한다. 음압·격리 병상 지속 확충, 24시간 병상가동, 입원일 축소 등을 통해 병상 활용도를 높여간다.

소아응급, 분만·투석 등 특수한 상황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경우에도 원활한 의료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응급의료 체계도 보완한다.

또 최근 늘어나는 무증상·경증 환자에 대응하기 위해 일반병상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여러 지침을 마련한다. 중환자 전문 의료인력도 국방부와의 협력 등을 통해 지속 확충해나갈 계획이다. 

현재까지의 의료대응 역량에 대해선 ‘양호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앞서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대본 회의를 주재한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차장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지역 모두 코로나19 위험도가 ‘높음’ 수준을 이어가고,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약 50% 수준까지 증가했지만, 누적 치명률과 중증화율 등 핵심 방역지표들은 현재까지 의료대응 역량 내에서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거리두기 딜레마 빠진 정부…진통 이어질 듯

정부는 당초 지난달 19일부터 오는 13일까지 3주간 현행 거리두기를 유지하기로 했으나,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의 경제적 타격을 고려해 거리두기 완화로 선회했다.

위중증률이 낮아진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맞춤 방역’으로 전환한 이후 거리두기의 효용이 떨어진 반면, 자영업자·소상공인 등의 민생경제 피해는 눈덩이처럼 쌓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발표 전날인 3일 저녁까지 거리두기 조정 여부를 고심하면서 ‘거리두기 딜레마’에 빠진 모습을 보였다. 

민생경제 담당 부처 등은 거리두기의 폐지를 요구하는 반면, 의료계에선 거리두기 완화마저도 아직 섣부르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방역의료분과 회의에서도 의료계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에 이를 이달 중순까지는 거리두기를 유지하거나 최소한으로만 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의료계는 당초 오미크론 확산세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방역 완화는 피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해외 주요국의 경우에도 확산세 정점을 찍고 하락세에 접어 들어서야 방역 완화를 시행했다는 이유에서다.

의료계에서는 영업시간 1시간 연장도 사회 전반에 방역 경각심을 낮추는 신호를 줄 수 있어 위험한 결정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또 기존 자영업계에서 영업제한을 밤 12시까지 연장해 달라고 요구해온 만큼, 이번 1시간 연장도 임기응변에 그칠 수 있다는 아쉬운 목소리도 나왔다.

대선이 임박한 상황에서 전 세계 방역기조와 의료계 조언에 다시 한번 역행하면서 ‘정치 방역’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심화되는 오미크론 확산세…신규확진 26만명 돌파

한편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는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4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6만6853명으로, 26만명을 처음으로 돌파하면서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이날 위중증환자는 전날 보다 31명 늘어난 797명으로, 닷새 연속 700명대를 기록했다. 사망자는 186명으로, 역대 최다 규모를 경신했다. 

정부는 거리두기 완화 이후 위중증환자는 당초 예측대로 최대 2200명~2500명 수준에서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3일 코로나19 대응 백브리핑에서 “정점 규모나 위중증 범위가 다소 넓지만, 이 정도 수준이면 현재 확보한 중증·준중증 환자용 병상 총 6000개로 감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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