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근 KAIST 물리학과 교수. [사진=KAIST]
박용근 KAIST 물리학과 교수. [사진=KAIST]

[이뉴스투데이 전한울 기자] KAIST는 박용근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기존에는 이론조차 존재하지 않았던 물리학 난제 중 하나인 유전율 텐서의 3차원 단층 촬영 방법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유전율 텐서는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을 근본적으로 기술하고 물질의 광학적 이방성(異方性, 방향에 따라 달라 보이는 특성)을 정량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중요한 물리량이다. 

유전율은 고등학교 물리학에서도 다루는 기본적인 개념이지만, 지금까지 3차원 유전율 텐서를 실험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지 않았다. 병리학, 재료과학, 연성물질 과학, 또는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갖는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직접적으로 측정할 방법이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현재까지도 3차원 광학적 이방성은 2차원 편광현미경 측정 및 시뮬레이션을 통해 부정확하게 추정할 수밖에 없다. 

3차원 유전율 텐서의 측정은 물리학, 광학 분야의 오래된 난제 중 하나였다. 1967년 광학적 이방성을 무시하고 유전율 텐서를 3차원 굴절률 수치로 단순화해 측정하는 기술이 발명돼 지난 50여 년간 빠르게 성장하고 상용화까지 성공했지만, 여전히 3차원 유전율 텐서를 측정하는 방법은 개발되지 못했다. 

여태껏 이 문제가 풀리지 못했던 까닭은 3개의 고유치를 가지는 유전율 텐서를 측정하기에는 빛의 편광 방향 자유도가 2개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재료과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네이처 머티리얼즈'에 3일 발표된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광학적 이방성 구조의 3차원 유전율 텐서 단층 촬영 이론을 개발해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빛의 방향을 살짝 틀어주어 중첩된 정보를 활용하면 편광 방향 자유도를 3개로 늘려서 유전율 텐서의 3개 고유치를 모두 구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 연구진의 핵심 아이디어다. 

이렇게 3개의 편광 자유도를 제어하는 것과 동시에, 병원에서 사용하는 엑스레이, 컴퓨터단층(CT) 촬영처럼 여러 각도에서 광학적 이방성 구조를 홀로그래피 현미경을 개발하여 촬영함으로써 3차원 유전율 텐서를 직접적으로 측정했다. 

연구팀은 개발된 방법을 이용해 뒤틀린 네마틱 (twisted nematic) 액정과 같은 잘 알려진 3차원 광학적 이방체의 3차원 유전율 텐서를 성공적으로 측정함으로써 기술의 구현을 입증했다. 

더 나아가 열적 비평형 상태로 성장소멸융합하는 액정 동역학, 반복되는 위상학적 특이점 구조의 액정 네트워크 등 기존의 방법들로 추정하기 어려웠던 3차원 유전율 텐서를 실험적으로 첫 측정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는 KAIST 박용근 교수 연구팀의 기술 개발 이외에도 다학제적 접근이 이뤄졌다.

정준우 UNIST 물리학과 교수, 김신현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윤동기 KAIST 화학과 교수 연구팀들이 오랜 기간 발전시켜온 액정 구조체 제작 기술 덕분에 다양한 액정 구조체를 통해 기술의 실험적 검증을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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