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오현 SM그룹 회장. [사진=SM그룹]
우오현 SM그룹 회장. [사진=SM그룹]

[이뉴스투데이 박현 기자] ‘인수·합병(M&A)의 귀재’ 우오현 회장(69)이 이끌며 성장 가도를 달려 온 SM그룹이 최근 2세 승계를 둘러싸고 재계 안팎의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그룹 내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는 우 회장의 막내아들 우기원(30) SM우방 전무의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앞서가던 장녀 우연아 이사, 한풀 꺾여

SM그룹은 우 회장이 지난 1988년 전남 광주시에 설립한 삼라건설을 모태로, 그동안 적극적인 M&A를 이어가며 몸집을 키워 왔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기준 10조4500억원의 자산 규모, 연간 매출 5조원과 영업이익 2000억원 내외를 기록하며 재계 38위 기업으로 떠올랐다.

아울러 SM그룹은 해운과 건설 부문이 중심축 역할을 하고, 제조·서비스 부문이 뒷받침하는 형태로 사업의 기본틀이 형성됐다.

이처럼 그룹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우 회장이 칠순을 바라보는 시점에 이르면서 차츰 2세 경영 승계 문제가 사내외에서 거론되는 분위기다. 현재 우 회장은 딸 우연아(45), 우지영(44), 우명아(41), 우건희(31)와 막내아들 우기원(30) 등 1남 4녀를 두고 있다.

이 가운데 앞서 우 회장의 장녀인 우연아 삼환기업 이사가 그룹 승계 구도에서 유리한 입지를 구축한 듯했다.

우 이시는 2011년 고속도로 선불하이패스카드업체인 SM하이플러스카드 감사로 재직하며 우 회장 자녀들 가운데 가장 먼저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이어 2013년 SM그룹이 인수한 대한해운 경영관리담당 부사장에 선임됐으며, 2014년에는 화장품류 제조·판매업체 동양생명과학(현 SM생명과학) 대표이사도 맡았다.

특히 우 이사는 SM그룹을 대표해 대한해운 부사장 자격으로 2014년 이탈리아, 2015년 미국, 2016년 아프리카 3개국과 프랑스 등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경제사절단에 수차례 참여하며 대외적으로도 인지도를 높여갔다.

이후 2019년 주력 건설계열사인 삼환기업에 김충식 대표와 함께 공동 대표이사에 올랐으며, 지분 32.6%로 최대주주 지위까지 차지했다.

반면 우 회장의 막내아들인 우기원씨는 2017년 6월에서야 그룹 종합건설계열사인 라도 대표이사 겸 사내이사로 취임하며 경영 참여를 본격화했다. 첫째 누나인 우 이사보다 6년 늦게 그룹에 합류한 셈이다.

◇막내아들 우기원 전무, 지각변동 속 존재감 대두

이처럼 장녀인 우 이사에게 승계의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것으로 관측됐던 차에 지난해 사실상의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먼저 4월 우 이사가 삼환기업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 사내이사 지위만 남게 됐다. 공동대표인 김충식 대표는 그대로 대표이사직을 유지한 데다 인사 시즌도 아닌 시점에 해임이 결정돼 승계와 관련한 우 회장의 의중이 짐작되는 대목이다.

이어 같은달 SM그룹 이사회에서 우기원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한 라도와 우 회장이 역시 지분 100%를 보유하며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라마이다스의 합병이 결정되며 반전을 맞게 됐다. 아울러 우 대표는 그룹 건설계열사인 SM우방의 경영관리본부장(전무)에 선임됐다.

이후 7월 라도가 삼라마이다스에 흡수합병되면서 우 전무는 그룹 지배구조 상단에 있는 삼라마이다스 지분 25.99%를 보유하게 됐다. 우 회장의 지분율은 100%에서 74.01%로 감소했다. 이로써 우 전무가 승계 구도에서 첫째 누나인 우 이사를 제치고 선두에 나서게 됐다는 분석이다.

현재 우 이사는 삼환기업 사내이사 외에 그룹 농업법인인 삼라농원 대표이사와 케이엘홀딩스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이밖에 우 회장의 차녀 우지영씨는 태초이앤씨 대표이사에, 3녀 우명아씨는 신화디앤디 대표이사와 SM화진인터내셔널 사내이사에 올라 있다. 4녀 우건희씨는 삼라마이다스 사내이사와 신촌역사 감사로 재직 중이다. 다만 이들은 경영 승계와 관련해 특별히 두드러지는 행보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향후 우 전무가 승계 구도에서 한층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는 해운계열사 SM상선의 상장과도 연관이 있다. 우 전무가 2대 주주로 등극한 삼라마이다스가 SM상선 지분 41.37%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오는 SM상선은 오는 3월 말까지 IPO(기업공개) 재추진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우 전무의 모친인 김혜란 전 삼라마이다스 이사의 보유 지분도 승계 과정에서 중요한 비중을 지닐 것으로 전망돤다. 김 전 이사는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계열사 ㈜삼라와 SM우방 지분 각각 12.31%를 보유하고 있으며, 삼라마이다스 자회사인 동아건설산업 지분 5.68%도 함께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우 전무가 해당 지분을 모두 모친으로부터 승계받을 경우, 그룹 내 지배력을 확장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SM그룹 관계자는 “현재 그룹 차원에서 경영 승계와 관련해 특별한 계획이나 논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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