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열 정치사회부장
안중열 정치사회부장

[이뉴스투데이안중열 정치사회부장] 20대 대통령 선거가 7일 정확히 3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TV토론회가 막판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오미크론 바이러스로 인해 소란스러운 유세가 제한되자 안방대결이 향후 대권 향방을 가를 바로미터가 될 수 있어서죠. 남은 토론이 부동층의 표심을 움직일 정도의 상당한 파괴력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1차 토론(3일)에서 여당 주자인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질문엔 귀책사유를 분산시키며 즉답을 피해갔습니다. 앞으로 토론에선 논점을 흐리지 말고 즉답 비율을 높여야 하는 숙제를 남긴 셈이죠.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의혹을 제기했던 윤석열 후보를 상대로 반격에 나서는 과정에서 예상과 달리 취했던 방어적인 스탠스엔 네거티브를 짙게 깔았습니다. 자신이 선언했던 네거티브 자제를 실천했는지는 당사자만 알 것입니다.

‘재생에너지 100% 전환 캠페인(RE100)’과 같이 정책능력을 상대적으로 부각시키는 전문용어를 적극 사용해 윤석열 후보 몰아붙이기까지는 성공했습니다. 다만 기대치를 한껏 높였던 이재명 후보의 장점인 퀴즈로 풀어가는 ‘토론 스킬’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면서 유권자들 사이에선 다소 실망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제1야당의 윤석열 후보는 대장동 질문에선 반짝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의혹에서 벗어날 기회를 주는 등 자충수를 두기도 했습니다. 특히 부동산이나 집값 안정 등을 논하는 과정에서는 허점도 드러냈습니다. 자신의 주52시간·최저임금 폐지 발언에 선을 그었는데, 납득할 만한 근거가 없어 공감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윤석열 후보의 청약 점수에 대한 답변 역시 정확하지 않습니다. 지난 국민의힘 경선 때 나타난 현실과 동떨어진 ‘주택청약통장’ 관련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던 윤석열 후보는 이날 똑같은 청약 관련 질문에 잘못된 답변을 내놓으며 여전히 전문성에 물음표를 남겼습니다. 이재명 후보의 장점이자 자신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되는 ‘토론 스킬’ 보완이 절실해진 셈이죠.

안철수 후보는 이재명·윤석열 후보를 향해 질문 공세로 압박하면서도 차분하게 토론을 풀어가면서 향상된 ‘토론 스킬’을 보여주기도 했는데요. 특히 자신이 주장한 국민연금 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다른 후보자들의 공감대를 얻어냈습니다. 과거 토론에서는 부족했던 안정감을 보완하면서 준비된 후보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어느 정도 성공한 셈이죠.

다만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 여부가 될 때는 수차례 반노동적인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던 윤석열 후보보다 후퇴한 인식을 보여줬습니다. 민주노총에 지배당한 기업들의 치명적인 경제 손실을 우려하거나 노동이사제를 기득권 노조를 위한 포퓰리즘으로 보는 시선도 마이너스 요소가 됐습니다. 기업인 출신을 전제로 한 화법 역시 전문성과는 거리가 멀어보였습니다.

심상정 후보는 예상대로 양강 후보를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범위를 5인 미만 사업장으로의 확대 주장이 공감대를 이끌어내는가 하면, ‘전체 파이를 키워 낙수효과를 기대한다’는 성장 관련 공약이 보수 정당의 논리에 빗대면서 이재명 후보와의 차별화에 공을 들였습니다. 이와 함께 배우자 김건희씨의 ‘미투 폄훼’ 발언을 지적하면서 윤석열 후보를 향해서도 날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윤석열 후보가 주52시간제, 중대재해처벌법, 최저임금제 등을 두고 폐지를 시사한 점을 지적하는 과정에선 심상정 후보의 토론 스텝이 꼬이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후보가 비현실적인 제도 철폐로 답변을 정리하면서 더 이상의 비판을 이어가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복지국가 비전 등에선 이상적인 부분이 많다보니 국정 수행에 물음표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4자 토론은 3차례 법정 토론(21일 경제·25일 정치·3월 2일 사회 주제)이 잡혀 있습니다. 이에 앞서 이재명 윤석열 후보간 양자이나 다른 형식의 토론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달변이나 막무가내식 네커티브 공세로는 더 이상 유권자의 마음을 얻을 수 없습니다. 최소 3차례의 TV토론이 남았습니다. 예의와 품격을 갖추고 구체적인 정책비전을 담은 ‘묵직한 한방’을 기대합니다. 그게 바로 차기 대통령 후보자가 갖춰야 할 최소한의 자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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