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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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1. 40대 자영업자 A씨는 지난해 말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 계약을 앞두고 결국 마음을 바꿨다. ‘더 뉴 카니발’ 중고차를 구매한 그는 “출고까지 1년 넘게 걸린다는 딜러의 말에 도저히 기다릴 자신이 없어 바로 받아 탈 중고차를 사게 됐다”고 말했다.

#2. 30대 회사원 B씨는 요새 부쩍 전기차에 관심이 늘었다. 현재 내연기관차를 타고 있지만 보조금이 더 줄어들기 전에 구매해야겠다는 결심을 한 터다. 그러나 수천 만 원 하는 전기차를 덜컥 계약할 마음은 들지 않았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장기렌탈이다. 그는 “2년 정도 타 보고 괜찮으면 인수하거나 새로운 모델을 구매하려 한다”고 했다.


◇계약하면 바로 받는 중고차‧렌탈 선호 추세

지난해에 이어 신년에도 여전히 반도체 수급난 이슈가 해결되지 않는 ‘출고대란’ 상황에서 신차에서 중고차로 눈을 돌리거나 장기렌탈‧구독 등 자동차를 빌려 타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HEV) 모델을 계약했을 경우 주문부터 출고까지 13개월 이상 대기해야 한다. 쏘렌토 가솔린 모델 역시 출고까지 10개월, 디젤 모델도 11개월 걸린다.

지난해 12월 해외판매 1위를 기록한 스포티지 역시 국내 출고까지 10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전기차 역시 신차 출고 지연·보조금 축소 이슈 등을 이유로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제네시스 GV60 등 대표 국산 전기차 신차는 최소 1년은 기다려야 출고 가능한 형편이다.

소비자들은 수개월 걸리는 대기기간을 버티느니 미리 확보한 차량만을 판매하는 중고차‧렌터카를 구매하는 게 훨씬 나은 선택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국내 주요 렌탈업체에서 차량을 계약할 경우 최대 일주일 이내 차량을 받을 수 있다.

[사진=롯데렌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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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층 “전기차 렌탈 체험 후 똑똑한 구매”

이런 상황에서 호황을 누리는 건 렌터카업계와 구독경제 프로그램이다. SK렌터카에 따르면 지난해 1~9월에만 전기차 장기렌터카를 약 2800대 판매했다.

완성차업계가 지난 2019년부터 운영하는 ‘구독서비스’도 인기다. 일정 금액을 구독요금으로 지불하고 차량을 빌려 타고 다니면 되는 간단한 프로그램으로, 차량 관리는 물론 보험료, 자동차세와 같은 부대비용도 기업이 처리해준다. 모든 차량엔 주행거리 제한이 없으며 금액에 따라 차량 모델도 바꿔 탈 수 있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9년 현대 셀렉션, 기아 플렉스, 제네시스 스펙트럼 등 3가지 구독 서비스를 론칭해 현재(지난해 상반기 기준)까지 2만 4932명의 가입자가 몰렸다.

렌터카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량으로 렌터카 차종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차량 인가 대수도 늘고, 전기차를 렌트 체험한 후 구매하려는 고객도 많아질 것”이라며 “이런 니즈를 충족할 중기 렌탈 상품 종류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완성차업계도 자구책 사활…전환구매하면 100만원까지 할인

한편 완성차업계가 신차고객을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도 눈에 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2021년 계약자) 대기고객이 차종을 전환해 출고하면 넥쏘 100만원, 아반떼 HEV·쏘나타HEV·더 뉴 그랜저HEV·더 뉴 코나 HEV·디 올 뉴 투싼HEV는 30만원을 깎아준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지난해 반도체 부품 부족에도 불구하고 차량 생산 일정 조정 등으로 생산 차질 영향을 축소하고 성장세를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올해는 2세대 니로 EV, EV6 고성능 모델 등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와 함께 내실 있는 판매 전략을 펼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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