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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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식품업계에 3세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오너 2세가 창업주와 함께 지금의 회사를 실질적으로 일구는 데 기여했다면 모바일과 디지털에 친숙한 밀레니얼 세대인 3세가 경영 수업을 통해 회사에 편입되면서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1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앞서 합류한 대상, CJ, 농심, SPC뿐 아니라 오뚜기, 오리온, 매일유업에도 3세가 회사에 합류해 눈길을 끈다.

오뚜기는 지난해 초 함영준(1959년생) 오뚜기 회장의 장남 윤식(1991년생)씨가 입사했다. 창업주인 고 함태호 명예회장의 손자다. 현재 경영지원팀에서 사원으로 근무 중이다. 회사의 전반적인 흐름을 익히기 좋은 곳이다.

오리온은 지난해 7월 담철곤(1955년생) 회장 장남 서원(1989년생)씨가 경영지원팀 수석부장으로 합류했다. 동양그룹 창업주 고 이양구 회장의 외손자다. 바로 수석부장으로 입사할 수 있었던 까닭은 이전에 카카오의 인공지능(AI)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근무했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10월 김정완(1957년생) 회장 장남 오영씨(1986년생)씨가 임원으로 입사했다. 매일유업 창업주 고 김복용 회장의 손자다. 김오영씨는 신세계에서 근무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2014년 신세계백화점 사원으로 입사해 신세계그룹과 신세계프라퍼티에서 재무담당을 했다.

재계 관계자는 “3세는 창업주와 함께 경영 일선에 있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각사 역시 이런 점에 유의해 차근차근 경영 수업과 장기적 시계에서 안정적 승계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뚜기, 오리온, 매일유업 3사는 2세가 아직 경영 활동이 왕성한 시기여서 3세 승계가 본격화 됐다고 하기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기도 하다”며 “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함윤식씨의 경우 거의 알려진 게 없고 당분간 사생활을 존중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왼쪽부터 이선호 CJ 경영리더, 신상열 농심 상무, 허희수 SPC 부사장. [사진=각사, 연합뉴스]
왼쪽부터 이선호 CJ 경영리더, 신상열 농심 상무, 허희수 SPC 부사장. [사진=각사, 연합뉴스]

앞서 CJ와 농심은 회사에서 일정 시간을 가진 3세가 임원으로 승진하며 경영에서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장남 선호(1990년생)씨는 올해 1월 1일자로 임원으로 승진했다. CJ제일제당 식품전략기획 1담당을 맡고 있다. 지난 2013년 CJ제일제당에 입사해 식품전략기획팀과 바이오사업팀에서 근무했다. 지난 2019년 마약 밀반입 혐의로 일선 업무에서 물러났다가 1년 4개월여 동안 자숙의 기간을 가졌다. 지난해 초 글로벌비즈니스 담당으로 복귀해 PGA(미국프로골프)투어 대회인 CJ컵 등 주도했고 올해는 비건 브랜드 ‘플랜테이블’ 등 신사업 추진에 나설 전망이다.

신동원 농심 회장의 장남 신상열(1993년생)씨도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지난 2019년 농심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경영기획팀에서 기획과 예산 관련 업무를 맡았다. 이번 임원 승진과 더불어 원자재 수급과 생산 원가를 관할하는 구매담당으로 부서를 옮겼다.

SPC는 허영인 회장의 차남 허희수(1977년생)씨는 지난해 11월 그룹 네트워크 시스템 관련 계열사인 섹타나인의 신규사업 책임임원으로 복귀했다. 2018년 액상대마 밀수와 흡연 혐의로 인해 지난 3년간 경영에서 물러나 있었다.

식품업계에서 3세가 이미 경영 일선에 나선 경우로는 대상그룹의 임세령(1976년생) 부회장이 있다.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장녀다. 임세령 부회장의 승진은 그동안 전문 경영인 체제로 운영돼 오던 대상이 다시 오너경영으로 복귀했음을 시사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뉴노멀 시대를 앞두고 경영환경 또한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일찍부터 경영수업을 받고 전문 지식 등을 갖춘 이들이 얼마나 기업 혁신에 힘을 보탤지가 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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