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뉴스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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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신하연 기자] 금융투자업계가 올해 ‘디지털 전환’에 방점을 찍고 체질개선에 나선다.

지난 연말 정기인사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애자일(Agile, 민첩한) 조직 개편이다. 부서 간 경계를 허물고 필요에 맞게 프로젝트 팀을 구성해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최근 기업 경영의 화두로 떠오른 애자일 조직이 증권사에서도 자리를 잡고 있다.

올해 주식시장은 유동성이 풍부했던 지난해와 달리 변동성 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국내외 요인에 빠르게 대응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마이데이터 사업 전면 시행을 앞두고 있고 금융상품 방문판매, 퇴직연금 적립금운용계획서(IPS)와 디폴트옵션도 새롭게 도입된다.

트렌드 변화에 따른 자산운용‧컨설팅 역량과 디지털 시대에 발맞춘 맞춤형 콘텐츠 확보가 시장 장악을 위한 선결 과제로 꼽히는 이유다.

KB증권의 경우 WM 투자솔루션, IB사업, 디지털 대응역량 강화 등을 골자로 조직을 세분화하고 기능별로 전문성을 강화했다.

특히 애자일 조직인 마블 랜드 트라이브(M-able land Tribe)내 ‘자산관리 스쿼드(Squad)’를 신설, 비대면 고객을 겨냥한 자산관리 서비스의 차별화를 꾀한다.

창립 20주년을 앞둔 신한금융투자는 애자일 조직체계를 도입한 전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거액자산고객과 법인고객 서비스 차별화를 위해 전담지점을 신설, 자산관리영업을 지원하는 IPS(Investment Product Service)본부를 IPS그룹으로 확대하는 한편 외부위탁운용(OCIO)본부를 신설해 타겟 고객별 솔루션을 제공키로 했다.

디지털 고객을 위한 효율적인 자산관리서비스와 플랫폼 고도화를 위해 디지털그룹도 새로 조직했다.

이 외에도 CEO 직속 고객중심 트라이브와 DT(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추진 트라이브를 신설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보수적 기업문화로 알려져 있는 금융권이 올해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배경이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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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업계 대표의 신년사 키워드도 ‘디지털 전환’과 ‘고객중심’으로 압축됐다.

개인투자자 1000만명 시대를 맞은 가운데 고객서비스를 중점으로 한 비대면‧디지털 경영이 공통 화두로 떠오른 셈이다.

지난해 증권사 최초로 2년 연속 세전이익 1조원을 돌파한 미래에셋증권의 최현만 회장은 “암호화폐, 블록체인, 메타버스, NFT 등 디지털 기술과 자산의 등장은 새로운 시장과 비즈니스를 만들어 냈다”라면서 “이러한 변화를 빠르게 포착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기업은 새로운 시장의 강자로 성장한다”고 강조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금융소비자가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는 물론 선택의 기준까지 모든 것이 새롭게 변했고, 디지털기술은 이러한 변화의 속도를 더욱 빨라지게 하고 있다”며 “유동성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자산가격에 미치는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 고객중심의 운영체계와 조직문화를 지속 유지해 나간다면 여전히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는 “IT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리고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분석 플랫폼과 다양한 데이터사용 교육을 통해 데이터에 기반한 업무역량을 탄탄하게 강화하고 있다”며 “금융시장의 새로운 주인인 MZ세대에게 현실과 디지털을 넘나드는 역동적인 하이브리드 경험을 다양하게 제공하겠다”고 자신했다.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도 “모바일 자산관리플랫폼 경쟁 심화로 고객이 경험하고 기대하는 서비스 가치가 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MTS를 단순한 거래수단이 아닌 금융투자 플랫폼으로 역할을 재정의하고 주식 이용 고객 중심의 매체에서 온라인 자산관리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며 디지털·플랫폼의 전략적 확장을 2022년 주력 사업 중 하나로 설정했다.

지난해 호실적을 뛰어넘기는 쉽지 않지만 디지털 전환을 마무리하고 차세대 신성장동력을 선점하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업계는 이미 브로커리지에 의존하기 보다는 수익 다각화를 위해 내실을 다지고 있다”라면서 “특히 올해 변동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누가 디지털 전환에 잘 적응하고 시장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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