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배 계명대학교 언론영상학과 교수
김영배 계명대학교 언론영상학과 교수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서는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공영방송이 많은 나라다.

공영방송도 공기업이며 공기업은 민간과 경쟁하지 않고 국민생활에 꼭 필요한 서비스 중에서 투자비용이 너무 커서 민간이 진입하기 어려운 분야를 제공하는 사업을 한다.

방송산업은 투자비용이 다른 인프라산업 보다 적으며 기술발전에 따라 많은 나라들이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상파방송 4개사 중 3개사가 공영이다. TBS교통방송의 라디오방송까지 하면 5개사 중 4개사가 되며 채널수로 보면 7개 중 6개가 공영방송 채널이다.

KBS와 EBS는 주수익원이 시청자가 내는 수신료다. MBC는 주식회사 형태지만 공공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가 대주주인 공영방송이다. TBS교통방송은 서울시가 예산을 편성해 운영한다.

유료방송 분야에서는 뉴스보도가 가능한 보도전문채널과 종합편성채널 6개 중 2개 채널이 공영이다.

지상파와 유료방송을 합한 뉴스보도가 가능한 채널 중 과반수 이상이 공영채널이다. 우리나라 시청자는 공영방송이 제공하는 뉴스보도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환경 속에 있다.

공영방송 중심의 구조는 공정경쟁, 여론 독과점, 효율적 운영 등의 세 가지 문제점이 있다.

공정경쟁 문제는 공영방송사가 민영방송과 직접 경쟁하면서 생기는 문제다. 지상파방송은 민영방송과 같은 광고시장을 두고 시청률 경쟁을 하고 있다.

특히 KBS2 채널은 수신료라는 준조세적인 성격의 수익을 재원으로 하면서도 민간과 경쟁하고 있다. KBS는 수신료 수익을 2채널의 프로그램 제작비에서 분리해 광고수익만으로 운영해야 한다.

여론 독과점 우려는 뉴스보도에 관한 문제다. 공영방송은 정부의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받기 쉬워 공정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국민들이 방송의 독립성에 대한 의구심을 갖도록 해 공영방송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 이 채널들은 정부의 영향력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

공영방송의 시청점유율 합계는도 다른 민영 방송사보다 크다. 방송법은 과도한 시청점유율을 규제하고 있다.

다양한 정보와 프로그램을 시청자에게 제공함으로써 민주적이고 독립적이며 자유로운 의사 결정에 기여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상황은 방송법 취지에도 어긋난다.

마지막으로 효율적 운영에 관한 문제다. 현재 각 정부 기관과 국회 및 지방자치단체가 25개가 넘는 채널을 유료방송에서 운영하고 있다. 시청률은 매우 미미하며 이들이 많은 채널을 차지하면서 새로운 채널이 유료방송으로 진입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공영역이 민간영역을 잠식함으로써 민간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채널들이 인터넷 방송 또는 동영상 포털 서비스로 이동하면 운영비용을 줄일 수 있고 더 많은 시청자들과 접할 수 있다. 이 채널은 속보성 보다는 많은 누적 시청자를 확보함으로써 그 홍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국가는 민간영역이 발전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정비하는 데 그쳐야 한다. 국가가 민간과 경쟁하게 되면 위와 같은 세 가지 문제점을 야기하게 되며 국민생활과 방송산업 발전에 장애가 될 뿐이다.

* 위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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