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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소재 슈퍼마켓 우유 코너. [사진=박예진 기자]

[이뉴스투데이 박예진 기자] 8월 원유가격 인상으로 인해 수입 멸균우유를 찾는 소비자가 급증했다가 11월 다시 급감했다. 출고가 인상에도 유업체가 흰우유 제품을 상시 할인 프로모션 하면서 소비자 가격 저항이 줄었기 때문이다.

13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10월 우유 수입은 1747t으로 8월 대비 35% 감소했다. 지난해 동기 감소량보다 10%p(포인트) 줄었다.

앞서 8월 리터(L)당 27원 원유가격이 인상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택배비 포함해도 단위가격 저렴하고 맛도 차이가 없어서 수입 멸균우유를 구매했다’, ‘유통기한이 넉넉하고 고소한 맛이 나는데다 가격도 저렴해 쟁여두고 먹고 있다’ 등 소비자 반응이 올라오는 등 수입멸균우유 붐이 일었다. 

시중 판매 동향을 살펴보면 원유가격 인상이 결정된 8월 롯데마트 멸균우유 판매량은 전년도 대비 8% 늘었다. 그러다가 막상 가격인상분이 소비자가격에 본격적으로 적용됐던 9월에는 오히려 판매량이 전월 대비 1.5% 줄었다. 

이후에도 수입 멸균우유는 10월에는 0.7%, 11월에는 2.2% 지속 줄어들었다. 반면에 냉장우유 판매량은 오히려 0.4%, 4.7% 연이어 늘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9월 본격 흰우유 가격이 인상되면서 멸균우유와 냉장우유 모두 판매량이 감소했다”며 “이는 멸균우유는 일반적으로 사재기 필요성이 있을 때 구매가 늘어나고, 이후 소비자가 사재기 필요성이 감소하자 자연히 판매량이 줄어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마트에서는 8월부터 11월까지 판매량이 멸균우유는 4.8%, 냉장우유는 3.3% 감소하면서 멸균이 냉장보다 급감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9월 국민지원금 사용처에서 배제된 점과 11월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영향을 받았다”며 “원유가격 인상뿐 아니라 전체 우유 소비량이 감소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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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우유와 연세우유가 각각 2590원, 1950원에 판매되고 있다. [사진=박예진 기자]

유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상시 프로모션으로 냉장우유가 가격경쟁력을 확보해 원유가격 인상 영향이 적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을 보면 약 1000㎖를 기준으로 매일우유·서울우유·남양유업·파스퇴르 흰우유 평균 최저가는 2372원으로 2000원대 초중반을 기록하고 있다.

가격대는 △남양유업 1980원 △서울우유 2280원 △매일유업 2550원 △파스퇴르(930㎖) 2680원 순으로 나타났다.

앞서 서울우유가 흰 우유 1000㎖ 제품 가격을 5.4% 인상하면서 우유 가격이 대형마트 기준 2700원 전후로 형성될 전망이었다. 하지만 실상 채널에 따라 최대 420원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남양유업은 흰우유를 평균 4.9% 인상해 맛있는 우유GT 단품이 2500원 초반 수준에서 2600원 중반 수준으로 올랐다. 프로모션가로는 1980원까지 내려갔다.

아직 가격인상 전인 매일유업 후레쉬오리지널우유(1000㎖) 2묶음은 4580원에 판매되면서 1개에 2290원꼴로 팔리고 있다.

유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인상되면서 이전과 동일한 30% 할인을 적용하더라도 할인 액수가 늘어나 할인폭이 크다고 느낄 수 있다”며 “상시 프로모션 또는 증정 이벤트 등이 제공되고 있어 실제 가격 저항력은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11번가에서 판매되고 있는 멸균우유, 마켓컬리와 연세우유 협업제품 가격표. [사진=인터넷 갈무리]

마켓컬리·11번가 등 멸균우유 판매를 중심으로 하는 온라인 채널에서도 멸균우유 판매량이 감소 또는 보합세를 보였다. 취급 냉장우유는 성장세를 나타냈다. 

11번가는 8월부터 11월까지 멸균우유 판매는 전년동기 대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반면 일반 우유 소비는 23% 늘었다. 

11번가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우유는 멸균우유다”며 “일반우유는 유통기한과 배송조건 등을 이유로 온라인 판매가 거의 없었으나 지난해 이마트몰·GS프레시 등 당일배송 대형제휴 업체 영향으로 매출이 늘었다”고 전했다.

마켓컬리의 멸균우유 11월 판매량은 10월 대비 절반으로 줄었다. 앞서 낙농진흥회가 원유가격을 리터(L)당 21원을 인상한 8월 이후 우유값도 줄줄이 인상됐다. 이때 일시적으로 멸균우유 판매량이 월 평균 30% 이상 성장세를 보인 것과 11월 급감은 비교된다.

한편 마켓컬리는 자체 브랜드(PB) 우유가 판매 1위에 올랐다. 우유 PB로 연세유업과 함께 선보인 ‘전용목장우유’를 판매하고 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전용목장우유는 타 우유가 2000원대 중후반으로 가격대가 형성돼 있는 것과 대비해 1000원 후반대로 가격이 낮다”며 “중간 유통과정을 줄여 유통기한이 길고 1A등급 원유를 사용해 소비자 신뢰도 확보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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