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코로나19 특별방역점검회의를 마친 뒤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통해 방역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사진=연합뉴스]
29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코로나19 특별방역점검회의를 마친 뒤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통해 방역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전한울 기자] 최근 코로나19 방역지표 악화와 새 변이바이러스 ‘오미크론’의 출현 등으로 전세계적인 ‘5차 대유행’ 조짐이 나타나면서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가 흔들리고 있다. 정부는 일상회복 2단계 전환을 유보, 특별방역대책을 시행하면서 대규모 백신 3차 접종을 병행해 방역 안정화에 나설 계획이다.

29일 정부는 최근 불안정한 방역 상태에 따라 기존 일상회복 기조는 유지하되, 방역수칙이 확대 완화되는 2단계 전환은 유보하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핵심 방역지표로 꼽히는 의료대응체계 여력에 비상등이 켜진 이유에서다.

최근 신규확진자는 3000~4000명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위중증환자는 연일 역대 최다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현재 코로나19 핵심 방역지표인 전국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75%를 초과한 상태다. 정부의 ‘비상계획’ 발동 검토 기준인 75%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 합동 브리핑에서 “현재 코로나19 관련 위험도는 전국은 ‘매우 높음’, 수도권은 ‘매우 높음’, 비수도권은 ‘중간’으로 평가됐다”면서 “의료대응 역량은 한계치에 임박하고 있으며 모든 선행지표가 상승하는 등,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 특별방역대책 시행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최근 발생한 새 변이 ‘오미크론’은 국내 방역의 최대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6일(현지시간)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확산 중인 새 변이 ‘오미크론’을 다섯 번째 ‘우려 변이’로 지정했다. 이날 WHO는 “지난 9일 오미크론 변이가 처음으로 확인됐다”면서 “지난 24일 WHO에 처음 보고된 해당 변이는 최근 몇주간 감염이 가파르게 증가했다”고 우려했다.

전 세계적으로 새 변이의 감염 사례가 급증하면서 국내외 입국규제 강화 조처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최근 남아공을 포함한 7~8개 국가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를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도 ‘오미크론’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8개 국가에서 들어오는 외국인의 입국을 막고 내국인 입국자는 백신 접종여부와 상관없이 10일간 시설 격리 조처를 취하기로 했다.

새 변이에 대한 백신 유효성 등 관련 자세한 정보 도출에는 약 2주가 소요될 전망이다. 

◇정부, 4주간 특별방역 시행하고 추가접종 확대에 ‘방점’

최근 연이은 ‘방역 악재’에 정부는 4주간 특별방역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경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일상회복 기조는 유지하되, 집단감염 사례가 이어졌던 영화관 내 실내취식 시범운영은 중단하기로 했다. 

당국은 특별방역대책 시행간 추가접종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소아·청소년과 고령층을 중심으로 한 추가접종에 집중해 면역형성 인구를 확대한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의료계와 협력해 의료기관에 상시 내원하는 고령층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접종을 안내하고 독려할 것”이라면서 “11월은 감염 취약시설에 집중 접종을 추진하며, 12월에는 지역사회의 고령층을 대상으로 집중 접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가접종 대상을 18~49세의 연령층으로 확대해 기본접종 완료 5개월을 기준으로 추가접종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추가접종 유도를 위해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방역을 완화하는 ‘방역패스’의 기간을 설정한다.

정 청장은 “현재 방역패스는 기본접종을 기준으로 하고 있으나 시간 경과에 따라 접종 효과가 감소하는 점을 반영해 기본접종 완료 후 6개월 정도의 유효기간을 설정할 것”이라면서 “보다 안전한 일상의 지속을 위해 6개월 기간 내에 반드시 추가접종에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대규모 백신 접종과 더불어 치료제 활용 확대에도 나선다. 당국은 글로벌 경구용 치료제 선구매 계약을 추진하고, 국산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주’의 활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당국은 특별방역대책 기간동안 △재택치료 확대 △조기퇴원 △전원 활성화 등으로 의료체계 확충과 방역대응 강화에도 나선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합동 브리핑에서 “모든 확진자는 재택치료를 원칙으로해 재택치료가 불가능한 경우에만 입원을 하는 의료대응체계로 전환할 것”이라면서 “안심할 수 있는 재택치료가 될 수 있도록 모니터링 체계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택치료가 어려운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는 경우를 대비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생활치료센터 내 2000병상을 추가 확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면서 “이미 실시한 행정명령을 신속하게 이행하고 필요시에는 추가적인 행정명령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합동 브리핑에 앞서 코로나19 특별방역점검회의를 주재한 문재인 대통령은 “어렵게 시작한 단계적 일상 회복을 되돌려 과거로 후퇴할 순 없다”라면서 “지난 4주간 일상 회복 1단계 기간을 면밀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특별방역대책의 핵심 방안으로는 백신 3차 접종의 조기완료를 꼽았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백신은 2차 접종으로 완료되고 일부 감염 취약자들의 면역력 강화를 위해서만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고 여겨져 왔으나 기존 연구결과와 전문가들의 예측보다 접종 효과가 빠르게 감소해 3차 접종 필요성이 분명해졌다”라면서 “2차 접종을 마친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3차 접종을 조기 완료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라”라고 지시했다.

더불어 10대 청소년의 백신접종 속도 향상과 치료제·병상 조기 확보 등을 추가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학교로 찾아가는 접종 등과 더불어 미국 등에서 이미 시행 중인 5세~11세 아동 대상 접종도 신속하게 검토하라”면서 “내년 2월 도입 예정인 경구용 치료제도 연내 사용이 가능하도록 도입시기를 앞당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학계, ‘지속적인 병상확보·짧고 굵은 비상계획’ 강조

전문가들은 방역 안정화를 넘어 지속 가능한 일상회복을 위해선 꾸준한 병상확보와 유동적인 ‘비상계획 발동 기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학계 관계자는 “기존 정부서 내린 병상확보 행정명령들은 현재 이행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위드코로나 상황에선 특히나 더욱 꾸준한 확보 노력이 필요한 이유“라면서 “결국 현재 방역 안정화에는 새 변이 유입 방지와 중환자 감소가 관건인데, 방역 정책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2주 가량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방역강화 조처 필요성이 판단될 시 최대한 빠르게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위드코로나 이후 나타난 이번 첫 위기를 계기로 짧고 굵은 비상계획 발동에 대한 유동적인 기준, 이행의 필요성을 자각하고 최악의 상황 이전에 대처할 수 있는 방향성이 필요하다”라면서 “확진자 급증 이후 재봉쇄 조치를 시행한 유럽 등 해외사례를 참고해봐도 위드코로나와 새 변이로 인한 방역 조정은 불가피하지만,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 여부는 정부의 역량“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례를 계기로 의료대응체계 여력을 지속 확보, 강화해 신규확진과 위중증 급증시에도 방역 상황을 안정시킬 수 있는 시간과 여지를 마련해놔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업계 “백신 보단 치료제…게임체인저 개발·도입 시급”

업계에선 지속 가능한 위드코로나를 위해선 백신 접종이 아닌 높은 효능을 보이는 치료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불안정한 백신 효능이 방역간 변수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에서다.

최근 들어 전체 확진자 중 절반 이상이 ‘돌파감염’에 해당하는 등 백신효능 회피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최근 감염세와 위중증 사례가 집중되고 있는 고령층을 포함해 광범위한 추가 접종을 적극 당부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백신만으로 완전한 ‘방역 안정화’를 이루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치료제 업계 관계자는 “돌파감염이 속출하고 변이도 짧은 주기로 지속 발생하는 상황에서 코로나를 완전한 관리 하에 두기 위해선 백신이 아닌 ‘게임체인저’ 수준의 치료제가 반드시 필요하다”라면서 “우리 회사에서 먼저 개발을 하진 못하더라도 글로벌 제약사 어디든 ‘게임체인저’를 속히 내놨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간절한 마음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다만 통상 10년 이상이 걸리는 신약개발 특성상 이른 시일 내에 ‘게임체인저’ 치료제가 세상에 나올거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라면서 “현재로선 머크와 화이자 등 복용에 편리한 경구용 치료제를 대량 도입해놓는 것이 지속 가능한 위드코로나를 위한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은 먹는 ‘경구용 치료제’ 단계까지 이르렀으나, 확실한 효능을 입증한 ‘게임체인저’는 아직이다. 

최근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란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머크사의 ‘몰누피라비르’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검토 결과 기존 알려진 입원·사망률 감소효능 50%가 30%로 하향됐다.

경쟁사인 화이자에서 개발한 효능 89%의 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도 현재 FDA 신속허가 신청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현재 머크, 화이자 등과 경구용 치료제 선구매를 추진 중이다.

한편 29일 0시 기준 신규확진자는 3309명으로, 휴일에도 불구하고 3000명 초중반대를 유지했다. 위중증환자는 629명 발생하면서 닷새째 600명대를 기록하고 있으며, 사망자도 연일 높은 수치를 기록해 치명률은 0.81%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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