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제1터미널 카운터에 우리나라와 '트래블 버블' 협정을 맺은 사이판으로 출국하려는 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공항 제1터미널 카운터에 우리나라와 '트래블 버블' 협정을 맺은 사이판으로 출국하려는 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박효령 기자] 코로나19로 위축됐던 항공업계가 모처럼 살아나는 분위기다.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 여행안전권역) 체결 후 외국인 관광객이 처음 한국을 방문하면서부터다. 지난 15일 싱가포르 단체 여행객들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에 입국했다. 이는 정부가 트래블 버블 협정을 도입한 후 첫 성과로 꼽힌다.

관세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트래블 버블을 통해 사이판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내국인이 2500여명에 달한다. 연말 항공권을 예매한 승객까지 더하면 1만명은 족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트래블 버블이 시행된 올 하반기 이후에는 월 평균 30만명의 여행객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처럼 여행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트래블 버블 효과인 셈이다.   

실제로 개별 여행을 허용한 괌을 비롯해 태국도 지난 1일부터 굳게 닫았던 국경을 열었다. 유럽 국가 스페인·프랑스·그리스·터키·스위스 등은 한국 여행객의 입국을 허용했다.

더욱이 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와 팔라우와도 트래블 버블 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시도 중이라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항공업계는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달부터 미국 하와이, 호주 시드니, 뉴질랜드 오클랜드 정기편 운항을 재개했다. 특히 하와이 노선은 지난해 4월 운항을 중단한 지 19개월 만에 재운항을 시작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03년 이후 18년 만에 괌 노선 운항을 다시 운영하기로 했다. 또 주 1회 운항 중이었던 인천~사이판 노선도 주 2회로 증편했고 싱가포르 노선은 지난 15일부터 주 5회로 늘렸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트래블 버블에 따라 현재 여객 수요는 점진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예매율에 따라 내부에서 노선 검토와 증편, 재운항 등을 논의한 뒤 정부에 인가를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LLC 업계도 회복세에 발을 맞췄다. 제주항공은 다음 달부터 부산~사이판 정기 편 운항을 시작하고 이달 말 인천~괌과 방콕 노선 운항을 재개한다.

티웨이항공은 다음달 안에 취항을 목표로 인천~싱가포르 노선 운항을 준비하고 있으며 자가격리 없는 괌 등으로의 비행 운항도 순차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진에어는 이달 28일부터 인천~괌 노선을 매주 2회에서 4회로 증편했으며 말레이시아 정부의 여행 규제 완화에 맞춰 다음 달부터 인천~코타키나발루 부정기편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진에어는 여행 심리가 회복되는 추세를 고려해 추후 방콕, 치앙마이, 다낭 등의 운항을 검토 중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LCC업계 관계자는 “아직 수요가 대폭 확대되지 않은 시점이지만 트래블 버블로 인해 작은 희망을 걸어보고 있다”며 “향후 동남아 전체나 가까운 일본 등으로 협정이 확대된다면 항공업계의 회복세가 눈에 띄게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하지만 노선 승인 관련해 검토할 사항이 코로나19 이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며 “국토부 인가 절차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확진자 수가 매일 급변해 다양한 노선으로 확대하는 데는 아직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아직 여객 수요가 늘지 않는 점, 각 국 방역 수용량에 제약이 있는 점,  방역 당국과 노선 협의를 거쳐야 하는 점 등에 있어 노선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UAE, 팔라우와 트래블 버블 협의가 진행 중인 것은 맞으나 아직은 완성 단계는 아니다”라며 “여러 국가와 개방 의사를 공유하고 실무적인 회의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여행 가능 지역을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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