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전기차 충전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국제사회는 지난 2015년 파리기후협정을 기점으로 기후위기 대응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주요국들은 앞다퉈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설정, 석탄연료를 퇴출하고 신재생에너지 구축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유엔(UN)의 시나리오대로라면 2050년엔 도로 위 내연기관차는 15%밖에 남지 않는다.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 남은 내연기관차는 어떻게 될까. ‘내연차의 미래’에 대해 3회에 걸쳐 짚어봤다.


① “전기차 지금 갈아타도 될까?” 운전자는 고민 중
② 전기차로 꿈꾸는 장밋빛 탄소중립, 이면엔 가시덤불
③ “전기차, 내연기관차와 상생 구도 형성해야”


전 세계가 밀어주는 전기차자동차 업계 앞다퉈 신차 출시 경쟁

[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현대차‧기아는 수소전기차 넥쏘를 시작으로 아이오닉, 아이오닉5, EV6 등 다양한 친환경차를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도 첫 전기차인 G80 전동화 모델로 국내외 호평 속 해외 수출도 상승세다.

국내 판매량 면에서도 전기차 등 친환경차는 독보적이다. 지난 2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분기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약 39만 2000대로 전년 동기보다 13%가량 줄었지만, 친환경차 판매량만큼은 60% 이상 늘어난 9만 2300대를 팔았다.

현대차 아이오닉 5가 2983대로 1위를 차지했고, 기아 EV6(2654대), 쏘렌토 하이브리드(2320대), 그랜저 하이브리드(1923대), K8 하이브리드(1632대)가 팔려나갔다.

수출에서도 친환경차 비중이 날로 늘어 지난달 전체 수출된 차량 중 친환경차는 23.8%로, 지난해 9월(14.4%)보다 2배 가까이 치솟았다.

여기에 정부도 힘을 싣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확정하면서 “건물, 수송, 농축수산, 폐기물 등 다방면에서 감축 노력을 강화하고 메탄 감축에도 힘을 쏟아달라. 특히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업계는 즉각 반응했다. 정부의 정책 서포트를 등에 업고 지난 2020년 4종에 불과했던 신형 전기차의 종류를 늘려 올해 10종 이상 쏟아냈다. 특히 자가용 형태로만 국한됐던 장르도 해치백, SUV, CUV 등으로 다양해지며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정부가 내놓은 친환경차 확대 정책 효과로 자동차 제조사들은 다양한 모델을 집중적으로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가 대세라는데…불편하지는 않을까?”

쏟아지는 신차 앞에서 소비자들의 고민은 깊어진다. 수 천만 원에 이르는 가격과 한 번 구매하면 수년은 타야 하기에, 내연기관차냐 친환경차냐를 두고 선택의 기로에 선 것이다.

10년 이상 내연기관차를 탄 40대 이 모씨는 “취업하면서 산 차를 바꿀 때가 됐는데, 주변에서 전기차로 바꾸라는 조언을 많이 한다”며 “전기차의 충전이 불편하지 않을까, 가다가 멈추는 건 아닌가 고민만 한지 3개월이 넘어간다”며 웃었다.

소비자들의 이런 고민은 신차와 중고차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내연차와 전기차 사이에서 갈등하는 소비자들은 그 사이 단계로 여겨지는 하이브리드차에 눈을 돌리기도 한다.

내연기관 엔진과 전기모터를 함께 구동력으로 활용하므로 시스템 변화에 대한 부담이 적고 친환경차로 분류돼 이에 따른 혜택도 있어 현재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차로 주목받는다.

실제로 8월 자동차 등록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등록된 신차 중 하이브리드 차량은 전년 동월 대비 44.1%나 올랐다. 내연차 판매량을 넘는 일도 예사다. 현대차의 싼타페 하이브리드 모델은 지난 8월 2041대 팔려 가솔린 모델 판매량(1281대)을 넘어섰다.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도 내연기관 모델보다 반응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기차-내연차 중간단계, 하이브리드로 눈 돌리는 소비자들

이런 현상은 중고차 시장에서도 이어진다. 중고차매매 플랫폼 엔카닷컴에 따르면 전체 중고차 평균시세는 소폭 감소하는 추세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은 오르는 중이다. 중고차 매매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인프라에 불안함을 느낀 이들이 하이브리드 모델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완성차 업계도 하이브리드 모델에 주목한다. BMW코리아 측은 “전기차와 내연차의 중간단계라고 보고 선택하는 분들이 많다고 분석해, 하이브리드 모델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전기화 시리즈도 준비 중이며 올해 말 몇 가지 차종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지엠 측도 “현재 전기차는 너무 비싸기 때문에 구매 보조금을 주는 만큼 성장하는 시장이라고 본다”며 “보조금이 바닥이 나고, 배터리 수급난이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서 전기차 시장은 당분간 지극히 초기 단계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그러나 전 세계적 목표인 탄소중립에 다가서기 위해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에 대한 개발과 투자는 적극적으로 꾸준히 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