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8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개막한 ‘2021 수소모빌리티+쇼’ 전시회에 앞서 열린 ‘H2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한 주요 기업 총수들.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8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개막한 ‘2021 수소모빌리티+쇼’ 전시회에 앞서 열린 ‘H2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한 주요 기업 총수들.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박현 기자] 최근 기업간 상호 협력이나 이른바 ‘합종연횡’을 통해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려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4차 산업혁명’, ‘디지털 전환’, ‘친환경’, ‘탄소중립’ 등이 경영 전반의 주요 화두로 부각되는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와 기후변화 위기 확산 등으로 증대되고 있는 앞날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각 기업의 포석으로 분석된다.

◇수소사업 관련 협력 확대

지난달 8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개막된 ‘2021 수소모빌리티+쇼’ 전시회에 앞서 수소경제 활성화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수소기업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이 공식 출범했다. SK, 현대차, 포스코, 롯데, 한화 등 주요 그룹을 포함해 모두 15개 회원사로 구성됐다.

이처럼 국내 경제계에 미래 글로벌 에너지원으로 수소가 첫 손에 꼽히면서 해당 협의체 출범을 전후해 수소 관련 사업을 확대·강화하기 위한 기업간 연대가 가속화하고 있다.

먼저 포스코그룹은 GS그룹과 지난달 7일 서울 GS타워에서 ‘포스코-GS 그룹 교류회’를 갖고 미래 신사업 분야 상호 협력을 표명했다.

양 그룹은 수소사업 분야에서 해외프로젝트 공동 참여, 신규 수요처 발굴 등 블루·그린수소 생산부터 저장, 운송, 활용에 이르기까지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내 수소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포스코그룹은 GS그룹이 보유한 자동차 정비·주유, 글로벌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원료 공급을 위한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오는 2029년 이차전지 폐배터리 발생량이 이차전지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정스크랩 발생량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돼 폐배터리 회수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양 그룹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보유한 팜(palm, 야자나무) 농장, 관련 가공 설비와 GS칼텍스의 바이오 연료 생산기술, 판매 노하우 등 각 계열사 인프라를 활용해 팜 정제유 사업 확대, 재생 원료 기반의 바이오 항공유 등 차세대 바이오 연료 사업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에쓰오일도 삼성물산과 수소를 포함한 에너지 신사업 개발을 본격화하기 위해 지난달 22일 ‘친환경 수소 및 바이오 연료 사업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양사는 암모니아와 수소를 도입하기 위한 노하우와 인프라를 구축하고 경쟁력 있는 국내 유통 모델을 개발하는 등 수소 사업 전반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아울러 양사는 차세대 에너지 사업에서도 다각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탈탄소를 위한 고효율 수소 연료전지 공급 연구·개발과 실증, 선제적 공동 투자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또 친환경 바이오 디젤, 차세대 바이오 항공유를 개발하고 해외 인프라를 활용한 원료 소싱, 생산과 마케팅 분야에서 협력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 시대에 대응하고 지속가능 성장을 실현하기 위해 수소·연료전지·리사이클링 등 신사업 분야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도 현대일렉트릭과 함께 연료전지 기반 이동형 발전기, 항만 육상 전원 공급장치 개발 등 수소 연료전지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이는 양사가 지난 7월 29일 체결한 ‘발전용 수소 연료전지 패키지 상용화를 위한 양해각서’에 따른 행보다.

해당 협약으로 현대차는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 공급과 기술 지원을 맡고,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일렉트릭은 해당 연료전지를 탑재한 발전용 시스템 패키지를 개발한 후 이를 이동형 발전기, 항만 육상 전원 공급장치 등에 활용하는 사업 모델 개발을 담당할 계획이다.

기존 디젤 발전기가 주종을 이루는 이동형 발전기 시장에서 수소 연료전지 기반의 발전 시스템을 공급함으로써 건설 현장이나 항만 시설 등의 다양한 산업 분야에 친환경 수소 에너지를 보급할 예정이다.

◇경쟁사나 타 업종 간에도 협력 체제 구축

기업간 상호 협력은 동일업종 내 경쟁사나 직접적인 연관성이 적은 타 업종간에도 펼쳐지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 1, 2위를 달리고 있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공동 연구를 통해 굴이나 조개 등의 껍데기인 ‘패각’ 폐기물을 제철공정 부원료로 활용하기로 했다. 패각은 전국적으로 연간 30~35만톤 정도 발생되나 어촌 지역에 방치되며 폐수와 분진, 악취 등을 유발해 환경오염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그동안 양사는 패각 성분이 소결공정에서 사용되는 석회석 성분과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 전남 여수의 패각 가공 전문업체인 여수바이오와 함께 석회석을 패각으로 대체할 방안을 공동 연구해 왔다. 그 결과 지난달 15일 여수바이오가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패각 재활용환경성평가 승인을 획득함에 따라 패각을 제철 부원료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향후 지역 환경문제 해결은 물론 석회석 대체재 활용을 통한 자원 절약과 경제성 확보 등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현대건설기계는 지난달 29일 IBK기업은행과 ‘파트너사 스마트공장 지원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현대건설기계의 협력사 공장 내 스마트시스템 구축을 위한 기술과 재원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건설기계는 중소 제조 파트너사의 생산관리시스템(MES) 구축과 고도화 작업에 필요한 기술, 금융 비용 등을 부담하며, 기업은행은 저신용으로 대출이 어려운 중소업체들을 대상으로 시스템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양사는 올해 현대건설기계 협력사 5개 업체를 우선 선정, 총 15억원 규모의 지원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처럼 확산되고 있는 기업간 상호 협력 움직임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지난해 초부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움츠러들었던 기업 활동 전반에 얼마만큼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인지 초점이 되고 있는 것이다.

각 기업의 고유 사업영역을 넘나드는 연대나 ‘합종연횡’도 나타나는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는 기업들이 전방위 협업을 통해 미래의 불확실성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먹거리와 신성장동력 창출에 한층 효과적으로 다기서야 한다고 주문한다.

다만 사업 협력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비해 사전에 기업간 충분한 논의를 통해 해결책이나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뒤따른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기업간 상호 협력은 미래 신사업을 향한 기업 스스로의 필요성에 따라 형성된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시간이 흐를수록 업종 특성에 따라 다양한 방식이나 형태를 띄며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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