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오늘 공인인증서가 폐지 된 날인데 그동안 오르던 관련 주가가 왜 일제히 하락했을까요?”

몇 달 전 금융증권부 신입 기자가 애널리스트에게 이같은 전화 문의를 하던 광경이 기억난다. 물론 기존에 주식 투자를 해왔거나 증권 기사를 관심 있게 읽어본 이들이라면 이것이 ‘선반영’과 ‘차익실현’ 때문임을 익히 알고 있겠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유기적이어서 모든 사안이 이처럼 단순 변수로만 작동하지 않는다. 그래서 어느 한 가지 측면만 보다가는 다른 것을 놓치게 마련이다.

13일 오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됐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논단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아 재수감 된 지 207일만이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장보다 3.8% 하락한 7만4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가석방 결정 소식이 전해진 지난 9일(8만1500원) 이래 총 8.71% 하락했다.

취재에 있어서는 채 1년이 되지 않은 신입 기자나 15년이 넘은 선임 기자나 다를 바 없다. 애널리스트에게 문의를 한다.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이 삼성전자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어떻게 전망하세요?”

하지만 대답은 신입 기자 때와 달리 선반영이나 차익실현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이번에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내린 동력이 4분기 D램가격 하락 우려이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13일 트렌드포스는 4분기 D램 가격 하락 전망 리포트까지 내놓으며 한층 시장이 얼어붙었다.

이날 또 다른 반도체 관련 종목인 SK하이닉스는 10만원 선마저 무너지며 9만8900원까지 떨어졌다. 최종 전장보다 1% 오른 10만1500원으로 마감했지만, 9일(11만6000원)과 비교하면 삼성전자보다 훨씬 낙폭이 큰 12.5%나 주가가 빠졌다.

이런 가운데 종목토론방과 주식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주 내내 삼성전자 주가 하락에 대해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을 탓하는 글과 댓글이 가득했다. 물론 오너의 복귀가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하는 것도 순진한 시각이겠지만, 적어도 이번 급락 탓을 오롯이 그에게 돌리며 ‘다시 감방 들어가라’고 하긴 어렵겠다.

삼성전자 주주라면 상황이 이 지경이 됐으나 반도체 전망을 파악하고 주식 투자 운용계획을 세우는 편이 훨씬 효과적인 대응이 될 것이다.

아울러 한 마디 덧붙여본다. 흔히 ‘삼성전자 주가는 우상향’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과도하게 빚내서 레버리지 투자한 개인투자자라면 강제청산의 위협이 발동할 때다. 아무쪼록 이 위태로운 시기를 무사히 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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