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업계가 원자재 부담으로 가격인상에 나선 가운데 제과업계도 가격 인상 여부를 두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박예진 기자] 원자재 인상으로 식품업계가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소비자물가가 꿈틀대고 있다.

특히 밀가루, 유지류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높아진 제과업계의 부담이 커졌다. 같은 재료를 사용하는 라면업계에서는 이미 가격 줄인상이 시작됐다.

곡물가격지수는 지난 5월 최고치(132.8)를 찍은 이후 6월부터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전년동기 대비 높은 수준이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7월 식량가격지수’를 보면 7월 곡물가는 전년동월 대비 29.6%가량 높은 125.5포인트(p)를 기록했다. 

밀은 북미 지역의 건조한 날씨와 유럽 지역의 폭우로 인한 작황 우려로, 유지류 중 팜유는 말레이시아 등 주요 생산국 생산량 저하로 가격이 상승했다. 

앞서 라면업계는 13년 만에 가격인상을 단행한 오뚜기가 총대를 메면서 가격 인상이 본격화 됐다.

농심도 4년 8개월 만에 신라면 등 주요 라면의 출고가격을 평균 6.8% 인상키로 했다.

출고가격 기준 △신라면 7.6% △안성탕면 6.1% △육개장사발면 4.4%가 인상된다. 16일부터 신라면 가격은 봉지당 평균 676원에서 약 736원으로 오른다.

삼양식품과 팔도도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구체적인 가격 인상률과 시기는 미정이다.

풀무원은 라면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앞서 6월 국제곡물 가격 인상 등을 이유로 우동, 냉면과 같은 냉장면과 떡 등 제품 40종 가격을 평균 8%가량 인상한 바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라면 가격인상과 냉장면 가격 인상은 별개”라면서 “라면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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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과업계도 원가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밀가루, 유지류뿐만 아니라 설탕, 계란 등의 가격 인상에 영향을 받았다.

설탕은 전월(107.7p)보다 1.7% 상승한 109.6p를 기록했다. 전년동월과 비교하면 44.2%나 높다.

원유 가격 상승으로 사탕수수가 설탕 대신 에탄올 생산에 이용되고 브라질 이상기후까지 겹치면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계란 가격은 10일 기준 평균 7079원으로 평년(5308원) 대비 25% 높았다. 

이에 따라 해태제과는 이달 1일부터 홈런볼, 맛동산 등 5개 품목 가격을 인상했다. 평균 인상률은 10.8%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이번에 가격이 인상된 제품들은 3년에서 8년간 가격이 유지됐던 제품”이라면서 “원가 개선, 비용 효율성을 통해 가격을 유지해왔으나, 원가 압력을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가격 인상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오리온은 수익, 효율 중시 경영체제 체질화를 경영방침으로 원가절감 노력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원재료 인상 압박은 받고 있으나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며 “원부재료구매 글로벌 통합관리, 착한포장 프로젝트 시행으로 원가 절감분을 제품에 반영하는 등 비용 효율화를 통해서 원가를 조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제과는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밀가루뿐만 아니라 계란, 유지류 등 안 오른 원자재가 없다”라면서 “가격인상 검토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라면, 과자 외에도 최근 햄, 참치캔 등 가공식품 가격이 인상됐다.

동원F&B는 참치 등 원재료비와 고정비가 인상되면서 7월 초 참치캔 가격을 10% 인상했다. 2017년 이후 4년 만이다.

CJ제일제당은 2월 햇반 가격을 6.8% 올린데 이어 7월에는 스팸 등 캔햄을 비롯한 소시지류 가격을 9.5% 올렸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확산과 사료값 인상 등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인상되면서 불가피하게 인상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발표한 ‘7월 생활필수품 가격조사’를 보면 △고추장(2.5%) △참기름(4.0%) △케첩(0.5%) △마요네즈(0.2%) △생수(0.7%) △오렌지주스(1.7%) △콜라(0.5%) 등의 가격이 인상됐다.

2분기 식료품과 비주류음료(식품) 물가는 전년동기보다 7.3% 상승하며 2011년(7.8%)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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