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신하연 기자] 올해 이베이코리아 다음으로 ‘핫’한 매물로 2조원까지 몸값을 불렸던 배달앱 요기요 매각이 5개월 연기됐습니다.

요기요를 운영하던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승인에 따라 업계 1위 배달의민족 인수 대신 내달 초까지 요기요 지분을 처분해야 했죠.

하지만 유통가의 뜨거운 관심은 그다지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배달앱업계 후발주자 쿠팡이츠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면서 요기요의 매력이 반감한 데다 독특한 매각 절차도 부담스러웠기 때문이죠. 

DH가 1위 배달의민족을 품기 위해 2위인 요기요를 파는 입장이라 결국 원매자는 최대 경쟁사를 인수할 DH 측에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히며 인수전 흥행 분위기를 이끌었던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성공하면서 발을 빼자 분위기는 더욱 싸늘해졌습니다.

이후 본입찰이 지지부진해지자 본입찰 흥행에 실패한 요기요는 결국 공정위 측에 “현재 본입찰에 참여한 3개사로 구성된 컨소시엄과 매각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해당 매각협상을 마무리하고 매각대금 지급 등 관련 절차를 완료하는데 5개월이 더 소요된다”라고 소명했습니다.

당국은 매각 기한 연장을 신청을 받아들여 5개월 연기를 승인해줬습니다.

여기서 요기요가 현재 협상 진행 중이라고 알려온 컨소시엄 3사에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퍼미라와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예비입찰 당시부터 요기요 인수에 관심을 보여온 글로벌 사모펀드(PEF)인데요, 전략적 투자자로 GS리테일이 자연스럽게 등장했습니다.

증권가는 벌써부터 요기요 인수 시 GS리테일 기업가치 상승을 점치고 있습니다.

GS리테일의 등장에 시선을 돌려보겠습니다.

우선 이번 요기요 인수는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본입찰 연기와 함께 몸값이 점점 낮아져 여전히 2위를 수성하고 있는 배달앱 강자치고는 인수가액이 많이 떨어진 상태인 데다가 단독이 아닌 컨소시엄 참여로 직접적인 재무 부담도 덜었죠.

무엇보다 퀵커머스 역량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롯데‧신세계와 매출액 규모에 올라섰지만, 각각 롯데온과 쓱닷컴을 필두로 확장에 공들이는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비교하면 내세울 만한 온라인 시장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통합법인 출범과 동시에 론칭이 전망됐던 GS리테일의 이커머스 플랫폼 ‘마켓포’는 정식 오픈이 미뤄지고 있고요.

합병과 함께 메쉬코리아 지분(19.53%)을 받고 최근 자체 퀵커머스 플랫폼 ‘우리동네 딜리버리(우딜)’ 앱을 선보이는 등 배송 역량 확대에 적극적인 행보의 배경으로도 읽힙니다.

향후 5년간 디지털 커머스, 인프라 구축, 신사업 등 영역에 총 1조원을 투자한다고 하네요.

코로나19가 촉발한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라 온라인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라스트마일 딜리버리’라고도 불리는 퀵커머스 역량도 필연적으로 요구되고 있죠.

다만, 이제는 이커머스 플랫폼에만 기댈 수도 없습니다. 온라인 시장 경쟁력이 그새 ‘플랫폼’에서 ‘물류’로 이동하는 추세입니다.

모바일과 온라인으로 구매하더라도 결국은 소비자가 직접 받아보는 ‘상품’이다보니 빠른 배송 속도 중심의 오프라인 물류 배송이 중요해졌기 때문인데요. 구매는 온라인으로 하더라도 수령은 오프라인 쇼핑만큼 빨리 받게 되는 세상이 오고 있습니다.

이달 초 GS홈쇼핑과 합병한 GS리테일은 물류망 통합에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합병 이후 물류망 통합작업은 차곡차곡 진행되고 있고요. 

통합 GS리테일은 현재 오프라인 물류센터 31개(저온센터 18개), 디지컬커머스물류센터 3개, 홈쇼핑 물류센터 2개 전담배송 센터 24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국에 촘촘히 퍼져있는 편의점, 슈퍼마켓 등 1만5000여개 오프라인 소매점 인프라와 메쉬코리아 배송 거점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물류망을 강화할 수 있죠. 근거리 일반인 도보 배송원 ‘우친’ 8만명도 확보했습니다.

가령 모바일커머스(GS홈쇼핑) 상품을 기존 오프라인 인프라를 활용한 신속 공급이나 택배나 라이더뿐 아니라 고객픽업 등 차별화된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전략도 고려되고 있죠. 

가공식품(편의점)과 신선식품(GS더 프레시) 매장을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상품공급 경쟁력 강화는 덤입니다.

그동안 온라인 업체들이 구축하지 못했던 경쟁력 구현이 가능해질 수도 있습니다. 

기존 오프라인 기반 유통강자가 온라인 커머스를 무리수를(?) 두며 시장 변화에 따라가지 않고 가진 역량을 활용해 시너지를 내는 전략입니다.

통합 플랫폼의 목적지는 분명합니다. 승자의 저주에 갇히지 않고 연착륙입니다. 추가 모바일 수요에 부합해 향후 유통업계 전체 판도가 뒤흔들 가능성은 여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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