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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업계가 코로나19로 수익이 줄어든 가운데 원자재, 인건비 등 부담이 늘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박예진 기자] 프랜차이즈업계가 원자재‧인건비 부담으로 가격 경쟁과 소비자 반발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기업에서 고려하고 있는 4대 고정비 중 최근 원자재, 인건비 등이 오르면서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공업제품, 서비스, 농축수산물이 상승했다. 전년동월대비 2.4% 올랐다.

전년동월 대비로는 △달걀(54.9%) △쌀(13.7%) △고춧가루(35.0%) △돼지고기(6.2%) △국산쇠고기(7.1%) △마늘(48.7%) △참외(14.1%) 등도 동반 상승했다.

전월 대비로는 호박(27.9%)을 비롯해 △상추(11.1%) △고등어(2.6%) △오이(10.1%) 가격이 꿈틀됐다.

외식 물가도 지난해 12월부터 상승해 6월을 기준으로 전년 동기보다 2.1% 상승했다.

외식 물가 상승률이 2%를 기록한 건 2019년 4월(2.0%) 이후 2년 1개월 만이다.

품목별로 보면 △짬뽕(3.3%) △치킨(2.6%) △햄버거(6.1%) △구내식당 식사비(4.4%) △김밥(4.2%) 등이 평균 외식 물가보다 올랐다.

돼지고기, 국산쇠고기 가격이 오른 가운데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무한리필 고깃집 등도 사정이 악화되고 있다.

물가상승률 부담으로 송추가마골 인 어반‧백숙‧반상 외식 업체 동경도 이달 10일부터 모든 메뉴 가격을 인상한다. 

한신포차, 돌배기집, 홍콩반점 등 외식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더본코리아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본사가 비용을 지원하는 다양한 할인‧배달 프로모션으로 가맹점 부담을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수익이 줄어든 가운데 돼지고기, 쇠고기 등 원자재‧인건비 상승으로 고깃집, 주점 등 매장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업체의 부담이 크다”며 “무한리필을 제공하던 고깃집은 배달로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부터는 인건비도 9160원으로 기존(8720원)보다 5% 인상된다.

카페, 치킨업종은 배달을 중심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어 고깃집, 주점보다 상황은 나은 편이지만 두 업종도 원자재와 인건비 인상 부담에서는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김가명(남·46세)씨는 “코로나19로 수익이 20%가량 줄었는데 원자재와 인건비 등 지출은 늘고 있어 이윤을 남기기 어려워졌다”며 하소연했다.

낙농진흥회가 다음달 1일부터 원유가격을 2.3% 인상하면서 카페업계 가격 인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낙농진흥회가 다음달 1일부터 원유가격을 2.3% 인상하면서 카페업계 가격 인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카페업계는 폴바셋, 투썸플레이스, 이디야 등 주요 업체가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오프라인 매출을 상쇄하고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과 무더위로 외출이 어려워지면서 지난달 1일부터 21일까지 3주간 배달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5배 늘었다.

이디야도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작된 지난달 12일부터 18일까지 1주간 전국 가맹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배달 서비스 이용 건수가 전주 대비 18% 상승했다.

다만 이달 원유 가격이 인상되면서 원자재 부담이 커졌다.

낙농진흥회가 앞서 올해 원유 가격을 1L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3% 인상을 발표하면서다.

원유 인상은 유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다만 유제품 가격 인상분이 2.3% 이상을 넘기는 어렵다.

우유가 서민 물가와 관계가 깊을 뿐만 아니라, 아이스크림, 라테, 빵 등 우유가 들어가는 제품도 연쇄적으로 가격이 오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원유 가격 인상에 따른 제품 인상 계획은 아직 없다”라면서 “유제품 가격이 올라가면 폴바셋 원가 부담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투썸플레이스와 이디야도 원가 부담은 늘고 있으나 유제품 가격이 인상되더라고 하더라도 당장 가격 인상을 하진 않을 전망이다.

이디야 관계자도 “원유 가격 인상으로 유제품 가격 인상이 예측되나 아직까지 가격 인상은 결정된 바 없다”며 “이디야커피는 안정적인 우유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으며 향후 우유제품 가격이 인상된다고 하더라도 당장 가격 인상분을 가맹점 공급가격, 소비자가격에 반영할 계획은 없다”고 단언했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도 “우유, 과일뿐만 아니라 원, 부재료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원가 압박이 커지고 있지만 최대한 감내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아직은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단계라고 말했다. 

치킨업계도 최근 닭, 식용유가격 인상으로 원자재 부담이 늘면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치킨업계도 최근 닭, 식용유 가격과 인건비 인상으로 부담이 늘고 있으나 ‘국민간식’이라고 불리는 만큼 가격 인상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다만 교촌, BBQ, bhc 등 주요 3사의 가격 인상 검토 계획은 현재까지 없다.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생산자물가지수’를 보면 닭고기는 전월(124.52%)보다 4.62%감소한 119.9%다. 전년 동월(100.17%) 대비로는 19.73%가량 올랐다.

식용유 가격은 전월과 동일했으나, 전년 동월(100.51%) 대비로는 4% 상승한 109.51%를 기록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공개한 ‘2분기 생활필수품 가격조사 결과’에서도 식용유 가격은 6.5% 상승하면서 가격상승률 상위 5%에 올랐다.

BBQ는 기존에도 일반적인 식용유 보다 7배 가량 비싼 올리브유를 사용하고 있어 부담이 더 큰 편이다. 

원자재 인상뿐만 아니라 인건비 인상으로 종업원 고용은 물론 배달비, 배달대행료가 높아질 가능성이 생기면서 부담도 늘고 있다.

최근 교촌치킨 일부 가맹점이 배달비를 2000원에서 3000원으로 인상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프랜차이즈업계에서 배달앱 이용은 필수로 자리 잡고 있다. 전화주문보다 배달앱 주문 비중이 커지면서다.

최근 배달대행료를 소비자가 부담하는 경향이 늘면서 배달원을 고용해 임금을 지급하는 것보다 수수료를 지급하는 게 부담이 더 적어서라는 이유도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익감소와 원자재 가격 인상, 최저시급 인상 등 판관비 부담이 높아진 상황에서 가맹점주가 가게 운용을 위해 유일하게 조정 가능한 부분이 배달대행료이기 때문이다.

배달앱을 사용하는 업체는 일반적으로 중개수수료 2000원가량과 배달대행료 4000원을 부담하고 있다. 거리가 2km이상 늘어나면 200원~300원이 추가된다.

궂은날이나 올림픽 때처럼 배달이 늘어 인력이 부족해지면 할증으로 500원이 붙는다.

통상적으로 가맹본부가 배달대행료 4000원 중 2000원을 부담하고 가맹점주는 나머지 2000원과 추가 금액을 내는 구조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배달비는 본사의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으며 가맹본부가 권고는 할 수 있지만 이를 강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원자재와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으면서도 업계가 쉽사리 가격 인상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가격 경쟁력과 소비자 반발 우려 때문이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일반 가게는 가격 인상에 큰 어려움이 없지만 브랜드력이 강한 프랜차이즈업체가 가격을 인상하면 온 국민의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원자재, 인건비 등 가격인상 부담은 커지고 있으나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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