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15일 온라인 하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투자협회]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15일 온라인 하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투자협회]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협회는 노후 소득보장 기능이 거의 상실된 퇴직연금의 제도 개선을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판단하고 있다. 수익률 제고라는 본래 취지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원리금보장상품도 사전지정운용(디폴트옵션) 상품 유형에 포함한 법안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통과시켜 주기 바란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은 15일 하계 기자간담회를 온라인으로 마련하고 이같이 밝혔다.

사전지정운용제는 가입자가 별도로 적립금 운용 방법을 지정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특정 방법이 적용되도록 일종의 기본값을 정하는 방식이다. 디폴트옵션 구성에 실적배당형 상품 등을 포함해 퇴직연금 수익률을 올리자는 취지다.

다만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쟁점이 되고 있는 부분은 투자자 원금을 보전하는 원리금보장상품을 디폴트옵션 구성에 포함시키는가 여부다. 보험업계는 원금 보전 필요성을 주장하고 금융투자업계는 제도 도입 취지에 어긋난다며 반대하고 있다. 나 회장은 이에 대해 본래 취지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포함을 제안했다.

나 회장은 “저성장, 저금리, 고령화 사회가 가속화되면서 안정적인 노후준비를 위한 사적 연금제도 개혁의 시발점으로서 디폴트옵션 제도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고 통과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어 올해 증시 전망에 대해서는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가는 기업의 영업실적이 선반영되는 지표이기 때문에 조정이 있더라도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금투협 주요 사업으로는 오는 10월 인공지능(AI)을 접목한 ‘금융투자 테스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주식과 펀드 투자가 보편적인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금융투자자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한다.

나 회장은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듯이 투자자는 진단 테스트를 거쳐 자신의 투자역량 수준과 투자 소양 지수를 확인하고 맞춤형 추천 콘텐츠를 학습하게 된다”며 “국민 모두에게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 [사진=금융투자협회]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 [사진=금융투자협회]

▶이하는 나재철 금투협 회장 하계 기자간담회 인사말 전문이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금융투자협회장 나재철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부득이 온라인상에서 만나게 되어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먼저, 그간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 많은 도움을 주신 협회 출입기자단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6월말을 기점으로 제 협회장 임기의 반환점을 돌았습니다. 저는 협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우리 협회가 “회원사를 대표해 금융당국과의 소통채널을 굳건히 하는 가교 역할”을 넘어 “능동적이고 선제적인 협상자이자 중재자로서의 협회”의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비전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올 상반기에도 우리 협회는 정부와 회원사, 투자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시장친화적 제도 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 활동을 펼쳐 왔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발발 이후 우리 자본시장은 큰 위기를 겪었습니다. 주가가 급락하고 단기 자금시장도 한때 경색되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한국 증시는 놀라운 성과를 냈습니다. 주요국가 중 가장 빠른 회복에 성공하여 코스피 3000 시대가 열렸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정부의 시의적절하고도 과감한 경제대책과 함께, 무엇보다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대규모로 주식시장으로 이동한, 이른바 ‘머니 무브’ 덕분이었습니다.

동학개미 열풍 속에 개인투자자 1000만명 시대가 열렸고, 가계 전체 금융자산 중 주식과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 또한 역대 최고치를 돌파했습니다. 바야흐로 주식과 펀드투자가 국민들의 보편적인 재테크 수단이 된 것입니다.

우리 협회의 어깨 또한 무겁습니다.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에 부합하고, 저성장ㆍ저금리ㆍ고령화 시대를 맞아 자본시장이 한국 경제의 혁신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우리 내부의 역량을 키워 나가야 한다는 소명의식을 느낍니다.

오늘은 지난 반년간 우리 협회가 금융투자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일궈낸 성과와 향후 중점추진 사업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상반기 성과 및 하반기 과제

무엇보다 우선, 우리 자본시장은 국민재산 증식에 기여하는 중대한 임무를 안고 있습니다.

이러한 임무의 완수를 위해 협회는 연금제도 선진화와 공모펀드 및 ISA제도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올 초부터 국회에서는 저조한 퇴직연금의 수익률 개선을 위해 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노후준비를 위한 사적 연금제도 개혁의 시발점으로서 제도 도입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기대가 높은 상황입니다.

그러나 논의 과정에서 사전지정운용 상품유형에 원리금보장상품 포함 여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면서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협회는 노후 소득보장기능이 거의 상실된

퇴직연금의 제도개선을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에 저는 대승적 차원에서 국회에 간곡히 요청드리고 싶습니다. 수익률 제고라는 본래 취지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원리금보장상품도 사전지정운용 상품 유형에 포함한 법안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통과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사전지정운용 제도가 도입되면 퇴직연금은 그야말로 가입자를 위한 제도로 완전히 탈바꿈할 것입니다. 퇴직연금을 유치만 하고 가입자에 대한 사후 서비스는 나 몰라라 하는 시장 구조도 맞춤형 서비스와 우수한 상품으로 경쟁하는 구조로 바뀔 것입니다. 수익률 경쟁에서 뒤쳐진 퇴직연금사업자는 가입자들의 외면을 받게 되는, 그야말로 가입자들이 퇴직연금 제도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때가 도래하리라고 기대합니다.

또한 자본시장을 통한 국민자산 증식을 위해 ISA 제도 개선에도 계속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올 초 도입된 투자중개형ISA는 투자와 절세 혜택이 맞물리면서 가입자 수가 4개월여 만에 80만 계좌를 넘어설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2016년 중산층 재산 형성 지원을 위해 도입된 세제혜택 상품인 ISA는 미미한 세제유인과 예적금 중심의 운용으로 인한 낮은 수익률로 가입 실적이 당초 예상치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 도입된 투자중개형ISA의 인기는 고무적인 현상입니다.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을 우리 경제를 선도할 혁신기업의 성장 지원에 활용하려면 자본시장에 장기 투자하는 국민에게 획기적인 혜택을 부여해야 합니다. 이제 우리도 금융선진국처럼 금융투자상품 전용 비과세 상품인 투자형ISA를 도입해야 할 때라고 생각하며 이를 위해 적극 노력할 예정입니다.

또 중산층 재테크 수단인 공모펀드 활성화를 위해 탄력적인 펀드 운용이 가능한 규제 개선, 외화표시MMF 도입 등의 내용을 담은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 방안’을 정책 당국과 협의를 통해 지난 2월 발표하였습니다. 하반기에도 관련 법․규정 개정에 맞추어 투자자들 편익이 증진될 수 있도록 공모펀드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힘쓰겠습니다.

둘째, 금융투자업의 혁신금융 활성화와 우리 경제의 저탄소 녹색성장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올 2월, 금융위의‘증권사 기업금융 활성화 방안’이 발표되었고증권사의 모험자본 공급 기능 강화를 골자로 하는 관련 하위 법령의 개정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모험자본 공급이라는 자본시장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우리 업권은 크게 환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투자은행 역할에 충실하도록 기업금융이 확대됩니다. 증권사의 벤처대출도 가능해지고, 모험자본 공급 관련 건전성 규제 부담도 줄어들게 됩니다.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도 늘어나게 됩니다.

과도한 규제 부담으로 지적되어왔던 금융투자회사의 정보교류차단제도인 일명 차이니즈월 규제가 완화되었습니다. 금융투자회사의 경영자율성이 한층 제고될 수 있는 반가운 정책입니다. 협회는 지난 5월 정보교류차단 표준내부통제기준을 개정하였으며, 하반기에는 실효성 있는 제도의 운영과 안착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5월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로 금융투자업 인가체계가 전면 개편되었습니다. 증권사가 업무 영역을 확장할 때마다 거쳐야 했던 복잡한 인가절차가 사라지고, 업무단위를 추가 등록하는 방식으로 심사절차가 간소화됩니다. 그리고 외국계 증권사의 영업양수도를 통한 조직형태 변경 시에도 심사요건이 완화됩니다.

올 12월 개정안 시행에 맞춰 하위법령 정비 작업도 진행 중입니다. 이번 개정으로 금융투자업 업무 영역에서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경쟁체계를 구축하고 영업 활동을 확대함으로써 자본시장의 효율성이 크게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부동산신탁을 통한 개발사업 영역도 확대되었습니다. 지난 6월, 소규모주택정비법 개정안 통과로 부동산신탁사가 소규모재개발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국민의 주거환경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내년 1월에는 도시 내 노후공업지역이 일자리 창출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는 공업지역정비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중위험 중수익 상품인 리츠에 대한 투자자의 다양한 투자수요를 충족하기 위하여 지난 3월에 협회는 리츠지원 전담조직을 신설하였습니다. 하반기에 공모·상장리츠의 활성화를 위한 규제 및 세제개선을 통해 투자자들의 부동산간접투자 기회를 확대하는데 노력하겠습니다.

협회가 운영하는 유일한 제도권 장외시장인 K-OTC의 역할이 커지고 있습니다. K-OTC시장은 기업의 자금조달 창구이자 초기 투자자들의 중간회수 시장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혁신기업의 성장 과정에 매우 중요한 임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공모주 청약시장이 나날이 뜨거워지면서, K-OTC시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K-OTC시장의 시가총액은 6년 반만에 22조원을 돌파했고, 올 상반기 일평균 거래대금도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늘어났습니다. 하반기에도 신규 기업유치와 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후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의 ESG 경영에 대한 국제사회의 요구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 경제가 조기에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도록 녹색채권, 녹색펀드 등 녹색‧기후금융 활성화를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아울러, ESG정보 공시, 녹색분류체계, 평가기준 등 투자자 친화적인 ESG투자 인프라 정비에도 힘을 보태겠습니다.

셋째.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한 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여 더 신뢰받는 자본시장을 만들겠습니다.

올 3월에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되었습니다. 협회는 금소법에 금융투자업의 특성과 업계의견이 반영되도록 노력한 바 있습니다. 또한 청약철회권, 위법계약해지권 등 신규제도의 정착을 위해 협회규정과 표준투자권유준칙을 개정하는 등 1차 규정정비 작업을 마쳤습니다.

하반기에는 투자성향파악 및 상품위험등급 분류방법을 개선하고,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표준내부통제기준을 신설하는 등 금소법 안착을 위한 준비를 마무리하겠습니다.

고위험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해 표준영업행위준칙을 마련하고, 협회 내에 상품분류점검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제도의 금융투자업계 연착륙을 도모하였습니다.

아울러, 협회는 금융투자업계와 함께 보이스피싱 예방과 주식리딩방 주의에 관한 홍보와 함께, 금융투자상품 약관 및 투자광고에 대한 철저한 심사를 통하여 금융소비자 권익 향상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넷째, 금융투자자 교육에도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동학개미는 코스피 3천시대를 견인하는 저력을 입증했습니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 자본시장에 대한 관심과 공부 열기도 뜨겁습니다. 이러한 관심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재산증식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동학개미’가 ‘스마트개미’로 진화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이에 우리 협회는 오는 10월부터 MZ세대(1980년 이후 출생자로 모바일 활용도가 높음)를 비롯한 새내기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인공지능을 접목한‘금융투자 테스트’를 오픈할 예정입니다.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듯이 투자자는 진단 테스트를 거쳐 자신의 투자역량 수준과 투자소양지수를 확인하고 맞춤형 추천 콘텐츠를 학습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투자자는 자신만의 합리적 투자습관을 발견하고 투자원칙을 확립할 수 있게 됩니다. 금융투자 테스트가 단순한 투자 공부를 넘어 투자 행태를 변화시키고 건전한 투자문화를 조성하는 교육 플랫폼이 될 것으로 확신하며, 국민 모두에게 무료로 제공하겠습니다.

나아가 금융회사 입장에서도 자사 고객들에게 금융투자테스트를 소개한다면 투자자들의 금융이해력 향상으로 금융사고를 예방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달 초 유엔무역개발회의는 한국을 개도국 지위에서 선진국으로 승격시켰습니다. 그야말로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선 한강의 기적입니다. 우리 국민의 저력이 이루어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산업도 선진국의 위상에 걸맞게 체질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중과세 논란 소지가 큰 증권거래세의 완전 폐지 등이 선진화의 기본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절반 남은 임기 동안 우리 자본시장이 선진시장으로 가는 기반을 굳건히 다지겠습니다. 앞으로도 한국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계의 발전을 위한 기자 여러분들의 냉철한 비판과 아낌없는 조언을 당부드립니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국민은 이를 반드시 극복해낼 것이라 확신합니다.

우리 모두 건강한 여름을 보내고, 웃는 얼굴로 직접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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