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민 대표

운전을 하면서 차에 소모품을 교환할 때가 되거나 고장이 나기 전에 정비센터를 찾는 일은 드물다. 사람도 아프기 전에 건강검진을 하듯, 요즘처럼 비가 자주내리는 시기엔 자동차를 미리 점검해 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름철엔 비가 많이 오고 무더운 날씨로 평소 운전 방법과 다른 주의가 필요하다. 사실 빗길 안전운전은 9할이 마음가짐이다.

본인의 운전실력을 과신하지 말고, 천천히 운행하는 것과 장마철에 대비한 소모품을 점검 교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운전의 기본은 속도를 줄이는 것,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평소보다 20% 이상 감속하고, 1.5배 이상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많은 운전자는 눈길에 비해 빗길의 위험도를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매우 위험하다.

빗길 과속 시 수상스키를 타듯 ‘수막현상’이 일어나 조향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미끄러지거나 제동력이 떨어진다. 또한 맨홀 뚜껑, 지하철 공사 등으로 도로를 덮어 놓은 철판 표면이 매우 미끄러워 가급적 피해 가는 것이 좋다. 부득이 지나야 할 때는 미리 속도를 줄이고 천천히 통과하고, 해당 구간에서는 불필요한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야 한다.

또한 빗길에서의 급출발과 급제동 및 갑작스런 방향 전환은 차로 이탈이나 전복사고의 원인이 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빗길 운전은 낮에도 시야 확보가 어렵기에 운전자 본인은 물론이고, 다른 운전자들과, 보행자들이 자동차를 인식할 수 있도록 전조등을 켜고 운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최근 출시된 차들은 항시 미등(데이라이트)이 켜져 있기도 한데, 이것만 믿어서는 안된다.

빗길의 도로는 곳곳이 움푹 파여 있는 씽크홀을 조심해야 한다. 이와 같은 사고는 보험처리로 해당 시도 지자체의 구상권을 통해 보상받을 수 있지만, 그 과정이 녹록치 않다.

특히 골목길 빗길 운전은 더욱 서행해야 한다. 우산을 쓴 상태에서 주위 시야가 가려진 보행자의 움직임에 주의해야 한다.

또한 도로의 특성상 배수를 위해 1차선보다 끝 차선이 살짝 기울어져 있기에 인도에 가까운 끝 차선은 물웅덩이가 많이 발생한다. 빠른 속도로 지나가면 보행자에게 물이 튈 수 있으므로 매너 운전을 해야 한다. 깊은 물웅덩이인 경우 차의 하체와 머플러 등에 물이 들어갈 수 있는데 이 경우 차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상시 침수 지역이나 지형적으로 낮은 곳의 주차는 피하고, 경사로보다 평지 주차를, 경사로일 경우 돌 등의 버팀목으로 미끄러지지 않도록 지탱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마철에는 와이퍼, 워셔액, 배터리, 램프, 타이어, 브레이크 점검이 필수다.

시야 확보를 위한 필수 부품인 와이퍼는 가까운 마트나 인터넷을 통해 주문하면 합리적 금액으로 교체할 수 있다. 직접 교체하는 것이 어렵지 않으니, 굳이 공임을 주고 맡기지 말자.

와이퍼가 잘 작동되는지, 워셔액이 잘 분사되는지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와이퍼 모터나 작동이 시원치 않으면 정비센터의 도움을 받도록 하자.

에탄올 친환경 워셔액이 몇 천원 더 비싸도 사용할 것을 추천한다. 워셔액이 앞유리에 뿌려진 후 흘러내리면, 에어컨 송풍구를 타고 작은 입자가 실내로 유입되는데, 호흡기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장거리 여행시에는 예비 워셔액을 준비하고, 다른 동승자나 어린이가 색상이 비슷한 음료수로 착각하지 않도록 잘 표시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장마철은 에어컨, 와이퍼, 뒷유리 열선 등 전기 장치를 많이 사용하게 되는데, 배터리가 방전되지 않도록 미리 전압테스트 등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배터리 교환 주기 2~3년 (차종에 따라 차이 있음)이 도래했으면 바꿔주는 것도 좋다.

운전자와 상대방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 헤드램프, 브레이크램프 등 램프류의 점검도 중요하다. 번거롭더라도 다른 이의 도움을 받아 뒷쪽 램프도 꼭 확인하도록 한다.

타이어는 앞에서 언급한 제동능력을 위해 트레드가 많이 남지 않은 경우 교환하는 것이 좋고, 전륜 후륜 성격에 따라 위치를 교환하기도 한다. 특히 타이어와 빗길 도로의 마찰력을 높이기 위해 평소보다 타이어 공기압을 10% 정도 높이는 것이 좋다.

제동 성능의 안전을 위해 브레이크패드, 브레이크오일 등 관련 소모품의 점검과 확인도 필요하다.

빗길 운전 중에 유리에 습기가 찰 때는 당황하지 말고 뒷유리 열선과 앞 유리 쪽 방향의 공조기를 조정한 후 에어컨을 켜주면 제거할 수 있다. 김서림 방지제와 같은 관련 자동차용품을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실내 바닥이 운전자와 동승자, 우산 등으로 인해 빗물에 젖는 경우가 많은데, 카펫 재질의 매트일 경우 곰팡이가 발생해 건강에 좋지 않으며, 불쾌한 냄새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도 잊지 말자.

장마철에는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고무나 알루미늄 재질의 코일 매트 등으로 잠시 교체해서 사용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이상의 필자가 언급한 내용을 염두해 빗길 운전의 자신감을 키울 수 있기 바라며, 아무쪼록 올 여름 무더위와 코로나19 시국에도 독자 여러분의 건강과 건승을 바란다.

<저자 약력>
- 현 오토비즈컴 대표
- 현 고려대 온라인마케팅 겸임교수
- 전 현대캐피탈 오토인사이드 대표
- 전 SK엔카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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