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게임‧IT대기업 등을 필두로 연봉경쟁이 벌어지면서 중소‧중견기업의 IT개발자 채용에 빨간불이 켜졌다. 일부 기업에서는 40‧50대 개발자 채용에도 나서며 활로를 찾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연초 게임‧IT대기업 등을 필두로 연봉경쟁이 벌어지면서 중소‧중견기업의 IT개발자 채용에 빨간불이 켜졌다. 일부 기업에서는 40‧50대 개발자 채용에도 나서며 활로를 찾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영민 기자] 연초 게임‧IT대기업 등을 필두로 연봉경쟁이 벌어지면서 중소‧중견기업의 IT개발자 채용에 빨간불이 켜졌다. 일부 기업에서는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프리랜서 채용을 늘리거나 외주한다.

교육원 등에서 단기교육을 마친 신입개발자를 채용하자니 엉뚱한 방향으로 개발이 진행돼 뒷수습에 애를 먹기도 한다. 이 같은 이유로 최근 중소‧중견기업에서 40‧50대 개발자를 채용하는 등 활로를 찾고 있다.

한때 IT개발자는 짧은 직업수명으로 대표됐지만 인력난이 심화되면서 옛말이 됐다. 검증되지 않은 이들을 채용하기 보다는 수년간 개발을 해온 이들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프리랜서의 경우 3년차 이상부터 프로젝트 참여가 가능해 일부 개발자가 허위 경력으로 시장에 뛰어드는 문제도 지적됐다.

정규직의 경우 4대 보험 이력으로 경력 확인이 가능하지만 프리랜서는 포트폴리오나 인터뷰를 통해 개발 이력을 확인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중소 IT기업 대표는 “올해 초에 개발자 연봉인상 경쟁 심화로 어느정도 연차가 있는 개발자를 대기업에서 전부 데려가면서 중소‧중견기업의 인력난이 심각해지고 있다”며 “당장 프로젝트 진행을 해야 하는데 신입 개발자를 데려다 쓸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입 개발자가 개발을 엉뚱한 방향으로 하면 수정하는데 시간이 더욱 많이 걸리고 오히려 처음부터 다시 개발을 진행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다소 트렌드에 뒤처지지만 수년간 개발 경험을 쌓은 이들을 채용하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프리랜서 개발자와 장기계약으로 안정화를 꾀하는 곳도 있다.

클라우드 솔루션을 개발하는 한 중소기업은 관리직을 제외한 개발직군을 프리랜서와 장기계약을 맺고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연봉인상 경쟁으로 눈높이만 높아지고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신입 개발자를 채용하기 보다는 프로젝트 진행이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프리랜서 10년차인 한 개발자는 “짧게는 6개월에서 1년의 계약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최근에는 3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장기계약을 체결하면 정규직과 다름없이 안정적이고 보다 나은 근무조건으로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인터뷰를 진행한 곳에서는 50대 개발자도 참여했다”며 “IT개발자가 직업 수명이 짧다는 말은 옛말이다”라고 덧붙였다.

다른 개발자도 “정규직만 보면 개발자의 수명이 짧아 보이는 것은 맞다”면서 “퇴사 이후 스타트업을 창업하거나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경력을 이어가는 이들도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근 벌어지는 개발자 채용 경쟁이 개발자에 대한 인식을 바꿨을지는 모르지만 신입 개발자들의 눈높이만 높여 놓았다”며 “정작 실력있는 사람들은 회사에 소속되기 보다는 프리랜서로 일하거나 자기 회사를 만드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최근까지도 IT개발자는 40대 중반을 넘으면 관리직이나 기술영업으로 전환되면서 퇴사 수순을 밟아왔다. 10년차 이상 개발자의 고액연봉이 부담스럽거나 소위 말하는 꼰대문화로 조직 내 불협화음을 불러온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서는 개발자 부족으로 40‧50대 개발자를 채용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자기개발을 하는 경우 나이는 크게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들 개발자의 경우 예전 ‘크런치 모드(프로젝트 마감 시한 전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집중, 장시간 근무형태)를 경험했던 세대로 충분한 시간만 주어진다면 프로젝트 완성도도 보다 높다는 평가다.

한편 올해 초 연봉인상 경쟁으로 개발자 채용에 나선 게임‧IT기업이 대규모 채용 계획을 밝히고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지만 대상이 되는 인원은 많지 않다고 알려졌다. 단순 코딩이 아닌 주도적인 개발업무에 투입될 인력이 부족한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IT대기업 등에서 대규모 개발자 채용에 나서고 있지만 개발자 직군도 서비스, 서버, 플랫폼 등 다양하게 나뉘어 있어 실제 대규모 이직으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며 “신입 연봉 제한선도 없앴다는 얘기도 있지만 그 기준에 맞출 수 있는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개발환경은 고급개발자로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단순히 부족한 인력을 채우는 것이 아닌 경쟁력 있는 개발자를 키우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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