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열연공장.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열연공장. [사진=현대제철]

[이뉴스투데이 박현 기자] 최근 철강제품 가격 인상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자동치업계와 조선업계의 반응이 대조적이다. 철강업계로부터 주로 강판을 공급받는 자동치업계는 원자재값이 크게 오른 점을 감안해 인상안을 수용하는 분위기인 반면 조선업계는 후판값 상승으로 인한 선가 인상에 따라 모처럼의 수주 랠리에 제동이 걸리지 않울까 우려하는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 수입가 기준(CFR) 철광석 가격은 지난 14일 톤당 220.7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12일 237.57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찍은 뒤 중국 정부가 원자재 가격 안정화를 위해 자국 거래소의 철광석 거래량 제한, 수수료 인상 등 적극 개입으로 같은달 말 190달러선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반등한 수치다.

이처럼 철광석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소비·생산이 회복세에 접어들고, 미국과 EU 등 주요 국가들이 경기 부양책을 펼치며 철강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중국 정부가 ‘2060년 탄소중립’을 선언함에 따라 자국 내 탄소배출 규제를 강화하고 철강 생산 감축에 니서면서 가격 상승을 야기했다.

이러한 배경 아래 지난달 31일 포스코·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계와 현대차·기아는 자동차용 강판 가격을 톤당 5만원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다른 국내 완성차업체들도 인상하는 방향으로 철강사들과 협상을 마무리했다.

앞서 철강업계는 지난해부터 강판 가격 인상을 완성차업계에 요구해 왔다. 이에 해당 업계는 최근 철광석 등 원자재는 물론 여타 철강제품 가격도 크게 상승한 점을 고려해 이번 인상안을 수용했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철강업계와 자동차업계가 별다른 이견 없이 강판 가격 인상안에 합의함으로써 업계 안팎에서는 당분간 양측의 원만한 관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는 달리 하반기 후판 가격 인상을 놓고 철강업계와 조선업계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철강업계는 상반기 원자재 가격 상승을 근거로 톤당 10만원가량 가격 인상을 끌어낸 데 이어 하반기에도 비슷한 수준의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조선업계는 인상된지도 얼마 되지 않은 데다 선가 회복이 우선이라며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철강업계는 하반기에도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 상승세를 반영해 후판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얼마 전 자동차 강판의 가격 인상이 업계 합의에 따라 이뤄졌다”며 “글로벌 철광석 가격이 지속적인 오름세에 있어 후판 가격 인상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선업계는 지난 4월 한 차례 후판 가격 인상에 합의했음에도 다시 인상을 추진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우선 후판 가격을 인상한 만큼 선가가 회복되지 않았으며, 후판 자체가 선박 제조원가의 20%가량을 점유할 정도로 비중이 높아 가격 인상 시 원가 부담이 늘어난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또한 현재 선박 수주가 호조를 띄고 있지만, 영업이익 등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1년 반~2년 정도 기간이 소요된다는 주장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금 당장 인상안에 합의할 경우, 해당 분기부터 실적 저하로 직결된다”며 “철강업계가 어느 정도 시간을 두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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