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이뉴스투데이 신하연 기자] “반세기 동안 축적된 힘과 지혜를 바탕으로 100년 그 이상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새로운 역사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14일 현대백화점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사에서 이같이 제안했다.

이어 “기업의 성장과 사회적 가치 추구가 선순환될 수 있도록 사회공헌과 상생협력 활동을 진정성있게 유지하면서 친환경 가치를 창출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오는 15일 창립 50주년을 맞는 현대백화점그룹은 사사(社史) ‘현대백화점그룹 50년사’를 발간하고, 창립 반세기를 넘어 100년 이상 지속되는 기업으로 도약의 해로 규정했다.

지난 1971년 금강개발산업으로 출발한 현대백화점그룹은 2000년 사명(社名)을 현재의 현대백화점으로 바꿨다. 창립 초 현대백화점은 현대그룹 임직원들의 복지와 단체급식 등을 주로 담당했다.

이후 1985년 백화점사업에 진출하며 유통 전문기업으로 변모하기 시작했고, 2001년 TV 홈쇼핑 사업권을 획득하며 사업다각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지난 2010년 ‘비전 2020’ 발표 후 대규모 투자와 10여건의 대형 M&A를 진행하며 현대백화점그룹은 ‘유통, 패션, 리빙·인테리어’를 3대 축으로 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유통을 넘어 ‘종합생활문화기업’으로의 재도약 변곡점으로 평가된다.

창립 첫 해 8400만원에 불과하던 그룹 매출은 지난해 20조원을 달성하며 성장을 이뤄냈다. 재계 순위(자산 기준)는 2020년 기준 21위를 기록했으며, 그룹 전체 부채 비율(2020년 기준)도 48.2%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양적 성장과 더불어, 사회와 선순환하며 공동의 이익과 가치를 창출하려는 노력도 경주해오고 있다.

2006년 ‘현대백화점그룹사회복지재단’을 세워 미래 세대의 주역인 아동들의 복지 향상에 힘쓰고 있으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역량을 강화해 ‘미래 세대에 신뢰와 희망을 주는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도 함께 내놨다.

올 초에는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그룹의 지속 성장을 위한 사업 추진 전략을 구체화한 ‘비전 2030’을 발표했다. 

현대백화점 사옥 전경. [사진=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 사옥 전경.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슈퍼마켓으로 유통 첫 발 … 압구정본점·무역센터점 열며 고품격 백화점으로 자리잡아

현대백화점그룹의 모태인 금강개발산업은 1975년 서울 강남 개발과 맞물려 유통사업에 첫 발을 내딛는다.

현대건설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지으면서 상가내 슈퍼마켓 운영권을 맡았다. 

이후 1985년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을 개점하며 유통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압구정본점을 오픈하며 문화·예술 콘텐츠를 앞세운 ‘문화 백화점 전략’을 선보인다.

‘백화점이 물건만 파는 곳이 아니라, 생활문화를 제안하는 곳’으로 바꿔야 한다는 발상의 전환으로 매장 안에 문화센터와 갤러리, 공연장 등을 선보이는 새로운 시도를 단행했다.

압구정본점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현대백화점은 1988년 무역센터점을 연다. 특히 ‘쇼핑 유토피아의 구현’이란 슬로건 아래 문화와 휴식을 접목한 새로운 쇼핑 개념을 선보였다. 

◇위기를 기회로 백화점사업 ‘드라이브’ … TV홈쇼핑 진출로 新성장 축 마련

현대백화점그룹은 1990년 후반 백화점 사업 확장에 강한 드라이브를 건다.

외환위기(IMF)로 국내 백화점들이 벼랑 끝에 내몰리며 구조조정이 한창 이뤄지던 시기에도 현대백화점은 ‘신규점 출점’과 ‘인수합병(M&A)’이란 역발상 경영을 펼친다. 

1997년 현대백화점 천호점 오픈을 시작으로 1998년에는 부도 위기에 놓인 울산 주리원 백화점과 신촌 그레이스백화점을 차례로 인수해 울산점과 신촌점을 각각 열었고, 2000년대 들어선 현대백화점 미아점(2001년)과 목동점(2002년), 중동점(2003년)을 연이어 오픈한다.

2001년에는 유통 빅3 중 유일하게 정부 허가가 필요한 TV홈쇼핑 사업권을 획득하며 온·오프라인 유통사업의 양대 성장 축을 마련하게 된다. 

◇‘유통, 패션, 리빙·인테리어’ 사업 포트폴리오 완성 … 종합생활문화기업으로 재도약

현대백화점그룹은 2010년 ‘고객에게 가장 신뢰받는 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을 담은 ‘비전 2020’을 선포한다.

이를 기점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은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에 나섰고 유통, 패션, 리빙·인테리어를 3대 축으로 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특히 유통전문기업을 넘어 ‘종합생활문화기업’으로 재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유통사업의 경우 2010년 현대백화점 킨텍스점을 시작으로 대구점(2011년), 충청점(2012년), 디큐브시티(2015년)를 차례로 오픈한다.

2015년에는 수도권 최대 규모 백화점 현대백화점 판교점도 선보인다. 비슷한 시기 경기도 김포(2015년)와 인천광역시 송도 신도시(2016년)에 프리미엄아울렛을 선보이며 아울렛 사업에도 첫 발을 내딛는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12년 국내 여성복 1위 기업 ‘한섬’과 가구업체 ‘리바트(현 현대리바트)’를 차례로 인수하며 패션과 리빙·인테리어 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 

이후 2017년 ‘SK네트워크 패션부문’까지 추가 인수한 한섬은 디자인 차별화와 노세일 정책 등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며 국내 대표 패션전문기업 반열에 올랐고, 리빙·인테리어 부문은 2018년 종합 건자재 기업 ‘한화L&C(현 현대L&C)’를 인수하며 업계 선두업체로 자리매김한다.

이후에도 현대백화점그룹은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적극 나서며 성장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2015년 렌탈 전문기업 ‘현대렌탈케어’를 독자 설립한 데 이어, 2016년에는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하며 면세점 시장에도 진출한다.

지난해에는 천연 화장품 원료 1위 업체인 ‘SK바이오랜드(현 현대바이오랜드)’를 인수하며 뷰티·헬스케어 사업 진출의 기반을 마련했고, 올해 1월에는 복지서비스 전문기업 ‘이지웰(현 현대이지웰)’을 인수하며 선택적 복지사업에도 뛰어들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지난해 오픈 5년 4개월만에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백화점 최단 기간 1조 클럽 가입’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오프라인 매장 침체란 악조건을 뚫고 거둔 성과다.

올해 2월 서울 여의도에 선보인 미래형 백화점 ‘더현대 서울’은 국내 최초로 ‘리테일 테라피(쇼핑을 통한 힐링)’ 개념을 적용,  백화점 안에 실내 공원과 인공 폭포를 선보이는 등 기존 백화점의 틀을 깨는 파격적인 공간 디자인과 혁신적인 매장 구성으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사옥 전경. [사진=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 사옥 전경. [사진=현대백화점그룹]

◇‘비전 2030’ 발표 …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 가속페달

현대백화점그룹은 100년 기업 도약을 위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 초 그룹의 미래 청사진을 담은 '비전 2030'을 발표했다.

현재의 유통, 패션, 리빙·인테리어 등 3대 핵심 사업에, 뷰티·헬스케어·바이오·친환경 같은 미래 신수종(新樹種) 사업을 더해 오는 2030년까지 매출 4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게 핵심 목표다. 

먼저 유통 부문은 백화점(아울렛)·홈쇼핑·면세점을 주축으로 상품 차별성과 온·오프라인 경쟁력 제고 등 사업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선다.

패션 부문은 한섬 고유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앞세운 새로운 패션 브랜드 론칭과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확대에 주력하고, 고기능성 프리미엄 화장품 등 뷰티 분야와 디자인 소품 등을 취급하는 라이프스타일 분야로의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는 건강과 친환경을 콘셉트로 단체급식·식재·외식 등 기존 사업부문별 경쟁력을 높이고, 케어푸드(그리팅) 상품 다양화에 나선다. 리빙·인테리어 부문의 경우, 기존 사업의 경쟁력 제고와 미래 환경 변화를 고려한 유관 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와 함께 그룹 내 제조 및 플랫폼 사업 영역과 시너지가 예상되는 뷰티·헬스케어·바이오·친환경·고령친화 등의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도 나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메가 트렌드 및 소비 패턴 변화에 맞춰 미래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사업 중 그룹의 성장전략(생활·문화)과 부합하는 분야에 대한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UN도 인정한 사회공헌활동 … ESG 경영도 지속 강화

현대백화점그룹은 창립 이후 반세기 동안 양적 성장과 함께, 고객 및 사회와 선순환하며 공동의 이익과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는 “기업은 규모가 작을 때는 개인의 것이지만 규모가 커지면 종업원 공통의 것이요, 나아가 사회, 국가의 것이라고 생각해야한다”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경영 철학’과 맥을 같이한다.

2006년 ‘현대백화점사회복지재단’을 설립, 계열사별로 진행하던 사회공헌활동을 그룹 차원으로 체계화 했으며 ‘파랑새를 찾아 희망을 찾아’라는 슬로건을 통해 시회공헌활동을 ‘아동복지사업’ 위주로 재편, 미래 세대 주역인 아동을 대상으로 한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2017년에는 사회공헌의 범위를 기존 아동 외에 여성으로 확대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사회공헌 모델은 지난해 유엔(UN)의 ‘공식 의견서(Written Statement)’로 채택되기도 했다. 공식 의견서는 54개의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회원국이 모인 전체 회의에서 합의된 결과를 명문화한 유엔의 공식 입장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의 사회공헌 노력이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은 셈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압구정본점이 문을 연 1985년부터 현재까지 세계패션그룹(FGI)과 함께 수익금을 모두 소외계층 지원에 사용하는 장수 사회공헌활동인 ‘FGI 사랑의 자선대바자’를 이어왔다.

2011년부터 새해 첫 업무를 봉사활동으로 시작하는 봉사 시무식을 매년 진행, 순직 소방관(2009년)과 순직 경찰관(2011년) 유가족을 돕는 지원활동도 10년 넘게 전개하고 있다.

특히 각 계열사 특성을 살린 친환경 캠페인을 전개해 유통업계 친환경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에는 ESG 경영 강화를 위해 이사회 산하에 ESG 경영위원회를 설치하고 사내에 대표이사 직속의 ESG 전담 조직(ESG 추진 협의체)도 신설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사회적 가치에 대한 재투자를 확대해 지속 성장이 가능한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미래 세대에는 희망을 제시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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