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통계를 내어본다면 중국보다 인구가 더 많을 거라던 인도가 코로나19 확산에 신음하고 있다. 전 세계 확진자 절반이 인도에서 발생하고 있다.

하루 확진자는 30만명에 달하고, 방역당국의 무능은 애꿎은 인도 국민의 죽음으로 귀결되며 국가적 고난은 연일 확산되고 있다. 세계 최대의 백신 업체인 인도‘세륨연구소’가 영국 옥스퍼드 대학으로부터 코로나 백신 재료를 넘겨받은 후 인도는 하루 200만도스의 코로나 백신을 생산하고 있다.

그런데도 인도는 자국민의 건강을 지켜주는 백신이 턱없이 부족해 코로나19 생지옥에 빠져 허덕이고 있다. 백신을 자국 내에서 생산하지만 이는 지식 재산권을 통해 전적으로 보호되는 글로벌 제약기업을 위한 생산이다. 작금의 인도 상황은 인류를 위한 정치 유실의 증표이다. 글로벌 제약업체의 수익 우선주의와 열강들의 백신 민족주의는 야만의 시대, 자화상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65달러 수준이던 코로나19 치료제, 램데시비르 가격은 400달러까지 폭등했고 주요 치료제 가격도 10배 이상 올랐다고 전해진다. 의료용 산소통 역시 정상가의 10배 넘게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공공의료가 붕괴된 인도는 비윤리적 범죄도 득세하고 있다. 입원은커녕 진료조차 보기 힘든 인도 국민들은 생존을 위해 궁여지책으로 구입한 암시장의 램데시비르 때문에 애먼 목숨을 잃기도 한다. 총체적 난국이다. 인도 국민이 기댈 최소한의 의료 서비스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인도는 작년 10월 이미 세계무역기구에 지구촌의 코로나 재앙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백신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잠정적으로라도 유예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해왔다. 인도의 이런 주장에 ‘국경 없는 의사회’를 포함한 전 세계 375개 사회 운동 단체들도 지지 의사를 표명해왔다. 그러나 정작 코로나 백신을 생산하는 글로벌 제약회사와 이해관계를 보호하는 주요 생산국들은 그러한 요구를 즉각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개발 혼란과 위험 가중을 염려한다는 그들의 논리는 참으로 빈약하기 그지없다. 

힌두교를 믿는 인도인들이 가장 신성하게 여기는 갠지스강에는 코로나19로 숨진 국민들이 비참하게 버려지고 있다. 장례절차도 없다. 갠지스강은 인도인들에게 생명줄이다. 그런 강이 죽음의 강으로 둔갑한 것이다. 참혹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인도정부는 무능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인도의 참상에 국제사회는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지만 인도의 현행 법률은 국제 자선단체가 인도 비정부기구를 지원하는 행위를 일체 제한하고 있다. 연일 죽어가는 국민들을 위해 정부를 대신해 시민사회단체가 외국 지원을 받으려 해도 까다로운 공증절차와 국영은행 계좌 개설 등이 이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은 잔혹한 감염병 앞에서 숨이 넘어가는데 국제사회 구호를 가로막는 규제는 코로나19 재난 속에서도 일체의 지원을 받을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막스 베버는 정치적 유언장인 ‘직업으로서의 정치’에서 책임감, 열정, 균형감을 강조했다. 인도의 정치인들에게는 찾기 힘든 덕목으로 보인다. 국민의 생명 앞에 탁상행정 규제라니.

한때 빛나던 인더스 문명의 발원지였던 인도는 이제 유례없는 감염병의 지옥에서 신음하고 있다. 법으로는 폐지된 적 없는 신분제도인 카스트는 최하층 국민의 생존을 위한 노동 앞에 코로나19로부터의 위험을 피할 방법이 없다. 코로나19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급증하는 인도에 설상가상으로 대형 사이클론까지 접근해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대피하는 일마저 벌어졌다. 평화의 성인 간디의 나라 인도의 고난을 지켜보며 공공의료, 그 고귀한 존재가치를 다시금 생각한다. 인도 국민들이여, 힘내시라. 

 

안태환 원장 약력

▪ 강남 프레쉬이비인후과 의원 대표원장
▪ 이비인후과 전문의 
▪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대학원 - 의학박사
▪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 서울 삼성의료원 성균관대학교 외래교수
▪ 대한이비인후과 의사회 前 학술이사
▪ 대한이비인후과 학회 학술위원
▪ 대한미용외과 의학회 부회장
▪ 대한 레이저 피부모발학회 부회장
▪ 2017년 한국의 명의 100인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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